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배움의 시작은 관계 맺기입니다. 관계 맺기가 잘 돼야 학생들 마음이 열리고, 배움이 일어납니다. 오마초등학교의 김경애 수석교사는 가르침보다 배움에 초점을 두고, 수업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경애 수석교사는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교과서 중심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다르게 생각하고, 새롭게 시도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과정중심의 교육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음악 활동수업과 연구 활동으로 수업개선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오마초등학교(교장 장미진)의 김경애 수석교사를 만났습니다.
교과서 없이 수업하기
김경애 수석교사는 ‘교과서에서 벗어난 수업’을 연구한다. 그는 교과서의 교육과정과 기본요소만 참고하고, 그가 추구하는 성취기준에 맞는 학습 자료를 스스로 제작한다. 재구성 방향은 인류의 지적 문화적 자산을 수업 속에 녹여내기 때문에 실험정신이 강하다.
“교과서는 원래 보완적인 의미이지 주요학습도구가 아니에요. 교과서를 달달 외워 시험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교과서에서 벗어난 수업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마음껏 길러 주고 있어요. 많은 교사들이 교과서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교과서 없이 수업하기 때문에 평가 기준도 다르게 제시한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각각 다른 것을 배우고, 서열화에서 탈피해 성취도를 평가한다. 그것이야말로 배움의 창조성, 배움의 주체성이란다. “30년 동안 교사로 있다가 수석교사가 된지 4년 됐어요. 수석교사는 수업분야의 전문가로 교사들에게 수업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요즘은 수업과 숙제를 하는 장소를 뒤바꾼 방법인 ‘거꾸로 교실’에 주목하고 있어요.”
스스로 익히고, 즐기는 음악
그는 평교사 시절에도 계이름을 외우고, 가사를 따라 부르게 하는 뻔한 음악수업은 하지 않았다. 항상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할까’, ‘어떻게 하면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런 고민은 코다이 음악교육, 무브먼트 감상활동, 달크로즈 활동 등 새로운 교수법을 연구하게 했다. 특히 코다이 음악교육은 반주 없이 손기호로 음정, 박자를 익히기 때문에 내청력과 독보력 등 음악의 기초를 탄탄하게 했다.
“음악은 듣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경험하는 거예요. 단순한 소리뿐만 아니라 리듬놀이, 박자놀이 등의 입체 활동으로 확장되면 학생 스스로 즐겁게 음악에 참여하게 됩니다.”
결국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스스로 익히고 즐기는 음악’이다.
이외에도 창의적 표현활동과 음악 치료, 그림책 관련 음악 활동들을 해 왔다.
“정서적인 장애가 있거나 다툼이 있을 때 악기 연주를 하게 해요.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리고 평소보다 마음이 열리지요.”
한발 앞선 수업 실기
그는 국어, 재량(중국어), 즐거운 생활 등 많은 수업 실기대회에 참여했다. 승진보다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늘 한 발 앞선 수업을 선보였다. 결과도 좋았다.
“무조건 외우게 하는 수업이 답답했어요. 항상 어떻게 알아 가느냐에 초점을 맞췄죠. 그리고 배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 녹여내고, 응용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공개수업에서는 하고 싶은 악기로 합주를 하거나, 운동회를 즉흥연주로 표현하게 했다. 친구의 힘든 마음을 악기 연주로 달래게도 했다.
“더 이상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가 음악을 잘하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즐기느냐가 중요하죠.” 6학년 수업에서는 도덕과 국어를 재구성해 자존감 코칭을 시도했다. “친구의 단점과 장점을 찾아주고, 단점을 강점으로 바꿔주는 과정을 거칩니다. 한순간 자기도 모르게 생겼던 벽과 가면이 사라지지요. 자존감은 타인과의 관계회복이 기본입니다.”
상담자, 위로자, 실버 선교사로 살고파
그는 요즘 멘토링 코칭과 음악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아이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함께 하며, 마음을 열게 한다.
학교를 떠나서는 노인들에게 위로자가 되는 게 꿈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상담 기법으로 노인들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에요. 제 인생의 멘토인 친정아버지 말씀처럼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들을요.”
그리고 더 연결된다면 중국권 실버 선교사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2006년 한내초에 있을 때 반 전체 특색 활동으로 중국어를 익혔어요. 그 때 중국어 연극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경기도 다문화 축제 행사에서 공연을 했었어요. 지금도 꾸준히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요. 섬기는 마음, 섬기는 리더십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