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문화원, 다이어트 난타 강좌를 찾아서
시원한 북소리로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린다
옛 여인들이 다듬잇돌을 두드리며 고된 시집살이의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던가. 여기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고 북을 힘차게 두드리며 일주일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이들이 있다. 가사에 지치고 일상에 지친 주부들이라면 한 번 쯤 눈여겨 봐두자. 가슴 속을 뻥 뚫어줄 북소리 속으로 go, go~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 흥겨운 리듬의 난타, 배우는 이들 많아져
‘둥둥둥둥’ 소낙비의 시원함처럼 웅장한 북소리가 흘러나오는 이곳. 바로 파주문화원 ‘다이어트 난타’ 강의실 현장이다. 지난 3월 파주시 운정행복센터가 문을 열며 이곳 센터 내로 입주한 파주문화원은 새로운 강좌들을 다량 선보이며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강좌 중 하나가 바로 ‘다이어트 난타’다.
북 등의 타악기를 리듬에 맞춰 두드리며 춤이나 큰 동작을 곁들이고 흥겨운 퍼포먼스를 가미하게 된다. 큰 동작이 많아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하여 ‘다이어트 난타’라는 이름으로 강좌를 열었단다. 지역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아 강의마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다.
수강생은 30대부터 60대 이상의 여성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난타용 북을 주로 사용해 배우는데 그 외에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셰이커, 생수통, 빨래판 등 다양할 수 있단다. 쉬운 리듬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어려운 리듬과 다양한 타법을 배우게 된다.
난타는 원래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 뮤지컬퍼포먼스다. 한국은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성공적인 공연을 펼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난타를 배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성인대상 강좌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수업에까지 등장하고 있다.
* 두드리면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 날려버려
난타에 대해 ‘두드리는 것이니 팔만 사용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다양한 몸짓과 자세를 취하고 때에 따라 춤도 가미하게 되니 전신을 사용하게 된다. 이 수업을 듣고 있는 김양희(51)씨는 “단순히 북만 치는 것이 아니라 율동과 포즈가 가미되기 때문에 에어로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땀도 많이 나고 다리 근육이 많이 땅기기도 한다”고 했다. 송미경 강사는 “난타를 오래 하다 보면 군살이 빠지고 근육이 탄탄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난타의 또 하나 좋은 점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점이다. 강의실에서 만난 김현숙(55)씨는 “난타를 하다보면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다 해소되는 느낌이다. 음악과 함께 하니 마음이 흥겹고 속이 다 후련하다”며 웃었다. 송미경 강사는 이와 관련해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수업 중에 그날따라 유난히 북을 세게 내리치는 회원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떻게 알았냐며 그날 아침 남편분과 싸우고 나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분께 마음껏 속 시원히 치시라고 했죠.”
난타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지만 두뇌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오른손은 물론이고 평소 쓰지 않던 왼손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좌뇌, 우뇌를 함께 쓸 수 있단다. 또한 리듬에 맞춰 정확한 연주와 동작을 해야 하니 계속 머리를 써야 한다.
‘다이어트 난타’반은 역동적인 수업만큼이나 수업분위기가 열정적이다. 이 수업을 이끄는 송미경 강사는 뮤지컬배우 출신으로 성악, 방송댄스, 밸리댄스, 사물놀이 등 다양한 분야를 끊임없이 배우고 해온 열성파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생각으로 어떠한 분야에 스승이 될 만한 대가가 있다고 하면 직접 찾아가 배우곤 했다고. 수강생들은 “강사의 열성적인 지도 덕분에 수강생들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된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들은 올 한해 열심히 연습해 연말에는 운정행복센터 내에서 멋진 공연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트레스 많은 주부들의 일상, 남편 걱정, 아이들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일주일에 한두 번, 시원한 북소리와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고 일상을 탈출해 보는 건 어떨까.
성격은 정반대인 우리 자매, 난타 좋아하는 것은 똑같아요
-강의실에서 만난 김춘호, 김인숙씨 자매
김춘호(58)씨와 김인숙(56)씨 자매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언니인 춘호씨가 매사에 외향적이고 적극적이라면 동생, 인숙씨는 대개 조용하고 정적인 편이다. 언니, 춘호씨가 볼링, 골프, 베드민턴, 필라테스 등 안 해 본 운동 없이 섭렵한 것에 반해 동생, 인숙씨는 이렇다 할 취미생활 없이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고.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자매가 ‘다이어트 난타’ 강좌에서 교집합을 찾았다.
“활동적인 제 성격에 동적인 난타가 딱 이네요”
얼마 전 배드민턴을 치다가 무릎을 다쳐서 무릎에 부담을 덜 주면서 운동이 되는 게 뭐 없을까 찾아보았죠. 그러다가 지난 4월 파주문화원에 다이어트난타 강좌가 생긴다고 해 바로 등록했어요. 다행히 수업 첫날부터 난타 수업이 제게 딱 맞더라고요. 제 성격이 활동적인 편이어서 그런지 동적인 난타가 재미있었어요. 음악 속에서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좋고요. 몸무게가 3개월 만에 자연스럽게 1.5kg 빠졌어요. (언니, 김춘호씨, 사진 왼쪽)
“마음이 즐거워지는 난타, 수업 날만 기다려져요”
언니 따라 수강등록 했어요. TV에서 보는 난타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고, 평소 저의 내향적인 성격을 언니처럼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꿔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다리도 아프고 중심 잡고 서있는 것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계속 하다 보니 힘들지도 않고 재미있어요. 일상적인 생활에 활기가 생기고 마음이 즐겁습니다. 언니 따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수업 받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게 돼요. (동생, 김인숙씨, 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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