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한 그릇에 고맙다는 인사는 수백 번 듣지요

자장면 봉사로 온정 나누는 ‘일우회’

지역내일 2012-12-07

봉사란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눌 때 더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장기 불황의 여파로 복지시설이나 무료급식소 등에 후원금 지원이나 봉사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는 요즘,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이웃사랑을 펼치는 이들이 있어 만나보았다. 그들은 바로 고양파주지역에서 중국음식 관련 일을 하는 ‘일우회’(회장 박성만) 회원들. 중국음식점 대표, 실장, 식자재업체 대표 등 15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는 ‘일우회’는 1년간 봉사를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8월 파주 가람마을에서 첫 번째 자장면 봉사를 펼쳤다.


-있는 것 나누고, 가진 재주 나눴을 뿐
일우회는 박성만(식자재업체 영등포 상원 대표)회장을 비롯해 청정해물 김철호 대표, 미래만두 이준호 대표, 야채 식자재업체 곽병용 대표, 파주 운정과 봉일천 ‘복만원’ 박동근 대표, 식사동 ‘남경’ 김상엽 대표, 파주 ‘루빈루’ 로성철 대표, 고양동 ‘상하이’ 박승용 대표, 중국음식점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대영, 홍완표, 김정용, 김정수, 이진한, 김태현 씨 등 일과 관련돼 친분관계가 있던 이들의 친목모임.
박성만 대표는 “우리끼리 친목을 다지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같이 하자고 뜻을 모으다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선행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 자장면 봉사”라고 한다. 봉사를 마음먹고 나서 일 년 동안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기금을 마련했다는 회원들, 어느 정도 기금이 모이자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한 운정 가람마을 첫 번째 자장면데이, 그 자리에 생각지 못한 지역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뜻밖의 관심을 모아 당황스러웠다는 박 회장은 “우리들이 있는 것 조금 나누고, 자장면 잘 만드는 재주를 나눴을 뿐 인데 과장돼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조심스러워한다. 그러면서도“회원들이 모두 너무 순수해요. 사실 요즘같이 불경기일 때 십시일반 회비를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도 모두 얼마나 봉사에 적극적인지 자장면 봉사를 펼치는 날은 이른 새벽부터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은데 회원 모두 너무나 열심히 봉사에 참여해 줘 고맙지요”라고 덧붙인다.
총무를 맡고 있는 ‘복만원’ 박동근 대표는 “회원들도 회원들이지만 박 회장의 지원 없인 300~400인분 요리를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식자재업체를 운영하는 박 회장은 지금까지 3차례 자장면 봉사를 통해 봉사에 필요한  식자재중 70% 이상은 제공해준 것 같다고. 박 회장은 “식자재는 나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김철호, 이준호, 곽병용 대표 등 식자재 사장들도 많이 지원해주고 있어요. 중국요리 전문가인 사장이나 실장들이 모두 재능기부로 수고를 하는데 우리 식자재 사장들은 그저 밀가루나 그밖의 부재료를 조금 보탰을 뿐이죠”라고 겸손해한다. 하지만 식자재부터 요리에 필요한 기구들까지 트럭 한 대로 부족할 정도로 준비할 것이 많다. 박동근 총무는 “회원들도 십시일반 회비를 모으지만 묵묵히 뒤에서 물심양면 지원하는 박 회장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이라는 칭찬에 또 다음 봉사를 계획하게 돼
일우회는 지금까지 3번째 봉사를 펼쳤다. 지난 달 성사동 어르신들을 모셨던 봉사에서는 계획했던 250여 명보다 훨씬 많은 400여 명이 참석해 준비했던 음식이 모자라 모든 회원이 동분서주 정신이 없었다고. 갑자기 많은 인원이 몰려 영업을 하느라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에게 전화로 빨리 음식을 만들라고 하고 모든 회원이 배달직원이 되어 음식을 가져오기 바빴다고 한다.
예정인원보다 항상 여유있게 준비하지만 모자라는 일은 있어도 남는 일은 없다고 웃는 박성만 회장. “이삼백 인분의 자장면을 준비하려면 이른 새벽부터 모여야 하지요. 더구나 우리는 이왕이면 푸짐하게 드시게 하고 싶어서 자장면 외에 짬뽕, 탕수육까지 준비해요. 새벽에 모여 준비를 해도 바빠요. 밤늦게 영업을 끝내고 새벽부터 모이는 일이 쉽지 않지만 불평불만하는 회원은 없어요.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봉사를 마친 후 뒷풀이를 가져도 식사를 하며 그날의 소회를 나누는 정도지 지나치게 거나한 술자리를 갖는 일은 없다는 일우회.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일우회와 함께 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박 회장은 “봉사는 형식적으로 하고 뒷풀이에 더 치중하는 그런 모임은 우리 회원들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취지에 잘 맞는 회원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새벽부터 준비하느라 몸은 피곤해도 회원들이 함께 모여 뒷풀이 겸 식사를 나누는 동안 문자가 계속 옵니다. 자장면 한 그릇에 고맙다는 인사는 수백 번 받지요. 그때 그 기분 아마 봉사를 해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을거예요. 그래서 또 다음 봉사를 계획하게 되는 힘을 얻게 되고요. 자장면 한 그릇 먹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서 멀리 가지 못하는 어르신이나 그 정도의 여유도 없는 이웃들이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눔으로써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을 먹었다는 어르신의 칭찬이 오히려 그들에게 몇 백배 엔돌핀을 준다는 일우회 회원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민통선 마을 등 중국음식을 잘 접하기 힘든 이웃이나, 보육원 요양시설 등을 찾아 방금 뽑아낸 구수한 자장면을 더 많이 전하고 싶다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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