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초등학교 교육마술 교실을 찾아서
“우리는 꼬마 마술사, 마술이 신기해요”
마술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마술엔 과학의 원리와 탄탄한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의 힘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백양초등학교의 교육마술을 맡고 있는 박영진 강사는 “학습과 연계한 교육 마술은 학생들의 집중력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나아가 재미와 행복감을 전해주는 착한 교육”이라고 설명한다. 신비롭고 재미있는 마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백양초등학교의 ‘교육 마술’ 교실을 찾았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교육 마술
금요일 오후 1시, 백양초등학교 어학실에서 마술 수업이 한창이다. 교실엔 꼬마 마술사 20여명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술은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이 나요. 동휘, 우렁찬 목소리로 부탁해요.”
“저는 착한 어린이입니다.”
1,2,3,4,5 다섯 개 조가 번갈아 인사를 하며, 수업이 시작됐다. 수업을 이끌고 있는 박영진 강사가 검은색 마술 상자에서 뭔가를 꺼내든다. 학생들은 강사의 손동작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 않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오늘은 ‘드롭링(Drop Ring)’ 마술을 할 거예요. Drop은 떨어지다, Ring은 고리죠. 드롭링은 지구의 중력과 관계있는 마술이에요. 이렇게 목걸이에 매듭이 생기면서 고리가 걸리게 돼요.” 박영진 강사의 드롭링 마술 시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서로 추리를 하느라 바쁘다.
고사리 같은 손에 목걸이와 고리를 걸며, 어찌나 열심인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아이들의 생각 창고를 여는 과정이에요. 아이들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사고하고, 추리하다보면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논리력도 생기게 되지요.”
1학년 새내기들만 모인 마술수업의 분위기는 생기발랄하고, 웃음소리가 넘쳤다.
호기심과 상상력 유발
교육마술은 방과후 교실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특히 마술의 재미난 원리 속에 수학, 과학, 영어, 세계사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기 때문에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마술을 가르친 지 6년째라는 박영진 강사는 “마술은 단지 속임수가 아니라 교육을 위한 도구”라며, “기존의 마술 프로그램과 달리 폭넓은 학습과 연계했기 때문에 학습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한다.
또, 마술은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 무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술사가 꿈이라는 박서현 학생(1학년 1반)은 “풍선의 줄을 끊어도 날아가지 않는 마술을 해보고 싶다”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허은제 학생(1학년 4반)과 김금비(1학년 1반) 학생도 “마술이 너무너무 재미있다”며, “선생님처럼 멋진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 흥미를 보였다.
과학자가 꿈이라는 강예준 학생은 “사람이 입속으로 사라지는 마술과 몸을 분리하는 마술을 해보고 싶다”며, “어떻게 하는지 마술의 비법을 꼭 알아내고 싶다”고 말한다.
나비가 되고 싶다는 장승원 학생(1학년 1반)은 숫자 카드 마술을 하면서 수학이 재미있어졌다. “삐에로 옷 입히기 마술이랑 숫자 카드를 해봤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특히 숫자 카드는 계산을 해야 해서 수학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어요.”
집중력과 자신감 쑥쑥
교육마술은 집중력과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마술을 보고?배우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반복된 연습은 운동기능을 키워준다. 또 친구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면서 자기표현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사회성과 정서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마술을 배울 때마다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누구나 예외가 없어요. 마술 실습을 통해 원리를 배우고, 마술 멘트를 직접 만들면서 두뇌개발과 창의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황세은 학생(1학년 4반)은 마술을 배우면서 자신감이 커지고, 웃음이 많아졌다고 한다.
“가족들과 마술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있어요. 신문지를 고깔모자처럼 만들어서 물을 넣었는데, 그 물이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저도 마술을 연습하다 보니까 진짜 마술사처럼 말도 잘하게 됐어요.”
학생들은 마술 공연에서 실수를 하면, 성공 할 때까지 재도전한다. 이때 구경하는 친구들은 응원의 박수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술사는 겸손, 배려, 자신감이에요. 처음엔 조별로 나와서 공연을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 한 사람씩 나와서 마술을 하게 합니다. 쑥스러워 하던 친구들도 그새 또박또박 자기소개를 하고, 발표력도 많이 신장됐어요.”(박영진 강사)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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