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로 공예품을 만들면 얼마나 대단한 걸 만들 수 있겠냐”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지로 만들 수 있는 공예품은 생각 외로 다양하다. 작은 액세서리 소품에서부터 쟁반, 액자, 수납장, 조명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생활용품을 한지로 만들 수 있다.
“공예품을 고이 모셔두지만 말고 생활 속에서 적극 활용하자”는 ‘한지 걸린 나무’(장항동)의 박소은 원장. 그는 “활용도 높은 한지공예 강좌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한지의 매력을 가까이에서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기껏 만든 공예품을 모셔만 둔다고요?”
한지공예, 생활 곳곳에서 활용 가능
은은하고 빛깔 고운 한지공예품이 가득한 이곳.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지 걸린 나무’이다. 일산에서 7년 이상 한지공방을 운영해 온 박소은 원장은 최근 작업실을 보강해 장항동으로 공방을 이전, ‘한지 걸린 나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공방 내에는 작업실과 아울러 공예품전시실 겸 카페 분위기의 쉼터가 있다.
박소은 원장은 “집안에 고이 모셔두는 공예품은 지양하고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공예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공방에 있는 공예품들의 상당수가 살림살이에 필요한 생활용품들이 많다. 죽부인에 한지를 덧대 만든 조명등, 찻잔이 담긴 한지쟁반, 전통문양이 기품 있는 장식장 등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매력의 생활 공예품들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러한 그의 소신 때문에 공방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이 아닌, 일산신도시 한가운데에 차렸다.
박 원장은 이곳에서 개인적인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지공예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한지공예의 매력을 알리기를 원한다. 또한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든 한지로 만든 각종 생활공예품을 전시, 판매도 해 한지공예품의 대중화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나이 들며 잡념이 많아진다면 공예를 배워보세요”
“나이 들며 잡념이 많아지고 이런 저런 생각에 괜스레 섭섭한 것이 많아지기 쉽습니다. 그럴 때 공예를 배워보세요.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즐거워지며 생활자세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거든요.”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았던 박 원장. 주부로서의 삶에 다소의 무미건조함을 느끼던 중년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들른 인사동의 한 공방에서 한지로 만든 오색보석함을 발견했다. 그 아름다운 빛깔과 모양에 단숨에 매료된 박 원장은 그날로 바로 한지공예 강좌에 등록했고 그날 이후로 1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줄곧 한지공예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내 생애 한지공예를 만났다는 것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저에게 우연히 다가온 한지공예는 제 삶을 더욱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줬거든요. 이제 제 삶에서 결코 한지를 빼 놓을 수 없게 됐답니다.”
그의 수강생들 중에도 한지공예를 하며 여럿이 함께 창작의 즐거움을 맛보다 보니 잡념이 없어지고 생활에 생기가 돌며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박소은 원장은 해외에도 아름다운 전통의 미를 알리고 싶어 한다. 그는 조만간 미국 앨라바마주 유니버시티에서 열리는 한국전통페스티벌 전통공예부문에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어른, 아이 모두 즐거운 한지공예
공방에서 공예품 전시 및 판매도 해
‘한지 걸린 나무’에서는 여러 연령층과 초보자들도 보다 쉽게 한지공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지로 만든 죽을 이용해 문양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 교육에 적용시키고 있다. 칼로 문양을 새기기 어려워하는 어린이와 연장자를 감안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성인을 위한 한지공예반과 성인 및 유,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한지공예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유, 아동 체험수업은 한지, 또는 장승, 솟대 등의 나무를 활용해 팬던트나 나무그림 같은 놀이식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공방에 전시된 다양한 한지공예품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판매도 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들러 봐도 좋겠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로 문의.
* 수업 : 한지공예 수업, 성인 및 유, 아동 대상의 전통공예체험 등
* 위치 : 일산동구 장항동 857-번지 2층 201호
(지하철3호선 정발산역 1번 출구, 벧엘교회 옆 건물)
* 문의 : 031-812-5840
Tip: 박소은 원장이 짚어준 ‘한지공예에 대한 오해’
Q. “얇은 한지로 만든 공예품, 내구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나요?”
NO. 닥종이가 원료인 한지는 물과 풀에 젖은 후 마르면 더욱 견고해지고 단단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예품을 만들어놓으면 단단하고 튼튼해 생활용품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마감재까지 바르고 나면 물행주질을 가해도 상관없습니다.
Q. “종이로 만들 수 있는 생활용품의 종류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NO. 작은 양말 수납함에서부터 액세서리, 조명, 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한지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한지는 습기조절 특성이 있어 속옷이나 옷을 담아 놓는 수납함으로도 활용도가 좋습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의 속옷함을 이 한지로 만드는 분들도 많습니다.
Q. “한지공예 작품 하나 만들기까지 오래 배워야 하지 않나요?”
NO. 교육 초반부터 간단한 교육과 함께 직접 작품을 만들어 봅니다. 작은 작품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난이도가 높은 작품으로 교육이 이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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