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사격을 아시는지요. 클레이 사격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피전(원반)을 쏘아 맞추는 운동입니다. 사냥과 가장 흡사한 운동으로 순간적으로 표적을 산산조각 내는 짜릿함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클레이 사격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림픽 정식 종목인 클레이 사격의 명사수가 우리 지역에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클레이 사격의 신동이라 불리며, 정상의 자리에 오른 주엽고등학교의 김수영 학생이 그 주인공입니다.
늦깎이 사격 선수, 김수영
김수영 학생(3학년 5반)은 지난해 1월 클레이 사격(shotgun shooting)을 시작했다. 운동선수로는 늦깎이지만, 타고난 신체조건과 운동신경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운동을 즐기는 가족 덕에 어릴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했어요. 클레이 사격도 어릴 때부터 익숙했죠. 외할아버지와 외삼촌께서 사냥을 하셨거든요.”
그가 클레이 사격을 처음 접한 거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취미로 즐기는 외삼촌을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그날 맡은 화약 냄새가 인연이 됐다.
“그 때 처음 총을 쏴 봤어요. 무겁고, 크고, 멍했죠. 25발 중에 절반이나 맞춰서 신동이라고들 하셨어요. 클레이 사격은 만 14세부터 할 수 있는데, 집안의 반대가 심해 바로 시작하지 못했어요.” 클레이 사격을 다시 고민한 건 고등학생이 되면서다. 꼭 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부모님을 설득했다. “강한 의지를 보여선지 부모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훈련비를 지원 받아도 여전히 경제적인 부담이 크지만, 변함없이 지원해주세요. 부모님의 묵묵한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탄탄한 기본기, 명중의 힘
그는 화성에 있는 경기도 종합 사격장에서 훈련을 한다. 일주일에 다섯 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종일이다. 훈련은 개별로 진행되는데, 그는 특히 자세연습에 집중한다.
“자세연습이 잘 돼야 총을 잘 쏠 수 있어요. 기본기가 탄탄해야 큰 흔들림 없거든요. 처음엔 부들부들 떨리고, 힘들었어요. 매일 1,2시간씩 꾸준히 자세연습을 하다 보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자세연습이 끝나고 나면 사대(射臺 : 사격 장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사격을 한다. 25발씩 열 번, 하루에 250발정도 쏜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쏘기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과 동작이 중요해요. 0.1초 만에 끝나기 때문에 몸이 알아서 반응을 해야 하죠. 동물적인 감각이 필요해요.”
이외 시간에는 자전거 타기나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며, 체력을 운동을 한다. 4kg나 되는 총의 반동을 흡수하려면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가 원래 유리 멘탈이었어요. 실증을 잘 내고, 변덕이 심했거든요. 운동을 하면서 마음이 단단해지고, 정신력이 강해졌어요. 날아오르는 접시가 깨질 때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면서 의지가 굳건해지는 걸 느껴요.”
클레이 사격 국가대표 되고파
김수영 학생은 60세까지 총을 쏘는 게 꿈이다. 클레이 사격은 나이제한이 없기 때문에 오래도록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국가대표가 되는 게 급선무다. 국가대표 상비군에 속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클레이 사격은 나이 제한이 없는 만큼 국가 대표가 되기도 어려워요. 고등부를 넘어 나이를 초월해 경쟁해야 하거든요. 좀 더 체계적인 훈련으로 태극마크를 꼭 달고 싶어요.”
그의 실력은 올해 더욱 빛이 났다. 2013년 대통령 경비실장 대회, 봉황기 경찰 총장기, 한화 회장배, 중고연맹기 사격 대회 등에서 1등을 다섯 번이나 휩쓸었고, 문화체육부 장관배 에서도 3등을 차지했다.
“성취감이 컸어요. ‘내가 해냈구나’ 싶었죠. 그렇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우리나라는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거든요. 클레이 사격 강국인 이탈리아나 러시아처럼 우리나라도 세계대회 메달이 나왔으면 해요. 그 포문을 제가 열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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