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고령자 인구 3천만명 … 기력·체력·재력 갖춰
가격보다 브랜드 … '신고령화시대' 한국도 대비해야
#일본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65세 다나카씨. 그는 얼마 전 회사에서 퇴직한 뒤,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오늘 아침도 독특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새 운동화를 신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며칠 뒤에는 아내와 함께 알래스카로 여행을 떠나는데, 전문사진사가 동행해 오로라 촬영 방법을 가르쳐주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도착한다. 올해 95세인 어머니의 최근 활동량과 건강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자동 문자 서비스다. 사실 어머니를 홀로 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실시간 문자 서비스에 걱정이 줄었다. 어머니 집으로 배달될 고령자용 도시락도 이미 주문 완료해 놓은상태다.
일본 고령자 세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1947∼1949년에 태어난 약 800만명 규모의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고령자들과는 다른 문화에 정착해가고 있는 것.이들은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를 통해 물질적 풍족함을 경험했다. 이전 세대와 달리 높은 문화수준과 다양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삼력(三力, 기력·체력·재력'을 겸비한 세대다.
코트라는 17일 '일본의 신고령 시대, 새시장을 연다'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고령자 시장은 더 이상 간병과 복지 중심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젊은 소비 성향에 따라 시장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고령층은 더욱 두터워지는 등 산업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신고령세대는 가격보다 브랜드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를 하고,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낮다"며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행상품과 취미를 반영한 주택 개조 등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가 70세 이상 인구를 조사한 결과 70%가 "환경에 좋은 상품이면 비싸더라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20대는 42%의 응답율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단카이세대 전체가 65세 이상이 되는 2015년에는 고령자 인구가 30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4000만엔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인구의 70%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이처럼 두터워진 고령층은 IT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 간병 시스템과 간병 로봇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 또 형태와 맛을 그대로 유지한 고령자 전용 식품이 개발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택배서비스와 경비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는 "일본 정부와 기업은 신 고령세대의 부상을 새로운 세대의 발판으로 활용하자는 분위기"라며 "65세 이상을 모두 같은 고령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령자가 고령자를 부양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65세까지 기업의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윤재천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일본의 움직임은 고령화시대를 대비해야 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며 "우선 젊어진 고령층의 활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고, 기업들은 향후 고령자들의 소비트렌드 변화에 유의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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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브랜드 … '신고령화시대' 한국도 대비해야
#일본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65세 다나카씨. 그는 얼마 전 회사에서 퇴직한 뒤,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오늘 아침도 독특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새 운동화를 신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며칠 뒤에는 아내와 함께 알래스카로 여행을 떠나는데, 전문사진사가 동행해 오로라 촬영 방법을 가르쳐주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도착한다. 올해 95세인 어머니의 최근 활동량과 건강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자동 문자 서비스다. 사실 어머니를 홀로 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실시간 문자 서비스에 걱정이 줄었다. 어머니 집으로 배달될 고령자용 도시락도 이미 주문 완료해 놓은상태다.
일본 고령자 세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1947∼1949년에 태어난 약 800만명 규모의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고령자들과는 다른 문화에 정착해가고 있는 것.이들은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를 통해 물질적 풍족함을 경험했다. 이전 세대와 달리 높은 문화수준과 다양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삼력(三力, 기력·체력·재력'을 겸비한 세대다.
코트라는 17일 '일본의 신고령 시대, 새시장을 연다'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고령자 시장은 더 이상 간병과 복지 중심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젊은 소비 성향에 따라 시장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고령층은 더욱 두터워지는 등 산업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신고령세대는 가격보다 브랜드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를 하고,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낮다"며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행상품과 취미를 반영한 주택 개조 등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가 70세 이상 인구를 조사한 결과 70%가 "환경에 좋은 상품이면 비싸더라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20대는 42%의 응답율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단카이세대 전체가 65세 이상이 되는 2015년에는 고령자 인구가 30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4000만엔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인구의 70%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이처럼 두터워진 고령층은 IT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 간병 시스템과 간병 로봇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 또 형태와 맛을 그대로 유지한 고령자 전용 식품이 개발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택배서비스와 경비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는 "일본 정부와 기업은 신 고령세대의 부상을 새로운 세대의 발판으로 활용하자는 분위기"라며 "65세 이상을 모두 같은 고령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령자가 고령자를 부양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65세까지 기업의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윤재천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일본의 움직임은 고령화시대를 대비해야 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며 "우선 젊어진 고령층의 활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고, 기업들은 향후 고령자들의 소비트렌드 변화에 유의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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