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선생님이 알려주는 초등생활

두근두근 첫 입학 어떻게 준비할까?

지역내일 2014-01-17

하늘마을에 사는 유현이는 올 3월 초등학생이 된다. 이모가 선물해 준 가방도 마음에 쏙 들고, 언니를 따라 공부하는 것도 재밌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 한 편에 걱정도 있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공부를 하다 소변이 마려우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유현이처럼 입학을 앞둔 예비초등학생들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함께 품고 있다. 어떻게 하면 초등생활 준비를 잘 할 수 있을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찾아가 물어 보았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미리 연습하면 좋아요”


오마초등학교 김준옥 교사


“옷을 잘 입으려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죠. 초등학교 일학년은 첫 관문과도 같아요. 일학년 때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비초등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기상시간, 취침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서 적응시켜주는 것이 좋아요.”
오마초등학교(교장 장미진)에서 지난 일 년 동안 새내기들을 지도한 김준옥 교사는 규칙적인 생활을 강조했다. 초등학교 등교 시간은 보통 아침 8시 30분~40분으로 정해져 있다. 허둥대지 않고 시작하는 아침 시간이 아이들의 하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일 년 동안 지켜 본 교사의 충고라 허투루 들을 수 없었다.


Q 한글공부, 어디까지 알고 가야 하나요?
A 자기 이름 쓸 줄 알면 되고, 한글 깨치고 오면 한결 쉬워요

학부모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 바로 한글을 얼마나 알고 가야 할까 하는 것이다. 김준옥 교사는  “요즘은 대부분 한글은 해득해 온다. 자기 이름 석 자 정도 쓸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문자 해득은 학교에 와서 하는 것이 정상이긴 하지만 안 된 아이들의 경우 알림장을 적는 것에서 힘들어 한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 같은 간단한 말을 쓰는 수준까지 깨쳐 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Q 친구 사귀기 잘 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A 양보 잘하고 친절한 아이들이 인기 많아요

단체 생활에서 잘 어울리고 있는지 가늠해 보는 잣대는 친구 사귀기다. 김준옥 교사는 “학습이 너무 느리다거나 무조건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고집하면 아이들이 짝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양보를 잘 하고 친절한 아이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저학년이라 교사들이 지도하면서 적절히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다. 입학 전에는 수업 시간에 자꾸 돌아다니거나 소리 지르지 않기, 다른 사람의 의견 듣기 등 배려와 양보를 가정에서 배워오면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기 쉽다.


Q 분리불안이 심한 아이, 입학이 걱정돼요
A 미리 학교에 와서 살펴보세요

엄마랑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아이들, 분리불안이 심한 경우에는 입학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김준옥 교사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엄마랑 미리 학교에 방문해 보라. 몇 번 와서 운동장이랑 교실을 살펴보면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Q 생일 늦은 아이, 또래보다 뒤처지면 어쩌죠?
A 생일과 활동 수준 크게 상관없어요
생일이 늦은 아이들의 경우, 부모들은 또래에 비해 뒤쳐질까 걱정한다. 김준옥 교사는 “교직생활 하면서 생일 늦은 아이들이 빠른 아이들보다 눈에 띄게 늦는 모습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생일이 늦다고 해도 별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Q 학교와 관련해 답답한 일이 생기면 어디에 호소하나요?
A 담임교사와 먼저 상의해주세요
김준옥 교사는 “친구 사이에 일어난 일이든 교육적인 문제가 됐든 간에 내막을 자세히 알아보려면 우선 담임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교장실이나 교육청에 민원을 바로 넣는다 해도 어차피 해결은 담임교사 선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앞뒤 상황을 알아보지 않은 채 아이의 말만 듣고 바로 민원을 넣으면 교사 입장에서는 참 허탈하지요. 아이는 자기입장에 유리하게 말을 전하는 경우가 있으니 어떤 상황인지 담임선생님을 통하여 알아본 다음 오해가 있으면 풀고 대화를 통하여 서로 해결하고, 그래도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될 때는 2차의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Q 학부모 활동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돼요
A 부담 갖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하세요

