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최고의 외식 메뉴는 짜장면이었습니다. 외식을 자주 하지 못했던 시절, 졸업식이나 입학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 기억 속엔 ‘짜장면=추억’이라는 등식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네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짜장면 사먹을 일이 많아졌습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짜장면을 먹을 수 있게 됐지요. 대신 ‘짜장면=추억’이라는 등식은 빛바랜 공식이 돼버렸습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외식메뉴를 물으니 당연히 짜장면이라고 합니다. 틈만 나면 짜장면을 사달라고 하는 아이들이 신기했는데, 옆집 아이들도 그렇다네요.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짜장면 만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이번 어린이날엔 그냥 먹는 짜장면 대신 행복한 추억이 담긴 짜장면을 드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된 후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게 될 때, ‘짜장면’하면 떠오르는 소중한 추억 하나 있다면 분명 삶의 위로가 될 테니까요.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짜장면 역사 백년 넘어, 짜장면 박물관도 개관
짜장면은 1880년대 인천 제물포항이 개항하면서 청나라 군대가 들어올 때 함께 들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국 된장인 춘장을 야채 고기와 함께 볶아 국수에 비벼 먹던 음식이 짜장면의 시작이라고 한다. 백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짜장면은 우리 입맛에 맞게 진화했고, 이제는 엄연한 국민음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인천 차이나타운 내에 국내 최초의 짜장면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짜장면 원조집으로 알져진 인천 차이나타운 내의 ‘공화춘(등록문화재 제246호)’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중국음식점이었던 공화춘은 1905년 짜장면이란 이름의 메뉴를 처음 선보였다. 박물관은 인천항 개항기, 일제 강점기, 해방, 산업화 시기 등 총 7개의 전시실로 꾸며져 있고, 짜장면에 관한 시대별 사회 문화상을 유물과 모형을 통해 보여준다. 짜장면 조리기구, 짜장면 그릇을 담았던 나무 배달통과 가격표, 중국집 홍보 전단지 등 200여개의 물품이 전시돼 있다.
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짜장면은 늘 서민들과 함께 해왔다. GOD의 ‘어머님께’라는 노래처럼 짜장면에는 서민들의 눈물과 아픔도 담겨있다. 졸업과 입학의 기쁨, 특별한 날의 행복한 추억도 짜장면에 담겨있다. 지난 백년 동안 그래 온 것처럼 앞으로도 짜장면은 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예전에는 ‘자장면’만을 표준어로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받게 됐다. 어린이날을 기념한 짜장면 예찬은 안도현 시인의 글로 마무리 해야겠다.
‘짜장면이 황해를 건너와 이 땅에 귀화한지 백년이라던가. 고맙다, 짜장면아.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골 면소재지에도 기어이 간판을 내리지 않고 있는 중국집들아. 달랑 한 그릇을 주문해도 싫다는 내색 없이 달려오는 오토바이들아, 고맙다. 부디 영원하거라.’
우리동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만점 짜장면집
■ 그 맛에 ‘뿅’가는 <뿅의 전설>
정발산동에 위치한 ‘뿅의 전설’은 신선하고 야채와 해물로 맛을 내는 수타 전문점이다. 수타면으로 만든 짜장면과 짬뽕 맛이 일품이라 단골고객들이 꽤 많다. 1층만 90평이 넘는 매장인데도 주말이면 자리가 꽉 찰 정도다. 뿅의 전설에서는 맛의 비결 첫 번째로 신선한 재료를 꼽는다. 매장이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야채와 해산물이 냉장고에 들어갈 틈이 없다고 한다. 야채와 해산물은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24시간 영업으로 묵은 재료 없이 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짬뽕이나 짜장, 탕수육 등 선보이는 모든 음식에 그 신선함을 느낄 수가 있다. 짜장 짬뽕 못지않게 부드럽고 달콤한 탕수육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 낸 덕분인지 그 맛이 깔끔하다. 모든 메뉴는 포장이 가능하지만 배달은 하지 않고 있다. 배달을 하다보면 면이 불게 되고,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탕수육은 집에 가서 식은 후 먹어도 맛있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어떤 차이인지 금방 느낄 수 있다.
-위치 : 일산동구 정발산동 1262-2
-문의 : 031-911-5979
■ 착한 가격 돋보이는 웰빙 맛집 <수타천국>
고양시민 모두가 한번씩 먹어 볼 때까지 수타짜장 3천원! 중산동에 위치한 수타천국에서는 짜장면을 3천원에 선보인다. 착한 가격이 매력인 수타짜장은 햇볕에 장기간 숙성시킨 천연 춘장을 사용해 만든다고 한다. 천연 춘장은 오랜 시간 정성을 담아야 만들어진다. 춘장 역시 ‘장’이기 때문에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맛과 색깔을 낼 수 있다. 자연 상태로 발효된 천연 춘장은 검은색이 아니라 특유의 갈색 빛을 띠게 된다.
천연 춘장을 사용한 덕분에 짜장면 맛이 짜지 않고 담백하다. 짜장면을 먹고 나면 갈증이 나고 속이 부담스러운 경험을 한두번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수타천국 짜장면은 먹고 나도 입이 개운하고 속도 편안하다. 몸에 좋은 웰빙 짜장으로 소문나면서 단골손님들이 꽤 많다고 한다. 수타천국에서는 착한 가격의 세트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미니탕수육을 7천원에 즐길 수 있다.
위치 : 일산동구 중산동 87-2
문의 031-975-3535
■ 이름도 맛도 예쁘네 <사랑한끼 마음 한그릇>
상호만으로는 중식당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대화동에 위치한 ''사랑한끼 마음 한그릇''은 예쁜 이름의 상호를 가진 퓨전중식 레스토랑이다. 깔끔한 매장 덕분에 간혹 한정식집으로 오해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한다. 메뉴판을 보면 고객에 대한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짜장면만 해도 베이비 짜장면과 보통 짜장면, 불타는 짜장면, 전복 짜장면, 해물쟁반짜장면 등 다섯가지다. 짬뽕 또한 굴짬뽕, 보통짬뽕, 전복해물짬뽕, 하얀전복해물짬뽕, 불타는 전복해물짬뽕 등 다섯가지다. 그냥 짜장면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따라 짜장면을 골라 먹을 수 있어 단골 고객들이 많다. 특히 사랑한끼 마음한그릇의 대표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평일점심특선은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새우칠리 탕수육 춘권 짜장&짬뽕을 선보이는 코스와 탕수육과 전복짜장&전복짬뽕을 선보이는 코스는 평일 점심 최고의 인기메뉴라고 한다. 저녁 8시30분부터는 술과 안주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객잔을 운영하기도 한다.
위치 : 일산서구 대화동 2261-3
문의 : 031-916-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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