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고등학교 학습봉사동아리 ‘아로마’
“무엇을 가르칠지 보다,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해요”
요즘 재능 나눔이 활발합니다. 각기각층에서 ‘재능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앞다퉈 사회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는 법률지식을, 의사는 의학지식을, 운동선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지요.
우리지역에도 재능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학습 멘토링을 하고 있는 주엽고등학교의 학습봉사동아리 ‘아로마’입니다.
단순한 봉사를 넘어 인생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주엽고등학교(교장 김형중)의 학습봉사동아리 ‘아로마’를 만났습니다.
1학년 3반 친구들의 재능 나눔
‘아로마’(http://cafe.daum.net/jygoaroma)는 주엽고등학교의 학습봉사동아리다. 올 초 봉사에 뜻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 만들었다.
주엽고등학교 학습봉사동아리 아로마의 박성경 지도교사는 “아로마는 우리 반인 1학년 3반 학생들의 봉사동아리”라며, “소외된 이웃에게 좋은 향기를 전하려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아로마는 대화동 지역아동센터 ‘쉴가’에서 학습 멘토링을 하고 있다. 김다한, 강찬희, 김가온, 윤성민, 김영준, 이재헌, 양수빈, 김채은, 고가영 등 9명이 활동 중이다.
아로마의 회장 이다한 학생(1학년 3반)은 “지역아동센터에는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다”며, “지금은 우리 지역에서 시작했지만, 전국의 학생들이 함께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로마는 2013년 고양시 자원봉사공모 ‘라온하제’ 프로그램에 선정돼 9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 받았다. “어떻게 활동할지 꼼꼼히 분석했어요. 기획안이 통과해 교재 교구 구입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아로마의 활동은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다.
과학과 미술이 만난 융합 교육
아로마는 과학과 미술을 접목한 융합 교육을 한다. 내용은 교과학습의 문제풀이가 아닌 실험과 체험활동 위주다. 수업은 개인별 특기를 살려 주도자와 보조자가 2시간동안 이끈다. “세계 유명 미니 건축물 만들기, 칠교 교구활동, 착시 그림판 만들기, 야광별자리 CD 만들기, 천체 망원경 만들기, 쌓기 나무 교구활동, 나무젓가락 투석기 만들기, 악서사리 만들기, 인체골격 내부 모형 만들기 등 다양한 내용을 준비했습니다.”(박성경 교사)
평소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윤성빈 학생은 “칠교 퍼즐 교구 활동을 했는데, 아이들이 즐거워 했다”며, “다음에는 곤충의 한살이나 해부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남기고 싶다는 김영준 학생은 ‘나무젓가락 투석기 만들기’를 할 계획이다. 김채은 학생은 “야외에서 곤충 채집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처음 한 날이 기억에 남아요. 건축물 전개도 조립을 했는데, 시간 배분을 잘 못해서 30분이나 초과했어요. 그래도 시간을 떠나 아이들과 즐겁게 활동한 것이 재미있었어요.”(이다한 학생)
수학교수가 꿈이라는 강찬희 학생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보다 어떻게 가르칠지가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수업 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아로마는 단순히 학습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친한 형 누나가 되어 고민을 들어 주고,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
이재헌 학생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제적인 학습지원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라며, “함께 과자를 먹으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겁다”고 한다.
나눔으로 더불어 배우는 삶
아로마의 활동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인생의 새로운 경험이 됐다. 시간을 때우는 봉사와 달리 보람이 크고,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들 한다.
건축가가 꿈인 이재헌 학생은 “우리가 가진 재능을 나눠주면서 주는 것 이상으로 받는 것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동생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 입장이 돼 보니 참 보람 있다”고 한다. 양수빈 학생은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학생의 본분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김가온 학생은 “가르치는 일이 진심으로 보람 있고, 재미있다”며, “아이들을 만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고가영 학생은 “수업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서 힘들지만 그 만큼 성장하는 것 같다”고 한다.
건축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이다한 학생은 봉사를 통해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자신의 진로에도 확신이 생겼다.
“조립을 잘 하는 아이, 수학을 잘 하는 아이, 말을 재치 있게 잘하는 아이 등 각자 타고난 재능이 다르더라고요.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동서양의 문화 융합에 관심이 많은데, 그들의 문화를 바탕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박성경 교사는 “단순히 주고받는 것에 끝나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인성을 갖추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또, “앞으로 나눔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 재창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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