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이 장맛’이라는 이야기처럼 우리 조상들은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담그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장을 담그는 날짜까지 예사로 잡지 않았고 장을 담그는 과정 하나하나 정성을 다했다. 매년 음력 11월 마지막 날 메주를 빚어 띄어 두었다가 이듬해 정월 마지막 날에 그 메주로 장을 담그던 어머니의 손맛. 예부터 조상들은 ‘말날’을 택해 장을 담갔고 특히 말날 중에서도 정월 말날이 가장 좋다고 여겼다. 이는 정월의 낮은 온도에서 담가야 세균감염을 막아 변질되지 않고 후숙 과정에서 온도가 상승하면서 특유의 맛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것마저도 마트에서 편하게 사서 먹을 수 있게 됐지만, 최근 제대로 된 장맛을 그리워하는 주부들이 늘면서 직접 장을 담고 장독대에 보관해주는 체험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침 올해는 2월 21일이 음력으로 정월 무오일이다. 이 날이 장 담기 가장 좋은 날이긴 하지만, 올 정월 장 체험은 대부분 3월 초에서 3월 11일 사이에 열린다. 내 손으로 정성껏 담가 햇볕 좋은 장독대에 보관해 두었다가 가을에 잘 익은 장을 먹을 수 있는 곳, 우리지역 장 담는 마을을 찾아보았다.
장 담그기 체험, 이곳에서 해보세요
-파주 창하된장
창하된장 이창순 대표는 민통선 안에 위치한 청정지역 장단에서 생산된 장단콩과 3년 동안 간수를 뺀 서해안 천일염, 200m 천연암반수를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고 있다. 좋은 장 만들기 최적지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 햇볕 잘 들고 바람이 깃드는 지금의 자리를 찾았다는 그는 장을 담글 때 사람의 손으로 만들고, 자연건조 자연발효 자연숙성 등 자연의 시간만을 이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또 일체의 인공적인 재료를 넣지 않고 옛날 방식으로 장을 담그면서도 염도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웰빙 된장을 추구한다. 이 대표는 이렇게 정성껏 만든 장은 3년을 묵혀야 제 맛이 나고 약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곳에서 장을 담그면 3년을 숙성시키도록 한단다. 하지만 장이 익기 전에는 창하된장의 장을 가져다 먹고 나중에 3년이 지나 그만큼 되돌려 주면 된다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체험비용은 1말에 35만원, 다른 곳에 비해 체험비가 비싸지만 ‘제대로 만든 좋은 것’을 찾는 소비자들을 통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통된장, 고추장 구입도 가능하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427번지.
문의 031-946-3504, www.changha.kr
-옛고을 전통장마을
옛고을 전통장마을 대표 정서영(66) 이영희(70)씨 부부가 터전을 잡고 있는 고읍마을은 물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소문난 곳. 지난 2003년 고양시농어기술센터 ‘농촌여성 일감 갖기’사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아름아름 찾아오는 회원이 600명이 넘는다. 이영희 대표는 초기엔 좋은 콩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연천군 백학면 청정마을 장단콩 농가와 수매계약을 맺고 매년 질 좋은 콩을 공급받아 일체 인공재료를 넣지 않고 메주를 띄운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체험을 오는 이들에게 직접 밥을 지어 대접하고, 콩을 삶는 압력솥까지 직접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3월 초~10일 사이 체험이 진행될 예정되며, 체험비는 1말 15만원. 개인이나 단체로 직접 신청할 수 있고, 고양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체험할 수도 있다.
위치 덕양구 대자동 705-9호(고읍마을회관 뒤편)
문의 010-4242-8521
-불미지 전통장마을
2006년도에 농촌건강장수마을 사업장으로 선정된 불미지 전통장마을은 작업실 발효실 교육실 장독대를 갖추었다. 박정순 대표는 “콩은 충북 단양 산 국산콩을 엄선해서 사용하며, 매년 음력 정월 장을 담는 작업과 4월 중순경 장 가르는 작업 등 2번만 오면 10월 경 장독대에서 잘 숙성된 장을 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불미지 전통장은 입소문을 타고 아름아름 찾는 이들이 많아 현재는 300여 명의 회원들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 된장 간장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체험료는 1말에 15만원. 올 신청은 2월 말까지 받아 3월 4일~1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위치 덕양구 선유동 319번지
문의 010-3997-9740
믿을 수 있는 전통장, 이곳에서 구입해보세요-쥐눈이콩마을
쥐눈이콩 전문식당(대표 이혜선)과 쥐눈이콩 전문매장을 갖춘 이곳에서는 쥐눈이콩 가공식품과 쥐눈이콩 발효식품을 만날 수 있다. 쥐눈이콩마을 장류는 100% 국내산 토종콩과 천일염, 국내산 태양초만을 사용하고 일체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장류를 발효시킬 때 건조실을 이용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햇빛에서 말리는 전통발효방식을 고수한다. 또 최소 1년~6년 숨 쉬는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데 이는 햇빛 속 원적외선과 더불어 거조되는 과정에서 맛을 내는 미생물이 작용을 해 몸에 더욱 좋은 유익균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매년 이곳에서도 장 담그는 체험이 열리는데 올해는 3월 초 진행할 예정이다. 쥐눈이콩된장(1kg) 2만4000원/쥐눈이콩간장(1.8L) 2만7000원.
위치 덕양구 원당동 293-1
문의 031-967-5990, http://www.yakong.co.kr/shop/
-행주농가 ‘콩이 무르익는 마을’
고양시새마을회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콩이 무르익는 마을’은 이곳 노인일자리사업인 고양시니어클럽 사업 중 하나로, 어르신들이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전통방식 그대로 옛맛 살린 된장과 간장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된장과 간장은 철저한 유전자변형 검사를 거친 100% 국산콩과 천일염으로 생산된 건강식품으로 재 구매율이 높다.
콩이 무르익는 마을은 1년에 한번 씩 장 담그는 기간에 새로운 장을 담그고 장 가르기 작업을 하고, 화정동 배다골테마파크 김영수 관장이 무상으로 제공해준 테마파크 내 옹기마을에 1년차~3년차 된장과 간장을 저장해두고 있다. 미리 포장을 해두면 맛이 변질되기 때문에 주문을 받는 대로 저장해둔 장을 포장해 그때그때 받을 수 있다. 2년 숙성 된장은 kg당 1만6000원/3년 숙성 kg당 2만원.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816번지 새마을회관,
문의 031-906-5311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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