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9월 대학로에 있는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처음 영어강의를 시작했으니, 벌써 25년이라는 꽤 긴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가르친 학생들을 세어보니 대략 2만명 가량 되는 것 같다. 수능영어, TOEFL, TOEIC, TEPS, SAT, GRE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시험과목을 강의하다보니,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등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은 연령을 망라하여 다 가르쳐 보았다. 그러다 보니 20년 전에 가르쳤던 학생이 학부모가 되어, 다시 아이를 데리고와서 교육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세월이 유수같음을 절감하게 된다.
분사와 관계사를 마스터하라!
고등학생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한결같이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2학년까지 그럭저럭 영어성적이 나왔는데, 고2가 되고부터는 영어성적이 80점대에서 더 이상 오르질 않아요. 왜 그런거지요?’
80점대에서 머무는 고2 학생들이 틀리는 문제는 빈칸추론과 어법이다. 빈칸추론의 경우, 정답을 유추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석해야하는 핵심 문장이 복잡하고 어렵게 출제되기 때문에 의미파악이 잘 안되고 시간이 촉박하여 틀리게 된다. 어법의 경우도 최근에는 정확한 해석을 해야만 답이 나오는 고난도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즉, 빠르고 정확한 해석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경험 상, 학생들이 어렵다고 질문하는 문장들의 90%이상이 분사와 관계사가 들어간 긴 문장들이다. 대체로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분사와 관계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1등급까지 올라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난이도의 수능문제들에는 모두 분사와 관계사가 들어있는 복잡한 문장이 반드시 들어있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수능영어 1등급 성취여부는 분사와 관계사를 마스터했느냐 못했느냐에 달려있다.
분사와 관계사는 우리말에 없는 표현방식
그렇다면, 왜 분사와 관계사가 어려운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분사와 관계사가 우리나라 말에는 없는, 전혀 다른 표현방식이기 때문이다. 영어에는 후치수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분사와 관계사가 그것이다. 앞에서 명사를 수식하는 우리말과는 달리 영어에서는 형용사구나 형용사절이 되면 명사 뒤에서 수식을 한다. 우리말에 없는 것을 이해하려면, 많은 예문을 통해 연습을 해야 하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교재를 보면 모두 합쳐 10 페이지 이내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체계적으로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의 영어실력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중3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분사와 관계사에서 뒤처지기 시작하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재미있게 술술 읽혀야할 영어책이 점점 암호 해독하는 것처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중2까지는 영어가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중3부터 엄청나게 나오는 분사와 관계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니, 고2가 되어서 분사와 관계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고난도 문장을 접하게 되면 손도 못대게 되고, 결국엔 1등급을 포기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다양한 예문을 통해 익혀야
필자의 경우, A4 용지 227페이지, 2100여개의 다양한 예문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분사와 관계사를 가르치고 있다. 적어도 이 정도는 공부해야 분사와 관계사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주요표현 1000개는 입으로 술술 나올 정도로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영작은 물론, 고급독해에 절대 들어갈 수가 없다. 분사와 관계사를 마스터하고 나면, 영어독해가 즐거워진다. 어떤 문장을 봐도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단어만 알면 독해가 되니까, 자연적으로 단어를 외워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단어를 적극적으로 외우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장 바람직한 공부방법은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영어원서를 읽어 보는 것이다. 특별한 관심분야가 없다면,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나온 Oxford Bookworms Library Series를 강력히 추천한다.
외국인이 영어독해 공부를 하기에 적합한 책들이 stage1~6에 걸쳐 수준별로 잘 정리되어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부담없이 차근차근 읽으면 된다. 특히, 분사와 관계사는 stage3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니까, 분사와 관계사를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stage1~2부터 읽으면 될 것이다.
예비고1의 경우, 지금부터 고1이 되기 전까지 3개월은 황금시간이다. 반드시 분사와 관계사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영어문장 독해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아무런 연관성 없이 배열된 단어장을 무작정 외울 것이 아니라, 에세이나 소설처럼 스토리가 있는 다양한 지문을 통해 단어암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문장 속에서 그 단어의 용법을 알게 되고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이와 병행하여, 고1,2 모의고사 기출문제 중 양질의 문제를 1000문제 정도 풀어볼 것을 권한다. 1문제 당 2분 정도의 제한 시간을 두고 풀어본 뒤 틀리거나 찍어서 맞춘 문제는 정독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날마다 하루 20문제씩 소화하면 적당할 것이다. 나중에 너무 늦어서 빈칸추론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엔 수능영어를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지금 당장 시작하기 바란다.
원창업 원장
고려대 영문과졸, 고려대학원 철학석사
원선생 영어교실
문의 010-5160-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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