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맛있는 이야기, 이탈리안 밥집 ‘운삐아또’ 한주형 사장

“요리는 내 몸을 움직여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노동의 즐거움 깨달았다”

지역내일 2012-05-28

해리포터에 나오는 집요정 ‘도비’는 주인공 해리포터의 조력자이다. 위기상황에서 해리를 도운 그의 활약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장항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밥집 ‘운삐아또’는 ‘도비 점빵’으로 통한다. 운삐아또 한주형 사장의 영어 이름이자 해리포터에 나오는 도비를 보고 스스로에게 지어준 닉네임이 ‘도비’란다. 호수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운삐아또는 그가 손님들과 음식으로 소통하는 공간이자, 그의 작업실이며, 그의 휴식공간이다. 운삐아또에 들어서면 그의 취미이자 특기인 멋진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음식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같이 시작했다는 사진 솜씨가 요리솜씨 못지않다. 소박한 이탈리안 밥집에서 그와 나눈 소탈한 이야기를 5월의 맛있는 이야기로 전한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사진 운삐아또 제공


naeil> 멋진 사진 솜씨에 전직이 사진작가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사진은 그저 취미라고 한다. 자신을 위로해주고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취미 생활. 가족과 처음 떨어져 홀로 지냈던 이탈리아. 낯선 그곳에서 그는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 요리사의 길에 들어서게 됐을까? 
Han> 순탄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날, 문득 새로운 삶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당시 할 줄 아는 요리라곤 계란프라이와 라면 뿐, 46세에 처음으로 요리를 배우게 됐다. 한국에서 이태리 요리를 배우다가 직접 이탈리아 현지까지 찾아가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곳에서 요리를 배우며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노년의 쉐프는 ‘요리는 테크닉이 아니라 좋은 재료에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그의 말은 요리인생의 신조가 됐다. 이탈리아 현지 주방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가장 힘든 일은 청소였다. 무조건 하루에 두 번 주방 대청소를 했는데, 모든 조리 도구를 비누칠해 씻은 후 마른 수건으로 닦아 놓았고, 불판과 바닥청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대부분의 이태리 식당이 그랬다. 철저한 주방 위생 관리가 생활화 돼 있었다. 운삐아또를 운영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aeil> 일산은 유독 외식업체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더 열심히 서비스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혼자 일한다. 혼자 요리를 만들고 설거지도 하고, 서빙도 한다. 직원없이 일하는 그를 보며 고객들이 안쓰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이 없어도 고객 만족도는 더할 나위 없이 높다. 비결은 무엇일까?
Han> 운삐아또는 단체손님을 받거나 많은 요리를 한 번에 선보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대신 한접시 한접시에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다. 대부분의 이탈리안 요리는 팬 하나에 2인분 이상 조리하면 본래의 맛을 잃게 된다. 매순간 음식을 먹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요리해야 한다. 운삐아또는 이태리어로 ‘한 개의 접시’라는 말이다. 매일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골라 장을 보고 정성껏 조리해서 접시에 담아낸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의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정성을 더하면 요리에 진심이 담기는 것 같다. 요리는 내 몸을 움직여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다. 접시를 비우고 나서 ‘정말 잘 먹었다’는 손님의 인사는 내게 노동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혼자서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다보면 분주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객들과 진솔한 소통이 가능해서 좋다. 물론 고객들이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된다면 도와줄 직원을 찾을 계획이다.


naeil> 운삐아또의 고등어 파스타는 나름 유명한 요리다. 멀리 다른 동네에서 그의 고등어파스타를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도 있다. 비린내 나는 고등어는 한주형 사장의 손길을 거쳐 담백하고 고소한 육질을 자랑하는 파스타의 메인 재료가 된다. 한마디로 고등어의 재발견이다.
Han> 고등어 파스타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재료를 고를 때부터 신경을 많이 쓴다. 신선한 고등어를 골라 비린내가 가장 적은 살코기 부분을 발라낸다. 여기에 올리브오일과 허브, 마늘로 비린내를 잡아주고, 다시 팬에 조리하면서 한번 더 비린내를 잡아준다. 조금만 비려도 먹기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요리다. 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그 맛은 파스타의 가치를 높여준다. 고등어는 한국 사람에게 친근한 생선이다. 이 고등어처럼 운삐아또가 사람들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사람 냄새가 가득한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당신을 위해 마음을 담아내는 한 개의 접시, 이는 운삐아또가 가야할 길이자 존재하는 이유다.
위치 : 장항동 코오롱레이크폴리스 2차 B-106호
문의 : 031-915-1782
영업시간 : 매주 월요일 휴무, 화~일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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