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1 총선- 원주 갑

여 탈환이냐, 야 수성이냐 ‘대충돌’

새누리 인물론 승부수, 민주 야권단일후보 맞대응 … 이광재바람·제3후보 변수

지역내일 2012-03-24

강원도 원주시는 강원 지역의 전통적 보수 흐름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곳이다. 70∼80년대 민주화 성지로 불릴 만큼 반독재투쟁이 활발했던 역사를 안고 있다. 하지만 1988년 독립선거구로 분구된 이후 치러진 6차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5차례나 승리했다. 진보정당 후보(민주당 이창복)가 승리한 것은 2000년 16대 총선이 유일하다. 이유는 뭘까. 지역정가에선 야권이 ‘경쟁력있는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물론에서 번번이 밀려 보수정당 출신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했다는 것이다.
야권이 인물의 아쉬움을 절감하면서 분루를 삼키는 가운데 2010년 6월 지방선거부터 반전의 기운이 나타났다. 원주고 출신의 이광재 전 도지사가 지역인물론에 대한 갈증을 채우면서 원주는 돌연 야도(野道)로 변신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커진 지역소외론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19대 총선은 여권에겐 옛 영화를 되살릴 탈환의 기회다. 전직 강원도 정무부지사(김기선)를 앞세운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야권은 수성해야하는 처지다. 20여년간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한 야권단일후보(김진희)로 맞대응에 나섰다. 탈환이냐, 수성이냐 ‘대혼전’이 예상된다.


◆2010년 기점으로 바뀐 민심 =
2010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원주는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다. 13대 총선(민정당) 14대(국민당) 15대(신한국당) 17·18대(한나라당)로 이어지면서 보수강세를 입증했다. 2007년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과반수를 넘는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반전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뤄졌다. 원주고 출신 이광재 전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원주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주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서 탈락하자 민심은 반여·반이명박으로 돌아서는 게 뚜렷해 보였다. 선거는 이광재의 완벽한 승리. 경쟁자였던 이계진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가 원주임에도 원주에서 이광재 후보에게 밀렸다. 한 달 뒤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원주는 민주당 후보를 택했다. 이듬해 열린 도지사 재보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압승이었다.
전직 강원도 고위공무원은 “원주의 숨어있던 야성이 이광재와 지역소외론을 계기로 되살아났다”며 “이 분위기가 19대 총선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인물론을 중시했던 과거 흐름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역소외론 여전히 살아있어 =
정치권에선 분구된 원주갑의 승부처를 대략 4가지로 꼽는다. 우선 여권을 곤혹스럽게 했던 지역소외론과 바람이다. 원주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실패의 아픈 기억을 완전히 잊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MB 정서가 살아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이광재 또는 야권바람은 상당한 힘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향수’가 여전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일치된 견해다. 수도권과 한결 가까워지면서 수도권 민심과 연동된다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에서 야권바람이 불수록 원주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역소외론과 이광재·야권바람이 예전만큼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는 “MB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컸지만, 박근혜 새누리당이 들어서 쇄신을 주도하면서 비판적 여론도 많이 수그러들었다”고 설명했다.
인물론도 부각된다. 새누리당은 정무부지사와 강원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중앙당 국장 등을 거친 경륜있는 김기선 후보를 내세워 야권의 기세를 꺾겠다는 구상이다. 원주 발전을 책임질 역량 있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식의 인물론에 불을 붙인 것이다. 야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김진희 후보는 “원주에서 태어나 자랐고 20여년간 시민운동 한길을 걸었다”며 “누구보다 원주를 잘 알기 때문에 인물경쟁을 한다고 해도 (내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야권단일화와 제3후보는 또 다른 변수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야권단일화경선을 통해 김진희 후보를 내세웠다. 야권성향 표가 결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반면 제3후보 등장으로 보수분열 가능성이 점쳐진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대천 후보가 국민생각 간판으로 나선 상황. 김대천 후보는 도의원 출신으로 적잖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천 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천에 실망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대안을 찾고 있고, 제3후보인 나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정당 공천자로 여성이 선택됐다는 것도 주목된다. 김진희 후보는 당선되면 강원도 역사상 첫 지역구 여성의원이 된다고 한다. 김진희 후보측은 이 대목을 강점으로 살리려 하고 평가받을만한 대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칫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원주갑에는 상당수 농촌지역이 포함돼있다. 농촌 노령층이 여성후보에게 흔쾌히 표를 던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론조사 3.5%p 차 접전 =
초반판세는 접전으로 분석된다. 강원민방 G1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김진희 후보가 3.5%p 차로 간신히 김기선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의견도 비슷하다. 지역언론사 관계자는 “인물론의 김기선과 바람의 김진희가 백중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인물론이 이광재와 야권단일화 바람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남진·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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