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동아리 짱
요즘 중·고등학교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합니다. 이는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비교과 영영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진학에 도움이 되는 영어, 경제, 수학, 과학, 토론 동아리들은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합니다.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소규모 자율 동아리를 만들기도 한다는데요. ‘우리학교 동아리 짱’에서는 학생들의 숨은 끼와 열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동아리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 연극동아리 ‘물꼬’
“연극무대에서 호흡 맞추며, 나를 찾았어요”
연극은 살아있는 이야기다.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함께 호흡하며, 그 속에서 나를 찾는다. 연극은 보고 느낀 만큼 성장하게 해준다.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의 연극 동아리 ‘물꼬’도 연극을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이 연극무대에 오르기까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또, 연극 속 주인공들의 삶을 대신 살아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생동감 넘치는 연극무대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는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 연극동아리 ‘물꼬’를 찾았다.
19년 전통 잇는 연극 동아리 ‘물꼬’
금요일 오후,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 5층 시청각실에 학생들이 모여 있다. 얼굴에 생기가 가득한 그들은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의 연극동아리 ‘물꼬’의 단원들이다. 올해로 창단 19년째를 맞은 물꼬는 오랜 전통과 실력을 겸비했다. 그동안 많은 연극배우도 배출했다.
물꼬의 회장 김동신 학생(3학년 11반)은 “물꼬의 사전적인 의미는 논에 물이 들어오거나 나가게 하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라며, “관객과 물꼬를 트자,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연극을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한다.
현재 물꼬를 함께 이끌고 있는 단원은 15명이다. 2,3학년이 6명, 풋풋한 새내기가 9명이다. “단원은 신학기에 지원서를 받아 오디션을 거쳐 선발해요. 지정대본과 특기, 하고자 하는 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물꼬의 역할분담은 작품마다 달라진다. 무대 연출부터 조명, 음향, 대본, 연기,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한다.
정규 연습시간은 금요일이다. 이날은 김은영 담당교사가 수업을 하고, 월, 화, 수요일은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아 발성부터 발음, 캐릭터, 작품분석까지 꼼꼼하게 배운다. 강사는 현재 성균관대 연극영화과에 다니는 이영욱씨로 물꼬의 9기 선배다. “방과후에 모여 2시간씩 연습해요. 영욱 선배는 현재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실감나는 연기를 가르쳐주세요. 개인 연기부터 전체의 호흡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연기력과 팀웍 갖춰
물꼬는 탄탄한 연기력을 갖췄다. 진솔한 연기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그들은 연습에 많은 비중을 둔다. “주어진 배역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밖에 길이 없어요. 단원들 모두 일치단결해서 연습하고 있어요. 대회를 앞두면 아침 10시부터 밥 10시까지 하루 종일 연습을 해요.”(김은영 교사)
물꼬의 연기력은 지난해 경기도 북부권연극시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우수 연기자 상부터 지도자, 스텝까지 전부분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장진 감독의 아름다운 사인이라는 작품이었어요. 여자 시체 4구가 있는데, 각자 사연이 있었어요. 무겁고,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그 작품을 통해 모두 성장 한 거 같아요. 수상까지 해서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었어요.” 간호사가 꿈인 김진경 학생(2학년 11반)은 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사투리 역을 맛깔나게 소화했데요. 할머니와 아빠가 전라도가 고향이시라 평소에 익숙했거든요. 사투리 연기가 오히려 편했어요.”
최유리 학생(3학년 12반)은 “연극이 끝나고, 무대의 커튼이 내려올 때 관객의 박수갈채 소리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한다.
물꼬의 또 다른 자랑은 완벽한 팀웍이다. 선후배간의 사이도 돈독하지만, 주어진 배역이나 작품 이해, 무대 연출, 분장을 꼼꼼하게 조율한다. “연극은 연기자와 연출자, 스텝, 무대 장치 하나하나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것입니다. 결과보다는 무대에 올리기까지 과정이 중요하지요. 땀 흘려 연습하며, 하나로 똘똘 뭉칠 때 비로소 연극이 완성이 되지요.”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의 장
연극은 하나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변수가 많은 연극 무대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몰라보게 성장했다. 배우가 꿈인 김동신 학생은 “연극을 하면서 무대에서도 사회에서도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졌다”고 말한다. 또, 건강한 성인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카지노 딜러가 되고 싶다는 박은솔 학생(3학년 7반)은 연극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또,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수줍음이 많았는데, 거침없이 당당해졌어요. 연기라는 걸 하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동과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한 거 같아요.”
이은진 학생(2학년 6반)도 작품을 통해 내면이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물꼬는 단지 연극의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에요. 함께 어울리면서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도 배우고, 서로 보듬고 위하면서 배려하는 마음도 알게 됐어요.”
임채윤 학생(1학년 4반)은 얼마 전 창작연극 ‘봄비가 온다’를 보고 오열했다.
“배우들의 얼굴이나 대사, 내용이 감동적이었어요. 저도 모르게 가슴 속에게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 같았어요.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 생각했죠.” 1학년 강찬우 학생도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연극에서 얻은 성취감과 만족감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거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지금 가족애를 그린 창작연극 ‘곰팡이’를 연습하고 있다. “6,7월에 청소년 연극제가 있는데요. 올해는 더 열심히 해서 전국무대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요.”(회장 김동신 학생)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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