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트라이앵글’-수험생들이 내신과 수능, 그리고 논술까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이르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 트라이앵글의 요소가 바뀌고 있다. 논술 선발 인원의 축소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논술을 대체할 전형은 앞으로 무엇이 될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학생부 ‘교과’의 강화
정부의 입시간소화정책에서 대표되는 전형방식은 바로 학교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학생부 교과중심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교과성적을 통해 검증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이 전형은 대학 입장에서 선호하는 전형방법이다. 이미 기존에도 ‘학교장추천전형’, ‘학교생활우수자전형’ 등 학생부의 교과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들이 많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입사관전형 등에서도 학생부의 교과는 비중은 다를 수 있으나 학생의 수학능력과 성실성을 검증하는 필수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내신을 포기하고 다른 것을 한다는 것은 입시라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를 스스로 버리는 어리석은 판단이다. 이미 내신이 나빠서 포기하기보다 성실한 노력으로 꾸준히 향상 시킬 수 있다면 학생부가 전형요소로 포함되는 모든 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말하는 ‘좋은 내신’은 점수 자체라기보다 학생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적의 향상도이다.
‘수능’의 중요성
논술의 축소로 입시관계자들은 현재 30% 내외의 정시 비중이 앞으로 5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논술전형에서 요구했던 높은 수능최저 조건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논술전형은 결국 수능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수시에서 선발했던 인원이 정시로 이동될 것은 모두 예상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수능중심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재수생’과 ‘특목고생’들에게 더욱 유리한 입시구도가 됐다는 것은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대목이다. 매우 공평한 입시전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고 서열이 결정되는 치열한 경쟁 구도임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수능이 고등교육수준으로 70%가 EBS 교재와 연계된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지난 주 치룬 2014 수능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연계 30%에서 등급을 결정하는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영역별로 완벽한 실력을 다질 수 있도록 깊이 있고 수준 높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난이도와 상관없이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대, 고대의 문과 합격선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상위권 학생들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수능응시 인원과 신입생 선발인원을 놓고 봤을 때 인서울(inSeoul) 합격선이 2등급으로 정해지는 상황에서 각 영역별로 1-2문제 이상 틀려서는 안된단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3년 동안 흔들림 없이 각 영역별로 균형을 맞추어 스스로 스파르타식으로 공부해야만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학생부 ‘비교과’의 강화
논술 전형 축소로 정시인원이 늘어난다 해도 대학들은 우수 학생들을 선점할 수 있는 수시인원을 상당수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방식이 될까? 폐지가 논의되던 논술은 축소되거나 우선선발이 금지되고 있으며, 고교 간 학력격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것을 대학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학생부 교과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고 학생의 잠재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중심전형-종합’ 즉 기존에 ‘입학사정관’ 또는 ‘서류면접’ 전형으로 불리웠던 전형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서류의 핵심은 학생부라고 할 수 있으며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학교도 있으나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부분은 학생부에 기재된 비교과 활동이다. 비교과활동은 학생들이 장래희망과 부합한 활동을 얼마나 했는지를, 점수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배움과 깨달음을 통한 학생의 성장과 미래의 잠재능력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의 꿈과 끼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 박근혜정부의 교육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학생부는 크게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로희망사항’으로 앞으로는 희망직업만 적는 것이 아니라 진로 희망 사유도 명확히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각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고민 하여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왜 하고 싶은지, 그 일에 대해 모르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를 점검하여 자신의 인생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이렇게 세운 계획과 부합한 창의적 체험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독서활동도 아무 책이나 읽기 보다는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매력적인 비교과활동이 됨을 명심하면서 학생부를 풍성하게 만들어간다면 입시에서 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승리어학원 라진욱 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