아이를 입학시켜 놓고 청소해준다, 간식 보내준다 하면서 학교에 자주 드나드는 학부모들이 있다. 얼굴을 자주 비추면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이 간다나? 최근에는 그런 움직임들을 차단하는 학교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김준옥 교사가 몸담고 있는 오마초 또한 마찬가지다.
“어머니들의 청소 같은 활동을 차단하다보니 많이 궁금해 하시고 우려하시는데 괜찮아요. 녹색, 폴리스 어머니회라든가 도서 도우미 등 학교 행사 있을 때 봉사해주시는 건 참 고맙지만 아이하고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건 교사의 양심상 별개로 지도하고 있어요.”
아이의 궁금하거나 문의할 일은 공식적인 상담 시간을 이용하거나 알림장을 통하는 것도 좋다.
“한 학기에 한번 씩 상담 시간이 있으니까 그 기간에 참여하세요. 단 어머니들끼리의 관계는 있죠. 저희 어머니들도 SNS에서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단합하면서 잘 지내시더라고요.”
김준옥 교사는 “교사 입장에서 좋은 학부모는 알림장과 주간학습안내, 통신문등을 매일 체크해서 준비물과 학습정도를 잘 챙길 수 있게 도와주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때 찾아와서 의논해주고 성장과정에서 교사가 모르는 자세한 내막도 얘기해주는 학부모, 무슨 활동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고 응원하는 학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는다고 말했다.



“책 많이 읽으면
1학년 공부 걱정 없어요”



운정초등학교 이지영 교사


“1학년 2학기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평가가 시작되죠. 서술형 평가를 하기 때문에 글쓰기를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책을 많이 읽고 들어온 아이들은 적응이 빨랐어요.”
운정초등학교(교장 이원순) 이지영 교사는 초등 1학년 학습에서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학교에 쉽게 적응해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교과 내용 자체를 선행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독서 수준에 따라 학습 수준의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이지영 교사의 설명이다.


초등학교 1학년, 무엇을 힘들어 할까?
“학기 초에는 학교생활 자체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해요. 40분 동안 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는데 긴 시간 앉아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학습이나 활동을 잘하기보다 기본을 익혀가는 것이 학기 초 1학년들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과제다.
“수업을 들을 때는 연필 잡는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바르게 못 잡고, 힘이 없어서 글씨를 잘 못쓰기도 해요. 급식을 먹을 때 젓가락질을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친구들하고 어울리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에서 어려워하기도 하고요.”
그 밖에 수업시간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하기도 한다. 교사들은 대부분 수업 중간에라도 얘기하면 이해하고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한다. 가정에서는 ‘수업시간이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참지 말고 이야기 하라’고 말해 줄 필요가 있겠다.


초등학교 1학년, 어떻게 배울까?
입학과 동시에 교과서로 배우지 않고 적응 교재를 사용한다. 이지영 교사는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한글 읽는 연습은 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적응 교재가 끝나고 갑자기 많은 글자들을 봤을 때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다. 연습용으로 적당한 책은 글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한 페이지에 다섯 줄 정도 있는 그림책 수준이다.
숫자는 10단위까지는 읽을 수 있게 연습하면 1학년 수준에서 배우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이지영 교사의 설명이다.
요즘 수학은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 식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문제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아이들이 문제를 이해 못해서 못 푸는 경우도 많아요. 익힘책을 봐도 글이 많기 때문에 글을 읽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수학에서 덧셈 뺄셈도 문제지만 문제 자체를 이해하도록 책읽기를 많이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예비초등생, 무엇을 준비할까?
입학 전에 문구류를 모두 준비할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 구입해 놓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학기 초에 준비물 안내를 하기 때문이다.
1학년들은 책을 거의 사물함에 두고 다니기 때문에 가방도 너무 큰 것으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준비에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단체 생활에 대한 적응 문제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폭력적인 성향이다. 장난으로 때렸어도 받아들인 사람이 상처받으면 학교폭력이 된다. 요즘 달라진 학교 문화다.
“1학년 교실에서는 남을 놀린다거나, 자신의 기분이 상했을 때 주먹이 나가는 모습도 모두 걱정이 되는 수준이죠. 가정에서도 관찰을 주의 깊게 하셨다가 동생이나 다른 사람들을 때리려고 할 때는 수정해주시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예비학부모의 마음가짐 이렇게
학습에서는 무리한 수준의 선행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도록 가르치자. 이지영 교사는 “수업에 집중만 잘 하면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무리가 없다. 학교 진도를 잘 따라가는 게 평가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가정에서 보충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복습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의 태도가 자녀들의 학교 적응을 좌우하기도 한다.
“담임을 믿어주는 마음이 느껴지는 학부모님들이 계시거든요. 학생의 태도를 보아도 알 수 있어요. 자녀에게 선생님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가 학교생활 태도에 반영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에 대한 부모님의 믿음이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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