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음식 전문점 ‘황태야 부탁해’
황태야 지친 간을 부탁해
명태를 큰 덕장에 걸고 한겨울 바닷바람에 스무 차례 넘게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여 황태가 된다. 말리는 과정에서 살색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올라서 황태라는 이름을 얻었다. 얼어붙은 모양이 더덕 같다고 더덕북어라고도 불리는 황태는 더덕 못지않게 몸에 좋다.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간에 특히 좋은 황태로 맛깔스런 음식을 만드는 ‘황태야 부탁해’를 소개한다.
햇빛 바람 추위가 만드는 황태
한반도 인근에서 흔하던 것이 명태다. 생태, 동태, 북어를 재료로 한 음식도 많고 명태를 소재로 한 노래까지 있을 정도다. 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차가운 바다를 찾아 위쪽으로 이동해 러시아 인근 해역이 아니면 대량으로 잡는 것이 어려워 진 명태. 우리네 입맛은 변함이 없건만 명태는 이미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탄현동 일신자동차학원 맞은편에 자리한 ‘황태야 부탁해’에 찾아가면 익숙한 황태의 맛을 볼 수 있어 반갑다. 이른바 ‘배치기’라고, 러시아 인근에서 잡은 명태를 배 채로 우리나라 어선이 그대로 인수해 강원도로 가져온다. 러시아 사람들은 명태를 잡아도 우리나라처럼 말려서 먹지 않는단다. 그러니 황태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원산지가 아닌 말린 곳, 즉 가공지다.
황태를 만드는 것은 햇빛과 바람, 추위다. 33번의 손길을 거쳐야 완성될 만큼 기후와 정성이 황태의 맛을 결정한다. 춥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원도에서도 가장 추울 때, 신선한 명태의 배를 따서 재빨리 덕장에 가져와 말린 황태에서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빠르게 얼렸기 때문에 육질의 영양분과 맛이 수분과 함께 빠져 나가지 않는다.
‘황태야 부탁해’는 이처럼 강원도 진부령 용대리에서 바닷바람에 말리며 최상의 식재료로 준비된 황태를 직접 가져와 요리한다.
몸에 좋은 황태 널리 알리고파
깨끗한 강원도 영하 10도 이하의 바닷바람에 스무 차례 얼고, 따뜻한 한낮의 햇볕에 녹기를 반복한 황태는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고소하다. 황태에는 메티오닌, 리신,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술 마신 다음 숙취 해소, 심혈관계 조절과 혈중코레스테롤 저하에도 좋다. 성질이 따뜻해 소화기가 약하거나 손발이 찬 사람에게도 좋다. 간을 해독하는 기능이 뛰어나고 이뇨, 통증해소, 노화방지,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우수하다.
‘황태야 부탁해’를 운영하는 김현정 씨 부부는 “황태가 좋아 20년 전부터 북엇국을 먹기 시작했다. 강원도 진부령 용대리 덕장에서 황태를 많이 말린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가 황태 효능을 널리 알리고 싶어 요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잔가시 발라내는 정성으로
‘황태야 부탁해’의 황태 요리는 무쇠황태찜과 황태버섯전골, 황태구이정식, 황태해장국 등이 있다. 무쇠황태찜은 무쇠 솥에 콩나물과 황태를 듬뿍 넣어서 요리한다. 강남에서는 6만 원 넘게 부른다는 황태찜을 이 집에서는 3~4인분 36,000원, 2~3인분 29,000원에 낸다. 산지 직송으로 유통 마진을 없앤 것도 있지만, 황태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한 몫 했다.
황태버섯전골은 버섯을 푸짐하게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우동사리는 무한정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인기 메뉴 황태구이정식은 72시간 숙성시킨 양념을 황태에 발라 구워 내는 요리다. 크기도 크거니와 가시를 모두 발라내 요리를 하기 때문에 편하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 밖에 양념돼지갈비는 조미료와 캬라멜 소스를 전혀 넣지 않고 직접 개발한 천연과일소스를 72시간 숙성시킨 다음 넣는다. 대패삼겹살, 영양삼계탕 등 식사 메뉴와 서리태콩국수, 함흥냉면 등 계절 메뉴도 갖추고 있다.
캠핑족에게 열려있어
나에게도 좋은 음식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기 때문일까. ‘황태야 부탁해’에는 어설픈 상속보다 진심어린 황태 사랑이 곳곳에 묻어 있다.
식당 2층에는 4가족까지 숙박할 수 있고 인조잔디를 깔아 놓은 앞마당에는 텐트 4동 정도를 설치할 수 있어 무료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가까이에 황룡산이 있어 자연을 벗한 하루 나들이로도 좋을 것 같다. 황룡산은 높이가 완만해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 숲 속에서 천천히 쉬었다가 올 수 있다. 숲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수하늘소 등의 곤충도 볼 수 있다.
식당 옆 마당에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시원한 여름 밤 식사에 제격이다. 손닿는 곳에 상추 부추 호박 깻잎 등 채소를 기르고 있어 손님이 직접 따서 쌈을 싸먹을 수도 있다.
“러시아 사람이 잡는다고 러시아 명태가 아닙니다. 온난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가운 바다로 올라간 거죠. 러시아에는 덕장이 없어요. 우리나라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영양이 생긴 거죠. 해남 고구마, 송산포도 모두 해풍 덕분에 맛이 있잖아요. 그래서 바다를 사랑해야 합니다.” (김현정 대표)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