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콜렉터 ‘마이뮤지엄’ 최민기 씨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재미, 상상 이상이죠!!

지역내일 2013-11-05

20~30대 성인 남성들이라면 대부분 유년의 기억 속에 ‘레고’를 가지고 놀았던 추억이 있을 터. 단순한 몇 가지의 블록을 끼우고 맞추다 보면 어느새 자동차나 비행기로 변신하는 레고놀이. 그래서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 동호모임이 늘어나고 있고, 또 지난 3월 문화역 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레고 전시회 ‘여가의 재발견’ 展에는 가족단위 관람객 2만5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
레고 콜렉터 최민기 씨(36세)도 어릴 적 레고에 대한 향수를 품고 살다 5년 전 우연히 레고의 매력에 다시 푹 빠지게 됐다고. 최근에는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장항동에서 레고 및 취미 진열 장식장 제작회사 ‘마이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다.



레고의 매력? 결과보다는 과정의 즐거움
사실 최민기 씨를 만나기 전까지 “레고는 아이들 감성과 취향을 가진 키덜트 문화의 하나”라는 선입견이 컸다. 하지만 장항동에 위치한 ‘마이뮤지엄’에 들어서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아이 키 만 한 자유의 여신상이며 에펠탑, 영화 스타워즈의 우주선 등 다양하고 섬세한 재현이 놀라웠다.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그랬듯 저도 어릴 때 레고에 빠졌었지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집이 부자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집에 가면 레고가 아주 많아서 그 집에 놀러가는 걸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때에 처음 ‘성’ 시리즈를 갖게 됐는데 정말 좋았죠. 지금 다양한 레고 모델을 갖고 있지만 그 때 처음 갖게 된 ‘성’ 시리즈가 제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지요.” 최민기 씨는 "어렸을 때 레고는 정말 부잣집 아이들만 살 수 있는 비싼 장난감이었어요. 아마 다시 레고를 취미로 시작한 건 어린 시절 레고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것도 있겠죠?"라고 웃는다.
만드는 재미로 따진다면 프라모델도 뒤지지 않지만 그는 “수많은 부품들이 저마다 모양이 달라서 구분을 위해 번호를 매기고 맞추는 방법을 설명서대로 맞추면 하나의 완성품이 되는 프라모델에 비해 레고는 단순한 모양의 블록으로 자기 마음대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데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레고는 각종 영화(스타워즈, 헤리포터, 토이스토리 등)와 크리에이터, 세계 명소를 묘사한 아키텍쳐 시리즈 등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레고와는 약간 다른 테크닉의 시리즈가 나오면서 많은 성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주 간단한 레고 시리즈부터 다양한 테크닉의 시리즈까지 레고는 3살 꼬마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취미라고 생각해요. 레고의 매력이라면 또 거듭 말하지만 정형화된 것이 아닌 자기만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재미가 상당하다는 것이죠. 블록의 색깔만 조금 달리 해도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이 탄생하는 재미, 상상이죠. 그리고 또 하나 레고는 만든 작품을 다시 허물어 또 다시 다양한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 또 결과보다는 그 작품을 만들기 전에 머릿속에 구상하고 설계하는 과정의 즐거움, 그것이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요.”




취미가 짐이 되는 것은 No!!
적정선을 지키며 즐긴다

레고는 1932년 덴마크의 빌룬트(Billund)라는 지역에서 목수 출신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 만든 장난감 공장에서 시작됐다. 초창기 나무장난감을 생산하던 그는 2년 뒤 회사 이름을 레고(LEGO)라 짓고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간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lt) 잘 논다(play well)라는 뜻이다. 그러다 1942년 갑작스런 화재로 공장이 불타버리자 창업주 크리스티얀센은 나무 장난감 생산을 대폭 줄이고 당시 신기술인 플라스틱 장난감 제조를 목표로 공장을 재정비한다. 지금의 속이 꽉 차거나 빈 동그라미나 돌기 모양, 유선형 형태의 브릭으로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는 플라스틱 레고는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
레고는 새로운 시리즈 출시 후 몇 년이 지나면 단종이 된다. 그래서 레고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아진 요즘 희귀 브릭이나 시리즈를 고가에 판매하는 ‘레고 재테크’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최민기 씨는 “사실 하다 보면 요것만 있으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와이프들이 반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경우가 많고요.(웃음) 그런데 취미가 짐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래서 그는 나름의 원칙을 정하고 레고를 즐긴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즐기려고 노력해요. 제 수입에서 즐길 수 있는 적정선을 지켜나가는 것이죠.” 1958년 1월 28일 오후 1시 58분 현대적인 레고 브릭의 특허가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모든 브릭이 호환되는 레고 사의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어 벌크 구입 등을 통해 알뜰하게 레고를 즐긴다고.
요즘에는 LDD(레고 디지털 디자이너)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가상으로 미리 만들어보고 주문해서 완성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최민기 씨. 하지만 실물이나 사진, 또는 상상을 바탕으로 브릭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재미야말로 어느 것에 견줄 바가 아니라고 말한다. “설명서가 없는 그래서 온전히 만든 당사자가 아니면 복원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레고의 매력이지요. 또 본드를 쓰지 않고 브릭을 맞물렸을 때 단단히 자리에 끼워지고 견고하게 모양을 유지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참 좋은 놀이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듀플로(유아용 레고)로부터 시작해서 스타워즈, 헤리포터, 토이스토리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크리에이터를 함께 즐기다 아빠가 더 빠지는 경우도 많고 또 저처럼 취미가 일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웃음)”
그가 운영하는 ‘마이뮤지엄’(http://mymuseum.kr, 031-938-3177)은 처음엔 레고로 죽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작업실로 마련한 공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본업인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서 작업을 하고 만든 작품 보관을 위해 직접 진열장을 설계하고 만들기 시작하면서 사업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크게 벌이겠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직접 레고를 즐기는 사람이 만들다보니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찾아오는 마니아들이 늘어나서 보람을 느끼죠.” 그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남들이 보기에 좋은, 보이기 위한’ 것을 경계하고 진정 레고를 즐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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