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실 - 회화공방 ‘그림나라 그림동화’ 유영미 씨
누구나 손쉽게 그릴 수 있는 나만의 색채마술, 함께 빠져보실래요!
중산동 하늘마을 2단지 옆 주택단지는 요즘 예쁜 집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신흥 예술촌이 형성되는 분위기입니다. 도심 속 한가운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앞이 탁 트인 전망이 목가적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일까요. 이곳을 느릿느릿 걷다보면 감각적인 공간과 조우하는 의외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벽 그림과 자그마한 나무벤치가 놓여 있는 그림 같은 풍경으로 오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는 회화공방 ‘그림나라 그림동화’도 바로 그런 곳입니다. 이곳의 주인장은 “그림나라 그림동화는 어렵지 않은 그림, 동네 마실 오듯 가볍게 왔다가 나만의 작품 하나 만들어 가는 주부들의 행복한 아지트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는 유명미 작가입니다.
-‘천천히’ 그리고 ‘괜찮아’로 시작하는 즐거운 놀이 공간
유영미 씨는 실용디자인을 전공한 회화작가로, 현재 고양아트마켓 운영협의회의 교육팀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림나라 그림동화’는 작가 자신의 작업공간이기도 하지만 주중에는 회회와 공예, 아동미술, 북아트, 핸드메이드, 성인반 취미교실 등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과 그림놀이(?)에 푹 빠져 지낸단다. 하지만 처음부터 수강을 목적으로 공방 문을 연 것은 아니라고.
“처음엔 집에서 제 개인 작업을 하다 작업실을 연 곳이 이곳이에요. 작업실을 구하려 이곳저곳 다니다 맘에 쏙 들어온 곳이죠. 그러다 지나는 분들이 그림이 재미있다고 문의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업이 시작됐지요.” 그의 공방을 둘러보면 정통 회화를 지향하는 화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서툴지만 자신만의 감각으로 개성을 담은 수강생들의 자금자금한 그림들이 벽면에 가득하고, 공방 내부의 인테리어도 돈들이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들을 감각적으로 재탄생시켜 제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그림이 어렵다고들 생각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주부들도 제 공방에 오시면 무장해제 됩니다. (웃음) 물론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어렵겠지만 모두가 작가가 되려는 것은 아니잖아요. 간혹 수강생들 중에 그림을 망쳤다는 분들이 있는데 내 맘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지 망친 그림이 있을 수 있나요.”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술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신나게 그리고 만드는 작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림나라 그림동화’는 ‘괜찮아’와 ‘천천히’로 시작된다는 유영미 씨. 그가 지향하는 것은 생활 속에서 즐기는 미술, 소소한 일상 속에 스며든 그림이라고 한다. 서툴지만 내가 그린 그림으로 집안 한 쪽을 장식하는 것, 그는 유명작가의 그림도 좋지만 내가 그린 그림 한 점으로 집안을 장식해보면 그 느낌이 전혀 색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과감하게 자신 있게 ‘내 맘대로’ 그려 보세요
유영미 씨는 ‘그림나라 그림동화’를 바로 이웃에 있는 정신지체 및 정서장애인들의 생활교육공동체 ‘차름’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차름’의 철학인 ‘평화와 나눔’에 동조한다는 그는 현재 공방에서 발달장애아동들을 위한 미술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인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적은 인원의 아이들을 위해 잠시 시간을 내는 것 뿐 이라 내세울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아이들을 보다 전문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홍익대미술교육원에서 아동미술을 공부하는 등 열정을 쏟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리고 만드는 작업이 정서적으로 큰 안정을 준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제가 주부들에게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자신 있게 마음대로 그려보라고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요즘 주부우울증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그림을 그리다보면 마음이 정화가 되고 안정이 되는 효과가 있어요. 저는 주부들에게 내 맘대로 그리세요 그렇게 주문해요. 정 그리기가 자신 없다면 임파스터 기법(캔버스나 패널 위에 두껍게 칠한 그림)으로 물감을 툭툭 찍는 것만으로도 개성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이 탄생합니다. 이외에도 주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이 무궁무진해요. 처음엔 내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 하다가도 어!! 그리고 보니 그럴 듯한데 하게 됩니다. (웃음) 저 또한 제 맘대로 그렇게 그리고요. 그래서 제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일단 재미있다고 웃어요.”
그는 또 커다란 캔버스 대신 이웃에 있는 목공방에서 얻은 각양각색의 나무 조각들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작은 오브제를 만들기도 한다. 손바닥만 한 크기부터 그리 크지 않은 그의 작품들은 보는 순간 슬며시 웃음이 배어나오는 해학적인 그림들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희망사항? 그림과 차향이 어우러진 열린 공간, 작은 카페 만들고 싶어
“집안에 거는 그림은 무겁지 않고 밝은 분위기가 좋아요. 심플하고 코믹한 그림은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잖아요.” 그의 성격대로 밝고 유쾌한 그의 그림들은 주변 지인들이나 고양아트마켓에서 인기상종가다. 지난 1월 파주 출판단지 내 김영사에서 열린 전시회와 고양아트마켓 회원전,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고양아트마켓 등을 통해 전시된 소품들은 늘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다.
“어느 날은 지인 집에 갔다가 제 그림을 만난 적도 있어요. 지인의 친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거든요.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림, 재료비도 나무패널조각 등 거의 재활용품으로 쓰기 때문에 저도 수강생도 재료는 물감만 있으면 되니까 부담도 없고 일석이조지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볼거리 많은 그의 작업실은 즐거운 놀이 공작소이자 주부들의 아지트로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그림을 통해 힐링이 되고, 그의 유쾌함으로 늘 행복한 수다가 끊이지 않는 곳, 유영미 씨의 희망사항은 그림과 차향이 어우러진 작은 카페를 여는 것이란다. “5~6년 후 쉰다섯 쯤 되면 아이들도 대학을 다 마칠 때가 될 것이고...그때쯤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걸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그림카페를 열고 싶어요.”
‘그림나라 그림동화’의 수업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까지 열리며 주말은 오롯이 개인작업 시간이다.
http://blog.naver.com/yesican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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