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문명화 된 사회는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자연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게 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건 생태환경만이 아닙니다. 무시무시한 생태계 파괴는 인간성 상실이라는 더 큰 위기를 가져 왔습니다. 월롱초등학교의 박병삼 교사는 “생태교육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몸무림”이라며, “자연과 더불어 배우며, 사람다움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학교와 숲을 오가며, 생태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월롱초등학교의 박병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숲과 습지의 동반자, 박병삼
박병삼 교사는 우리 지역에 생태교육을 보급했다. 그가 사명감을 가지고, 생태교육을 하게 된 건 1998년 즈음이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떠난 새만금 갯벌에서 환경운동연합과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 그는 1박 2일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생태교육에 눈을 떴다. 숲과 습지, 갯벌이 그 인생의 또 다른 동반자로 다가온 것이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자랐지만, 자연과 생태를 처음으로 느끼고 이해한 건 새만금 갯벌에서였어요. 그곳에 바다를 바라본다는 망해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제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망해버린 절로 표현한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어요.”
그 당시 과학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로선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다.
“문득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직접 체험하지 않는 것을 가르치고, 이야기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새만금 견학 이후 그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과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체험한 것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고양파주 교사들의 모임(이후 환생교)’과 연이 닿아 생태활동을 하게 된다.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활동
그가 몸담고 있는 ‘환생교’에서는 다양한 생태활동을 한다. 여름에는 학생들과 새만금 바닷길을 걷고, 겨울에는 습지기행을 떠난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새만금 바닷길 걷기는 6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됐어요. 이곳을 다녀간 현석 학생이 펴낸 책 ‘소년, 갯벌에서 길을 묻다’는 아주 유명하지요.” 환생교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2006년에 시작한 ‘사시사철 자연학교’다. 8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시사철 자연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이다.
“걷기와 시, 노래 등 생태 놀이를 많이 합니다. 일 년에 총 7번의 생태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3월 중순경 모집합니다.”
2010년에는 환생교 교사들과 ‘생태습지 나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는 장항습지, 창릉천, 곡릉천, 고봉산, 황룡산 등 우리지역의 생태습지를 조사해 기록한 책으로 400페이지나 된다. 현재 생태교육의 교과서처럼 활용되고 있다.
그는 수년간 숲을 연구하고, 습지기행을 다니면서 철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02년부터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한강 하구’를 둘러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은 한강하구, 행주산성, 창릉천, 장항습지, 곡릉천, 문산천, 우두산전망대, 고봉산, 호수공원, 고양생태공원 등으로 아주 많아요.”
아이들 위한 생태교육 이어가고파
그는 얼마 전 월롱초등학교의 숲 지도를 만들었다. 월롱초에 서식하고 있는 나무와 꽃을 꼼꼼히 기록해 서류파일로 제작했다. 파주시에 있는 초, 중, 고등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월롱초의 특색사업이 생태교육이에요. 아이들과 월롱산과 문산천을 다니면서 꽃과 나무, 곤충에 대해 알려주고, 시도 쓰고, 그림도 그려요. 자연 속에서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도 이야기해줘요.”
그가 생태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된 일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것’이다.
“환경과 생태에 관심이 있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 욕심이 없어요. 나누는 마음이 있고, 따뜻하답니다.” 그러나 가끔은 답이 나오지 않는 막막함으로 지칠 때도 있다.
“아직도 생태나 환경 쪽에 인식이 없어서 힘이 들어요. 그만큼 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거든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자연은 무너지고, 파괴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는 먼 훗날 퇴직을 하고서도 생태교육을 이어갈 생각이다. 자연과 공감하는 아이, 자연을 함께 가야 할 벗으로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요즘도 조사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곡릉천과 문산천을 한 바퀴 돌고 가요. 이곳에 가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앞으로도 생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배려와 존중을 배워나갔으면 합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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