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가르치는 일이 큰 기쁨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우리지역에 창의력 교육의 붐을 일으킨 관산초등학교의 이정화 교감 선생님입니다. 이정화 교감은 “이제는 융합 교육이 대세”라며, “책 속의 지식을 배우고 익혀 또 다른 지식으로 발전시켜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새하얀 눈이 흩날리는 날, 관산초등학교의 이정화 교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호기심 많은 꼬마 과학도, 이정화
어린 시절의 이정화 교감은 호기심 넘치는 학생이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알아내고, 신기한 것이 있으면 꼭 만져봐야 직성이 풀렸다. 한번은 수은이 신기해서 들여다보다가 바닥에 쏟기도 하고, 무지개가 보이는 프리즘을 닦다가 깨트리기도 했다. 과학 시료나 도구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과학실험을 하고, 연구 발표회도 나가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과학 부장이셨어요.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과학실을 교실로 사용했는데, 그때 청소담당을 하면서 실험도구와 시약들과 친해졌죠.”
중, 고등학교에서도 과학 성적은 늘 만점이었다. 특히 과학, 화학, 물리과목은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그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밑거름이 되었어요. 그때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선생님 말씀이 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 또, 잘하는 사람이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면서 배워간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발명, 창의력 교육의 전도사
그는 교사가 되어서도 늘 과학을 가까이했다. 초임 때부터 과학발명 교육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 영재동아리를 만들어 지도했다. 본격적으로 창의력 교육을 시작한 건 1999년이다.
“파주 연풍초등학교에서 창의력 교육 논문발표대회 준비를 하면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꾸준히 실천했어요.” 그런 그의 열정은 2005년 절정에 이른다.
“파주 검산초등학교가 경기도 창의력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4년 동안 창의력 교육에 매진했어요. 과학 동아리와 많은 대회에 출전했지요.”
원당초등학교에서도 그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환경이 열악한 원당초에 영재학급과 과학 동아리를 만들고, 고양시의 과학 선도반까지 이끌었다. 그의 못 말리는 실험정신은 대학연구진과 구조재료공학, 태양에너지 순환까지 연구하게 했다. 발로 뛰어 터득한 지식은 초등학생용 자료로 쉽게 만들었다. 그 결과 수차례에 걸쳐 논문상을 수상하고, 수업실기 최우수 교사상, 발명교사 1등급, 올해의 과학교사상 등을 수상했다. 이외 과학관련 연수의 지도강사로 활동하며, 창의력 교육에 기여해 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값진 교육
창의력 대회는 1회부터 참가했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알아가는 과정이 재밌어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휩쓸었다. 2005년에서 2008년에는 과학기술부장관상 등 800여명의 학생들을 입상시켰고, 전국대회 학교 단체상도 10회 이상 수상했다. 2010년에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한국 최초 은상을 수상하며, 창의력 교육에 한 획을 그었다. “논제가 주어지면 그것을 풀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어요. 대학논문도 찾아보고,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배우기도 했어요.”
세계대회를 준비할 때는 원서를 분석하고, 창의력에 대한 관점을 미국식 한국식으로 구분해서 연구했다. 덕분에 학생들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면 생각이 깊어지고, 학습 능력도 좋아졌다. “초등학생이 수준 높은 과학이론을 이해하고, 창의력 과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것은 단기간에 한 영역을 깊이 있게 학습하는 몰입교육의 효과입니다. 결과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욱 갚진 것을 얻지요.”
교육 나눔 이어 갈 터
그는 지난 세월동안 꾸준히 교육 나눔을 실천해왔다. 20여 년간 걸스카우트 대장, 부대장, 기본훈련강사, 상급훈련강사, 전문 강사, 지국구연합회 사무장 등 다양한 활동으로 전국적인 나눔 봉사에 앞장섰다. 각종 강의 봉사도 열심히 했다. ‘창의력 교육의 마이다스 손’, ‘수상제조기’ 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달리 그는 늘 베풀기를 좋아했다.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배움을 원하는 학생들은 무료로 사사교육을 했어요. 그 친구들이 원하는 학교로 갔다며 찾아올 때 정말 보람 있었죠.”
그는 앞으로도 교육 나눔을 이어갈 생각이다.
“당장은 관산초등학교에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과학 동아리를 꾸리려고요. 관산초 아이들에게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성취감을 맛보게 하고 싶어요. 스스로를 발전시킨 기억은 평생 각인되어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거든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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