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그래 너희 집엔 비단옷과 번쩍이는 보석, 그래그래 너희 집엔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정원, 그러나 그러나 우리 집엔 책 읽어주는 엄마가 있단다’ 유럽의 한 전래동요 가사입니다. 보석보다, 값비싼 집보다 더 귀중한 것이 ‘독서’라는 말인데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책 많이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독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잘’ 읽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 오늘 소개할 직업은 독서지도사입니다.
유석인 리포터 indy0206@naver.com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끼도록 지도하는 독서전문가
독서지도사란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 지도를 하는 전문가다. 책읽기를 넘어서 ''독서를 통한 인간 교육''을 뜻하는 독서 지도는 책 선택부터 독서 기술(읽기 쓰기 생각하기 말하기)지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요즘 교육과정이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힘들 정도로 국어는 물론이고 수학도 달라졌기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신운선 독서지도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휘력이 좋은 아이는 학업 성취도가 높고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는 성적이 낮고 공격성은 높았다"며 "독서는 타인의 감정을 읽고 내 충동을 관리하는 공감 능력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독서지도사는 아이들에게 좀 더 재미있게 독서교육을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수업을 한다. 책은 안보면 갈수록 멀어지지만 어느 정도 독서가 습관이 되면 읽을수록 재밌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수업의 기본. 아이들은 무엇이든 재밌어야 몰입하기 때문에 글쓰기나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독서수업을 즐겁게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며, 독서지도와 관련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학생들의 독서토론을 지도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명확한 의사소통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책에 대한 배경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독서지도사 자신이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구해야한다.
자유로운 시간활용이 장점
먼저 온·오프라인 학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자격 검정시험에 응시해 합격(필기·실기 각 60점 이상)하면 자격증이 나온다. 합격률은 약 60%. 자격증을 취득한 독서지도사는 국내에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입학사정관제나 논술 열풍 탓에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직접하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고 있는 추세다. 교육과정은 문화센터나 온라인 업체 등에 많이 개설돼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여러 가지 형태로 근무가 가능한데 논술이나 글쓰기 학원,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도서관,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홈스쿨이나 그룹지도를 할 수 있고 직접 공부방을 운영할 수도 있다. 독서지도사의 장점 중 하나는 시간 활용이다. 보통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수업이 이뤄져 오전에는 수업준비나 집안일 등 개인적인 시간활용이 가능하다. 주5일 일하거나 일주일에 2~3일만 일하는 것도 가능해 시간적으로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문의 (주)한우리열린교육 일산동구지부 031-901-1949
>>> 인터뷰
한우리 독서지도사 이문효씨
“많이 읽기 보다는
한 권이라도 잘 읽어야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소개한다면
각 연령에 맞게 다양한 책을 선별해 주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독서지도사입니다. 역사와 세계사, 고전과 다양한 문학작품 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처음에는 내 아이에게 독서지도를 하려고 시작했어요. 시중에 책은 많지만 학년이 표시돼 있는 경우는 별로 없어 어떤 책을 아이들에게 읽혀야할지 고민이 됐죠. 한우리 독서클럽의 책들은 연령에 맞게 정리가 잘 돼있어 큰 도움이 됐는데 제가 도움을 받고나니 다른 친구들에게도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를 나눠주고 싶어 본격적으로 독서지도를 하게 됐습니다.
이 직업의 매력과 장점
다양한 책을 읽으니까 제 자신이 더 많이 배워요. 독서지도를 기본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죠. 아동문학가가 되거나 공부를 더 해서 독서치료사로 나서는 경우도 있고 얼마든지 전문화시킬 수가 있어요. 지속적인 자기 계발이 가능한 직업이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에요.
일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
아이들을 책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가장 어렵죠. 호기심 많은 아이들 질문에 대답하려면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아야 돼요. 늘 책을 가까이 하고 공부해야하죠. 산만한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인내심이 절대 필요합니다. 저처럼 저녁 수업이 많은 경우는 개인적인 저녁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연령에 맞는 책을 권해준다면
유아에게는 창작동화, 1~2학년에게는 전래동화와 외국동화, 3~4학년은 위인전, 5~6학년은 우리고유의 풍습과 역사에 관련된 책, 중학생은 폭넓은 문학 작품을 권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때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요, 이 시기에 사회 과학 미술 등 초등학교 과정 전체를 한번 훑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직업에 대한 보람
한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나의 멘토이신 선생님이 골라주신 책을 읽고 여기까지 왔다’라고 썼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고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큰 보람이죠. 책 속의 인물을 보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을 배워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아요.
이 직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독서는 정보를 전달하고 인성이나 정서적인 면에서 큰 역할을 해요. 책을 깊이 있게 많이 읽은 사람은 모든 일을 멀리 내다볼 수 있고, 삶을 살아가면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죠.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 책을 통해 돈도 벌고, 좋은 엄마도 되고,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어요. 항상 ‘뭔가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독서지도사 과정을 꼭 한번 밟아보기를 권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부모님들에게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책 많이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합니다만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한 권을 읽더라도 ‘잘’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생용으로 나온 책에 그동안 몰랐던 교양과 정보가 담겨 있는 것을 보고 놀랄 때가 많아요. 성인들도 꼭 어려운 책을 봐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가정에서부터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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