톡탁톡탁, 조그만 탁구공을 바라보는 눈빛이 매섭다. 일산 신도시의 탁구생활체육 첫 세대 ‘언니’들은 15년 세월을 훌쩍 넘긴 지금도 짱짱한 실력을 자랑한다. 눈 내리는 바깥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팔에 반바지를 입었다. 수건 없이는 운동할 수 없을 만큼 땀을 뻘뻘 흘린다. 언니들의 호쾌한 웃음과 고함소리가 탁구장 가득 울렸다.
“1995년 무렵에 처음 만났어요. 동사무소에서 한 달에 2만원 내고 하는 탁구 교실에서 시작했죠. 그렇게 발전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전경임 씨가 웃으면서 ‘일산여류동호회’가 생긴 배경을 말했다. 모임 결성 당시 열 개 남짓하던 탁구장은 이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늘었다. 탁구 인구도 어림잡아 일이천 명은 된다니 놀라운 발전이다. 회원들은 각자 집에서 가까운 탁구장을 이용하다 한 달에 두 번, 둘째 넷째 목요일 저녁 8시에 모여 정기 모임을 갖는다.
친정엄마보다 나이 많아도 무조건 “언니”
70대에서 30대까지 있지만 호칭은 무조건 언니다. 십년 넘은 세월동안 만나다 보니 깊은 정이 들었다. 대소사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친언니를 몇 번이나 만나요? 우리는 매일 만나다 시피 하는데. 너무 편하고 좋아요. 두 세 시간씩 운동을 하니 가족 형제보다 더 친하죠.”
날마다 보고 또 보아도 즐겁다는 회장 고현옥 씨의 말이다. 탁구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을 잡아 끄는 것일까.
함께 웃고 즐기고 소리지르며 운동하니 건강이 저절로 따라왔단다. 평범한 중년 여성들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력은 모두 1부다. 탁구는 수준에 따라 1부~6부로 등급을 나눈다. 일산여류동호회 회원들은 생활체육회 도대회에 고양시 대표로 나갈 만큼 수준급 선수들이다.
한 겨울에도 반팔 반바지
조깅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이니 땀은 비 오듯 흘린다. 전신 운동이 되고 순발력이 필요해 노년기 치매나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집중력도 높아지고 눈도 좋아진다. 상대와 함께 호흡하는 것도 즐겁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실력만 있으면 젊은이들하고 거리낌 없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아 자랑했다. “탁구를 안했으면 이삼십 대 하고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잖아요. 운동을 하니 단합대회도 많이 하고 나이 연령 성별 불문해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게 좋아요.”
정민자 씨는 이렇게 말하며 “테니스는 과격해서 어렵지만 탁구는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현옥 회장도 “젊을 때 다소 과격하게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를 치다가 나이 들어 탁구로 전환 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두 세 시간을 뛴다 해도 마룻바닥에 탁구화를 신고 하기 때문에 몸에 큰 무리가 없단다.
에스라인 아니어도 뒤풀이는 포기 못해
운동을 마치면 대부분 밤 열한시 반이 된다. 그 시간에 헤어지기 아쉬워 회원들은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시원한 맥주 한 잔 걸치는 즐거움. 그 맛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탁구만 십년 넘게 쳤는데 저녁 뒤풀이만 안하면 에스라인일 텐데 끝나면 뒤풀이가 너무 재밌거든요.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는 즐거움요.”
김란영 씨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지만 지난 해 담낭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탁구를 십 년 가까이 치다 보니 심폐기능과 근육 상태가 좋아졌는데, 그 때문인지 수술 부위도 쉽게 아물어 의료진도 놀랄 정도였단다.
회원들은 탁구를 ‘노후대책’이라고 불렀다. 육칠십대 부부들이 함께 와서 탁구를 하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탁구로 맺어진 인연이니까 사는 내내 나이 먹어 가면서 함께 치고 싶어요. 오래오래 즐기면서 앓지 말고 같이 얼굴 보면서 운동할 수 있으면 가장 행복할 것 같아요.” (고현옥 회장)
친정엄마보다 나이가 많아도 무조건 언니라는 일산여류탁구동호회. 인터뷰가 끝나고 나가는 리포터의 두 손에 주섬주섬 챙겨 주던 삶은 땅콩이 정겹다. 그래, 이게 언니의 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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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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