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동 애니골 윗길 ‘화산 참붕어찜’

맑은 물에서 자란 참붕어로 만든 숨은 보양식

지역내일 2012-05-08

옛날 어느 효자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다. 집안이 가난해 병든 어머니에게 약도 제대로 지어드리지 못해 고민하던 어느 날,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붕어를 잡아서 푹 고아 먹게 하면 어머니의 병이 다 나을 거라는 산신령의 말에 아들은 강으로 갔다.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고기를 잡으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고민하다 웃옷을 벗고 체온으로 얼음을 녹였다. 마침내 얼음이 녹는 순간, 커다란 붕어 한 마리가 튀어 올라 어머니의 병을 치료했다. 우리나라 어디에든 이런 이야기는 흔히 전해 내려온다. 그만큼 친숙한 토종 민물고기 붕어는 보양식으로도 사랑받아 왔다. 전북 완주에서 유명한 참붕어 찜의 맛을 그대로 살린 ‘화산 참붕어찜’이 풍동 애니골에도 문을 열어 찾아가 보았다.


강장제로 으뜸, 알고 먹으면 더 좋은 보양식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붕어를 강장제로 사용해 왔다. 붕어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칼슘은 물론이고 아미노산, 지방산으로 팔미틴산, 팔미토올레인산, 리놀산 등이 들어있다. 소화기 기능이 쇠약하여 음식을 잘 먹지 못할 때, 허약해 힘이 없을 때 붕어를 요리해 먹으면 좋다. 전신이 잘 붓고 소변 양이 적은 사람, 부인들의 유즙 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때, 당뇨병으로 갈증을 일으킬 때도 붕어를 약재로 썼다. 빈혈, 장출혈, 위궤양에도 처방해 허약 체질을 강화시키는 보약으로 먹었다. 철분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와 산모에 좋고 남자들에게 기력 보충과 간 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몸에 좋다고 알려진 붕어는 가능하면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곳에서 자란 것을 먹어야 좋은 효능을 볼 수 있다.


참붕어에 시래기 듬뿍, 영양 가득
‘화산 참붕어찜’은 물 맑은 완주에서 온 참붕어에 시래기를 넣고 쪄서 만드는 음식이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붕어에 칼집을 내 시래기와 무를 넣고 맛을 내는데 부드러움과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갖가지 양념에 육수를 넉넉히 넣고 푹 끓여 낸 국물은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화산은 전북 완주군에 있는 지명으로 붕어찜 요리의 30년 된 원조 식당이 있는 곳이다. ‘화산 참붕어찜’의 대표인 권혁준 씨의 고모가 운영하는 곳이다. 완주 일대 뿐 아니라 멀리서도 일부러 붕어찜을 먹으러 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붕어찜을 좋아하는 식객들에게 ‘화산 참붕어찜’이라는 상호는 그래서 낯설지 않다.
풍동 ‘화산 참붕어찜’에서는 전북 맑은 물에서 양식한 붕어와 그곳에서 농사지은 시래기, 고춧가루, 마늘 등 식재료를 가져와 요리한다. 권혁준 씨와 누나 미정 씨는 고모가 요리하던 붕어찜의 비밀 노하우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특별한 인연, 고모에게 물려받은 요리비결
화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붕어찜 집은 많지만, 붕어의 냄새를 없애는 방법, 깊은 맛을 우려내는 방법은 오직 이 집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원조의 손맛을 배워 익힌 맛이기 때문이다.
권혁준, 미정 씨 남매가 부모님도 아니고 고모에게 음식 맛을 전수 받고 모든 재료도 공수 하는 데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다. 미정 씨 남매는 완주군 화산면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하는 두메산골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기가, 중학교 1학년 때 버스가 들어오는 외진 마을이었다. 학교를 다니려면 면 소재지까지 걸어 나와야 했는데 위험하기 때문에 미정 씨는 어릴 때부터 고모네 집에서 자랐다. 부모님만큼이나 가깝게 지냈던 고모는 미정 씨에게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전수해 주었다. 한창 때는 하루 천 만 원의 수익을 올리던 유명한 맛 집의 비결을 조카에게 알려줄 만큼 둘은 특별한 인연이다. ‘화산 참붕어찜’의 음식에서 흉내 낸 시골 맛이 아닌 깊은 맛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도 큰 몫을 한다.


원조에만 있는 깊은 맛
‘화산 참붕어찜’의 남다른 점, 바로 부드러운 시래기다. 말리는 기술이 독특한데 비결은 비밀이라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일반 가정에서 말리는 것에 한 가지 과정을 더 보탠단다. 물에 불리는 시간, 삶은 시간도 길다. 이가 약한 어르신들도 부드럽다며 좋아하는 맛이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또 하나의 노하우, 바로 민물고기 특유의 잡냄새가 없다. 비린내와 흙냄새 난다며 꺼리던 이들도 한 번 먹어보면 의외의 깔끔함에 놀란다. 국물도 술안주로 적당하게 자작하게 끓여 내며 양념도 풍부해 깊은 맛이 난다.
풍동에 ‘화산 참붕어찜’이 문을 연 이래 짧은 기간 동안 네 번째 방문했다는 홍성희 씨는 이 집의 붕어찜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양평, 퇴촌 가서 먹는 것보다 양도 많고 다른 집들보다 더 맛있다”고 칭찬했다.
맑은 물에서 자라 흙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깨끗한 붕어찜의 진수, 풍동 애니골 윗길 ‘화산 참붕어찜’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31-903-3077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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