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이런 동아리 - 순천향대학교 학생기업, 택배음식 가이드 출간
“딩동! 맛있는 택배가 왔습니다!”
아산시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출판동아리 ‘프리메(최고를 뜻하는 prime의 스페인 발음)’ 학생들이 맛의 고장인 전남지역 유명 택배음식을 소개한 책 ‘딩동! 맛있는 택배’를 펴냈다. 지난달 설을 앞두고 출간한 이 책은 학생들이 택배로 음식을 주문하고 현장답사까지 해가며 맛을 본 후 맛있는 음식들만 모아서 품평과 특징을 고루 기록했다. 기획부터 집필, 출판까지 대학생들이 일일이 참여해 완성한 ‘딩동! 맛있는 택배’. 남도음식 택배를 주문할 때 요긴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 프리메 회원들과 홍경수 교수가 책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에 출간한 책을 전국 지방자치단체나 희망자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좌로부터 김예슬 학생, 홍경수 교수, 류주열, 이가영 학생.
2년간 맛보고 현장답사까지 =
“저희들은 가장 대중적인 입맛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가장 대중적인 입맛이 찾아낸 맛있는 정보를 주고 싶었어요. 음식을 택배로 주문할 때는 신뢰성 있는 정보가 중요하잖아요.”
왜 책을 냈는지에 대한 류주열 학생의 설명이다.
프리메 회원들은 책을 내기 위해 약 60여 가지 택배음식을 주문해서 직접 먹어봤다. 그 중 자체적으로 엄선한 20가지의 택배음식을 책에 실었다. 책에는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1차 농·수·축산물은 물론, 전통된장 고추장 동동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학생들은 인터넷 주문과 결제가 안 되는 곳은 직접 현지답사를 감행하는 열의도 보였다. 현장에선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음식은 택배로 주문해 먹었다.
음식을 만드는 생생한 현장을 책 속에 담기 위해 학생들은 동분서주했다. 새벽 어시장 경매에서 멋모르고 사진 찍다 생업에 방해된다고 욕도 먹었다. 2박 3일간 7곳을 돌아보는 빽빽한 일정은 렌트한 차를 쉴 틈 없이 돌렸고 주차하다 부딪힌 흔적은 학생들의 빈 지갑마저 열게 했다. 덕분에 책을 만들기 위해 직접 발로 뛴 경험은 학생들의 가슴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김예슬 학생은 “직접 맛을 보고 느끼니 왜 굳이 먼 지역 음식을 택배로 주문해 먹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며 “맛있는 음식을 알고 나면 인생을 즐기는 방법이 하나 더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부터 집필, 출판까지 스스로 =
책을 읽기만 해봤던 학생들에게 책을 출판하기란 낯설고 힘든 과정이었다. 순천향대학교 학생기업(SE) 프로젝트에 선정돼 학교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2년에 걸친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처음엔 학우들과 함께 우리 손으로 책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동아리를 시작했죠. 서툴고 어려웠지만 차근히 진행했고 내친 김에 ‘프리메’란 이름으로 출판사 등록까지 마쳤어요. 출판사 사장으로서 첫 책이 출간되자 매우 뿌듯했어요.” 김예슬 학생이 가슴 벅찬 듯 말했다.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노력한 끝에 가져온 뜻 깊은 결과물이었다.
“택배음식을 책으로 낸다기에 처음엔 적잖이 실망했죠. 직접 해보니까 이런 거 우리가 안하면 누가 하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젠 남들이 안 해본 분야를 모두 소개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예요.” 이가영 학생도 출판에 참여한 후 달라진 포부를 말했다.
KBS 예능 PD 출신인 미디어콘텐츠학과 홍경수 지도교수는 학생들이 책을 출간하도록 자신의 지식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맛은 배움의 기초다” =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는 ‘출판기획실습’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4년 동안 책 100권을 읽고 1권을 출간하는 ‘100+1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다.
광고 동아리 ‘미광’ 학생들은 대학생 광고잡지를 냈고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최근 새로 결성한 ‘키친엠’ 동아리는 협동조합 형식으로 출자해서 같이 도시락을 나눠 먹는 모임이다. 좋은 식자재를 직접 구입해서 함께 나눠먹는 공동체를 기획하고 있다.
홍 교수는 “맛은 배움의 기초다. 먹어보지 않으면 체험할 수 없는 영역이 바로 맛이다. 학생들이 우리 고유의 슬로푸드를 먹어보며 입맛이 형성되고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초교양이 늘어났다. 맛에 대한 인식과 지평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에는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의 학생들이 지난 1년간 공모전에서 수상한 내역들도 적혀있다. 홍 교수는 “단일학과에서 1년 안에 이렇게 많이 당선된 경우는 없었다”며 “60명 가까운 학생이 수상했다”고 밝혔다.
문의전화 : 홍경수 지도교수(010-9012-0371) 김예슬 대표학생(010-3317-7326)
* SE사업 : (Students Enterprise)
순천향대 산학협력단이 재학생들의 창업과 취업을 독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든 창업지원 미션 프로그램. “재학생+창업 지도교수+기업체”가 삼위일체를 이룬 결과물이 필수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 ‘우리 대학 이런 동아리’는 천안아산지역 10여 곳 대학 학생들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소개합니다. 지역과 연계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거나 톡톡 튀는 감성과 개성이 돋보이는 색다른 동아리, 남다른 동아리 회원을 알고 계신 분은 내일신문(mynaeil@naver.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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