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 명가원 뒷골목, 음식점들이 즐비한 그 곳에 전라도 제철 음식점 영암집이 문을 열었다. 영암집은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온 전라도 무안·압해도 자연산 재료만 사용해 음식을 만든다. 갯벌에서 뛰어 다니는 전라도 특산물 짱뚱어로 만든 뚝배기 탕, 갯벌에서 삽으로 잡은 무안 ‘뻘낙지’로 만든 연포탕과 탕탕이, 낙지호롱이를 냉동이 아닌 자연산 생물로 만든 요리들은 고양시 일대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봄에는 주꾸미와 갑오징어, 여름에는 병어, 가을에는 왕소라, 겨울에는 여수 새조개와 참꼬막, 피조개, 석화를 선보이는 전라도 자연산 제철음식점 영암집을 소개한다.
해양수산부 지정 1호 습지보호구역 무안
무안갯벌은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과 해제면 일대에 있는 갯벌로 2001년 해양수산부에서 지정한 첫 번째 습지 보호구역이며, 2008년 1월에는 람사스 습지로 등록되었다. 자연의 원시성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어패류, 연체동물, 갑각류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압해도는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면에 속하는 섬으로 지세가 낙지 발 모양이라 압해라고 불렸다. 일몰이 아름다운 압해도에서는 조기, 민어, 낙지 등이 잡힌다.
영암집은 무안과 압해도에서 낙지와 짱뚱어 등 자연산 바다생물을 공수해 요리한다. 특히 낙지는 갯벌에서 직접 삽으로 잡은 것으로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날마다 요리에 쓸 만큼만 하루 전에 주문해 받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불거나 날씨 상황이 안 좋으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어 전화 예약은 필수다.
갯벌의 산삼, 낙지
자리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섰을 때, 순간 멈칫하면서 앞이 하얗게 보일 때가 있다. 한방에서는 빈혈을 일종의 혈허증으로 본다. 피가 부족해 가슴이 뛰며 머리가 무겁고 얼굴이 창백하고 손과 발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빈혈의 치료 방법으로는 혈액을 만들어 주는 조혈제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낙지는 이 조혈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준다. 지방은 거의 없고 타우린과 무기질,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 있어 원기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2~3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예부터 갯벌의 산삼이라 불리며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낙지 탕탕이, 호롱이 별미
영암집에는 산 낙지로 만드는 연포탕, 낙지를 탕탕 잘라서 이름 붙여진 낙지탕탕이를 자연산 생물로 맛볼 수 있다. 낙지탕탕이는 어린 아이들 영양식으로 좋다. 흡사 죽에 가깝게 잘게 썰어서 아이들이 숟가락으로도 떠먹을 수 있을 정도다.
머리를 나무젓가락에 끼우고 다리를 돌돌 말아 양념을 발라 구워먹는 낙지호롱이는 산 낙지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음식이다. 소금은 천일염만, 단 맛은 매실효소를 써서 달콤하고 매콤하게 요리한다.
갯벌에서 나는 낙지는 일반 낙지하고 가격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갯벌에서 살아 색깔도 일반 낙지보다 다소 진하다. 특히 무안리 낙지는 부드럽고 연하기로 이름나 있다.
알이 꽉 찬 봄철 주꾸미
전라도 충청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도에서는 쭈게미라고 불리는 주꾸미는 갯벌 바닥에서 활동하다가 빈 조개껍질이나 바위 구멍 등 아늑한 곳을 찾아 알을 낳는다.
주꾸미는 원래 5~6월에 산란을 한다. 주꾸미는 알을 배는 시기에 가장 쫄깃하게 맛이 있으며 영양 또한 높다. 알이 찬 3~5월의 주꾸미가 사근사근 맛깔스럽다. 삶은 알은 흡사 하얀 쌀밥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주꾸미밥’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꾸미는 타우린 성분이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이며 불포화 지방산과 DNA가 풍부하다. 힘도 무척 좋아 물 밖으로 나와도 문어나 낙지처럼 흐느적거리지 않고 다리를 뻣뻣하게 세우고 있다. 주꾸미는 무기력한 봄철, 기력을 충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산물이다. 영암집에서는 제철을 맞은 주꾸미를 4월까지는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못하는 천연 보양식 짱뚱어
짱뚱어는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이용해 물 위나 물 빠진 진흙 위를 팔짝 팔짝 뛰어다닌다. 눈이 머리 위로 툭 튀어나와 생김새는 우스꽝스럽지만 옛날부터 보양식으로 사랑받아 왔다.
플랑크톤을 먹기 때문에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못하는 해양 오염 측정의 표본이기도 하다. 태양을 쬐어야 살 수 있어 양식도 안 되기 때문에 전라남도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으로 꼽힌다. 단백질이 많고 맛이 담백하며 타우린 성분이 많아 해독 작용도 활발하고 혈전 형성을 막아준다고 알려져 있다. 영암집에서는 짱뚱어를 산지 직송해 뚝배기와 탕으로 제공한다.
완도산 전복, 남해피문어, 간재미회 등 다양한 남도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식사류로 갈낙탕, 전복갈비탕, 매생이국 등이 있다. 영업시간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이며, 점심은 모임 예약 시에만 가능하다.
문의 031-913-8838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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