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교문 열고 들어서면?

잣나무 숲이 만든 궁궐, 매화오토캠핑장

지역내일 2012-07-27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한여름 폭염이 시작되었다.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이글거리는 태양, 도시 전체를 달궈버릴 듯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 끈적이는 불쾌지수에 짜증만 늘어가고, 한 밤의 푹푹 찌는 뜨거운 열대야에 잠들지 못해 서서히 지쳐간다면, 청명한 한줄기 바람이 그립다면 이번 주말엔 짐을 꾸려 초록 속으로 떠나보자.


풍금이 있던 자리, 쉼 공간으로 탈바꿈하다
산업화로 인한 농촌 공동화와 급속한 고령화로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서서히 작은 마을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사라지면서 학교 교실의 풍금도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멈춰버린 공간이 오토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새말IC를 지나 안흥면으로 들어서면 전재가 나온다. 정상을 지나면 바로 아래 매화오토캠핑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1968년 개교한 안흥초교 매화분교 터였다. 15년 동안 17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1989년에 폐교된 전형적인 산골의 배움터다.
교정에 들어서면 마당 가득히 잘 다져진 잔디로 덮여있고 울타리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울창한 잣나무로 둘러싸여 한 장의 그림동화처럼 아름답다. 낡은 학교건물은 허물고 이 자리에 캠핑장을 만들었는데 캠핑을 좋아하던 캠퍼가 만들어 볕도 잘 들고 나무그늘도 무척이나 좋다.
사이트는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구성돼 있다. 입구는 좁아 보여도 안으로 들어가면 대형텐트 55동이 들어설 정도의 공간을 자랑하며, 바닥 전체에 파쇄석이 깔려있어 갑자기 굵은 소나기가 내려도 물 빠짐 걱정이 없다.
화장실과 샤워실, 개수대가 한 건물에 모여 있는데 휴지, 주방세제가 곳곳에 마련돼 있고, 온수가 풍족히 공급된다. 철분 성분이 많아 지하수에서 쇳물 냄새가 나지만 정수기를 2대 비치해 놓아 불편함은 없다.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을 원한다면 매화 27~35번 사이트가 좋고, 매화 5~26번 사이트는 운동장이 바라다 보여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반면 나무그늘이 없어 타프가 필수다. 조용한 곳을 원한다면 관리동 위쪽 구역을 권한다.
숲속은 도심보다 새벽공기가 차다. 사이트 가까이 배전반이 있어 전기담요를 가지고 가면 따듯한 새벽을 맞을 수 있다. 임대 텐트 사이트도 운영하는데 장비가 없어도 맘 편히 다녀올 수 있어 좋다.


자연만의 특별한 자장가가 있는 곳
잣나무 숲으로 자연스럽게 울타리가 쳐진 잔디 운동장은 오래된 분교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특권이다. 그 운동장은 오롯이 아이들의 뛰어놀 공간이 되는데 배드민턴이나 야구, 축구도 즐길 수 있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어른들에게는 곧 여유를 뜻한다. 게다가 운동장이 넓게 트여있고 한눈에 들어와 아이들을 좇으며 수다삼매경도 가능하니 이런 호사를 누리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넓은 사이트 옆엔 어린아이들을 위한 알록달록 놀이터도 있다.
밤이 깊어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이 잦아들면 풀벌레들 세상이다. 바람 한 점에도 운율이 틀려지는 풀벌레들의 노랫소리는 이내 자장가가 된다. 인근 장닭 울음소리에 아침잠이 깨면 자욱한 안개들이 먼저 마중 나와 있는 작은 산책로를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자. 수령 오래된 잣나무숲 산책길엔 이름 모를 풀들이 작은 잎사귀 위에 제각기 고운 꽃잎을 이고 있고, 작은 벌레들은 그들만의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다.
그 곳을 등지고 돌아올 즈음이면 매화산 자락 골짜기의 청결하고 시원한 바람이 쌓여 있던 퇴적물을 모두 걷어가 버린 후일 것이다.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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