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험 뿐 아니라 수능 및 경시까지 우리 아이들이 치러야 되는 시험들은 최소 12년간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이 시험들 중에서 수학을 제일 어려워들 한다. 그래서 입시에서 발목을 잡는 과목이다.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교육현장에서의 현실을 매일 겪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안타까운 모습들을 보며 지내기가 괴로울 지경이다.
당장에 잘하게 될 수는 없지만 멀리 보고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생들이 각 과목의 지식을 획득하도록 하는 일 외에, 보편적인 창조의 과정을 가르치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비둘기가 비둘기 집보다 많을 때 어느 한 집에는 두 마리 이상이 반드시 들어간다는 비둘기집의 원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리다. 그래서 초등 저학년 학생들도 충분히 이해하는 원리다. 그런데, 정수의 분류나 기하학에 적용하면 당황해 하고 막막해 하는 학생들이 많다. 다양한 상황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이 꽤 많은데 그 보편화 하는 힘이 부족한 탓이다. 그래서 수학적 개념들이 실생활에서 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서조차도 적용시킬 수 있음을 학습해야 한다. 지수와 로그, 수열의 패턴 인식, 조합론 등등에서 실제로 실생활 및 타학문과 연관된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자기 사고의 영역에서 벗어날 도전적 사고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 이러한 창조과정에 필요한 직관적이고 상상적인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수학도 직관에서 출발해 추상, 유추 등등의 상상의 과정을 거쳐 수식으로 표현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문제의 해결 범위와 해결 과정 및 답의 대략적인 형태 및 유형을 직관적으로 감을 잡고 출발해야 한다. 확률은 1을 넘을 수 없는데 답이 그 이상이 나왔다면..... 방정식에서 x의 범위 밖의 답이 나왔다면..... 조합에서 경우의 수가 분수가 나왔다면.....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 다음에 그 직관적 앎의 형식을 수나 기호의 형식으로 변환시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상상의 횟수는 무한이다. 이게 아닌데... 판단이 되면 다시 상상하라. 대부분 틀린 과정이 다시 나타나고 또 오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상상의 틀을 깨는 훈련이 많이 안되서 그렇다. 사고의 틀이 협소한 탓이다. 평소에 다양한 접근 방법을 훈련하고 격려 받아야 한다.
셋째, 예술교육을 지속적으로 시켜야 한다.
예술이란 단순한 자기 표출이나 자기 만족을 위한 유희의 결과물이 아니다.
예술에서 사용하는 상상의 도구들은 수학 과학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도 예술이 크게 꽃피웠던 시대에는 모든 학문이 동시에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한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그 예를 무수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역시 “수학은 우리가 본질이라고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형식일 뿐이지 이해의 내용은 아니다.” 직관적으로 문제를 보고 ‘느꼈던’ 그는 “내가 문제를 푸는 과정들을 보면 수학으로 해결하기 전에 어떤 그림 같은 것이 눈앞에 계속 나타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정교해졌다”라고 말한다.
최근의 통합적 문제 유형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예술적 느낌을 훈련해야 한다. 문제를 봤는데 ‘막막하다’라는 느낌을 받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집합론, 명제, 정수 및 수 체계, 논증기하, 방정식과 함수..... 수능 또는 내신에서 요구하는 기본 개념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문제 연습도 했는데..... 막막하다.... 개별화된 사고를 해서 그렇다. 이미 배운 수학적 개념들을 엮어 추상, 유추하고 느낌을 이입하는 통합적 상상의 힘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학예술, 시각예술, 청각예술의 창작활동 또는 감상활동을 통해 느낌의 힘을 키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수능에서 4점짜리 문제들은 그리 단순한 문제들이 아니다. 하나의 주제 아래 다양한 개념들이 녹아 들어간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막막했지만 하나하나 짚어서 설명해 주면 다 알아듣는다. 이미 배운 내용에서 벗어난 개념 및 원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통합의 힘을 키워야 할 일이다. 그리고 다양한 표현이 있을 수 있다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같은 사물이라도 빛의 방향에 따라서 달리 표현될 수 있고, 재료를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를 수 있듯이, 수학도 수로도 문자로도 또 다른 기호로도 표현할 수 있다. 문자로 표현했을 때 당황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끝으로 이번 글에서는 지면상 다루지 못했던 내용들은 다음 연재글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구체화된 예와 더불어 다루어질 주제는 다음과 같다.
넷째, 공통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교과목을 통합해야 한다.
다섯째, 한 과목에서 배운 것을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과목 간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문 사람들의 경험을 창조성의 본보기로 활용해야 한다.
일곱째, 정신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과목에서 해당 개념들을 여러 형태로 발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은 개척자적인 교육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은 상상력 풍부한 만능인들을 양성하는 데 있다.
입실론 원장 김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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