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이네 작은 밥상’ 박종석 사장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따뜻한 밥상 주고파''

지역내일 2013-03-23

3월의 맛있는 이야기



‘완이네 작은 밥상’ 박종석 사장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따뜻한 밥상 주고파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취재할만한 게 뭐 있을까요?” ‘완이네 작은 밥상’의 박종석 사장은 리포터의 취재요청에 한사코 손 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그러나 리포터의 눈에 그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인물이었다. 평범한 분식점 메뉴를 친환경 식재료로 평범하지 않게(?)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끌지만 평소 농업과 식량자원, 환경문제 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소소하지만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설득 끝에 평일 오후 파주출판단지에 자리한 ‘완이네 작은 밥상’에서 박종석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파’ 한 뿌리에서 찾는 생명과 에너지 이야기


‘완이네 작은 밥상’ 식당 문 앞에 걸린 플래카드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밥,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식당 안에 들어서니 신기한 장면이 있었다. 액자가 걸려있어야 할 벽에 짙은 갈색 빛깔의 흙이 투명한 함에 담겨 죽 걸려있었던 것. 또한 그 흙에는 ‘파’가 투박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파를 시장에서 사오면 그 파가 죽은 줄 알죠?”
박종석 사장은 벽에 있는 파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죽은 게 아닙니다. 흙에 꽂아 뿌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면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되죠.”
그는 식당 벽면에 있는 흙과 야채에 대해 나름의 의미를 전했다.
“파는 세워서 보관해야 신선도가 오래갑니다. 식물의 특성을 살려 벽면을 밭으로 사용한 거죠. 저장성이 길어지면 파를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어지고 냉장고 안이 여유로워집니다. 그러면 에너지도 절약되고요. 이러한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거예요.”
박 사장의 평소 생활과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현대의 식량자원은 ‘풍요 속 빈곤’


박종석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완이네 작은 밥상’은 비빔밥, 떡볶이, 떡국, 어묵탕, 만둣국 등 특이할 것 없는 메뉴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식당이 화제가 된 이유는 평범한 분식점 메뉴에 유기농 밀과 쌀 등의 친환경 식재료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직하게 운영함으로써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착한 식당’으로 소개돼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이 식당은 음식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밀가루, 과자, 음료, 소금 등의 친환경 식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판매하는 음식들은 친환경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조미료를 넣지 않아 입맛을 확 당기는 맛은 없으나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는 평이 많다.
박종석 사장은 청년시절부터 농업과 식량자원, 환경문제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며 농사짓는 부모님을 곁에서 봐온 덕분이기도 했다. 6년 전부터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파주 인근의 땅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흙과 종자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농업을 공부하며 좋은 종자를 수집하는 데에도 몰두하고 있다.
“흙과 종자는 생명잉태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생명을 잉태하는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농사인력이 급감하고 있죠. 현대농업은 더 많은 농산물을 얻기 위해 화학비료, 제초제, 농약 등을 많이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돼 토양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종자도 많이 변형되고 있고요.”
그는 현대의 식량자원에 대해 ‘풍요 속 빈곤’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과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먹을 것은 풍족해졌지만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커졌죠. 풍요 속 빈곤이라고 할까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완이네 작은 밥상’은 소박하지만 건강하고 안전하고 따뜻한 밥상을 제공하겠다는 평소 그의 생각이 반영된 식당이다.
“제가 개업 인사장에 쓴 말이 있어요. ‘밥의 최고의 가치는 평등입니다’라는 말이죠.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먹어야 하고 먹을 것 앞에서는 그 누구도 다를 수 없습니다.”
그가 식당을 개업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좋은 재료를 써서 화려하고 비싼 음식을 판매할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은 다른 방향의 식당을 만들고 싶었단다.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지갑이 가벼운 서민들이 큰 부담이 없이 먹을 수 있는 식당, 오늘 하루 열심히 산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식당, 사회건강성에 부합되는 식당, 그런 식당을 만들어보자는 게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의 생각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도 잘 전달된 걸까.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우리 동네에도 이런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고 했다. 그는 손님들이 그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중음식보다 담백한 맛을 내는 자신의 식당에 발걸음을 해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열심히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비즈니스 모델 전수해 주고파


그는 식당을 운영하며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수요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 정직하고 열심히 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수해줄 마음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각 지역에 건강하고 안전한 식당들이 생기게 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접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바람은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즉 생산자가 직접 농산물을 파는 장을 만드는 데에도 자그마한 힘이 되고 싶어 한다. 그는 실제로 각 읍면 농업관계자들과 논의하며 생산자 교육, 참여농민 섭외 등의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기도 했다. 그간의 노력에도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곤 했지만 의식이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 혹은 협력자가 생겨 동참해준다면 실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열심히 오늘을 사는 서민들, 그리고 후세의 아이들에게 건네줄 건강한 환경, 이 모든 것에 대한 장고의 시간이 묻어났다. 작은 밥상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밀알이 될 수 있다.


* 완이네 작은 밥상 메뉴
떡볶이, 떡국, 만둣국, 어묵탕, 산채비빔밥, 비빔밥 등 (친환경 식품류 및 생활용품 등 별도판매)   

* 연락처 : 031-955-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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