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자녀의 영어, 원어민과의 어색하지 않은 몇 마디 대화에 만족해하는 부모들이 많았다면 중학 영어는 다르다. 당장 영어 시험점수가 등급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성적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초등영어와 중등영어는 그 간극이 크다. 초등시절에는 회화위주의 영어를 접한 경우가 많다면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영어 학습의 필요성이 커진다. 대충 얼버무려서 말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표현을 골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초등영어와 중등영어의 간극,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겨울방학에서부터 중학교에 입학하는 3월초까지는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다. 차근차근 중학교 진학 이후의 영어에 대비하자.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도움말 석권학원 박석권 원장, 원선생영어교실 원창업 원장
실력의 우열이 가시화되는 중등영어
외부지문과 문법 가미된 서술형 문항 등 부담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가 원어민회화나 영어도서관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면 우리나라에는 등급을 나누는 시험이라는 게 존재한다. 시험을 통해 실력의 우열이 가시화된다. 시험에 강한 중등영어실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시기이다.
중학 영어 교과서에서의 내용만 봐서는 난이도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으로 중학교마다 프린트 등 외부지문에서의 시험출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이야기로 난이도가 높고 지문의 양이 많은 외부지문이 출제되고 있어 학생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긴 지문을 통해 문장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또한 서술형, 논술형 문항의 출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초중고 서술형, 논술형 시험문제의 출제 비중을 전체 문항의 35%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학영어시험에 있어서도 서술형, 논술형 문제의 출제비중이 높아진 상태로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높아졌다. 특히 이 서술형, 논술형 문제에 문법이 가미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어 문법을 모르면 답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많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권학원의 박석권 원장은 “문법을 요하는 서술형, 논술형 문항에서 학생들의 오답이 많이 난다. 서술형문항에서 30~40점을 잃고 나면 60~70점밖에 남지 않는다”면서 “문법 개념 정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술형, 논술형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의 1등급, 혹은 2등급을 가르는 중요한 변별력이 되고 있다.
원선생 영어교실의 원창업 원장은 “중학 영어 시험에서 100점 맞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그만큼 쉽지 않다”며 “교과서 난이도 보다 훨씬 높은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문법, 관련 문장을 반복해 말하며 훈련
적용문제 풀기로 실력 다지기
시험에 강한 중등영어 실력을 쌓기 위해 예비 중1은 지금부터 어떠한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문법의 개념정리부터 해 두는 것이 좋다. 먼저 예비 중1이 머지않아 접하게 될 문법을 살펴보면 문장의 기초, 동사의 종류, 품사의 종류, 시제, 수의 일치, 시제의 일치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중1의 시기에는 긍정문, 부정문, 의문문, 명령문 등의 문장의 종류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5형식의 문장을 구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조동사, be동사, 일반동사 3가지를 이해하되 문장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진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명사, 형용사, 부사 등 품사에 대한 내용은 대화, 또는 예제 위주로 접근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과거, 미래, 현재완료, 진행 등 12시제를 제대로 구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주어가 단수냐, 복수냐에 따라, 혹은 시제에 따라 동사를 일치시켜 활용할 줄 아는 문법적 지식 등도 필요하다. 이후 중2, 중3에 올라가서는 관계사와 to부정사, 동명사, 분사 등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
문법은 일단 이해를 했다면 꾸준한 반복학습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문법을 지식으로만 알 것이 아니라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체득할 수 있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 관련 문장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문법과 관련된 핵심키워드를 활용한 문장을 입으로 반복해 말하면서 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수시로 적용문제를 풀어봄으로써 개념으로 이해한 문법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휘가 강하면 문법 장애물 수월하게 넘어
어휘, 문장과 함께 통으로 섭렵하라
중학영어에서 문법과 함께 놓쳐선 안 되는 것이 ‘어휘’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양한 어휘가 등장하는 긴 지문을 소화할만한 중등영어실력을 갖추려면 어휘학습이 중요하다. 박석권 원장은 “어휘가 탄탄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죽지 않는다. 자신감을 갖고 영어 수업에 임할 수 있다”면서 “단어를 많이 알면 ‘문법’이란 난관에 부딪혔을 때 그 장애물을 넘고 헤쳐가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거꾸로 단어를 많이 모르면 문법이란 큰 파도가 닥쳐올 때 영어를 싫어하게 되기 쉽다”고 했다. 특히 문법은 반복해서 학습하면 어휘에 비해 단기간에 섭렵할 수 있지만 어휘의 경우, 짧은 기간에 정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어휘학습이 중요하다.
원창업 원장은 “고3수능 점수에서 90점 이상을 받으려면 7천 단어를 알아야 함을 감안할 때, 중1의 경우 3천~4천 단어, 중학교를 통틀어서는 5천 단어 내외의 어휘실력을 갖추면 최상위권의 영어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특히 “겨울방학부터 중학교 진학 전까지의 시기를 5형식에 필요한 필수동사 5백 개를 외우는 시기로 삼을 것”을 권하며 “각 형식의 필수 동사를 외우면 중학영어가 한결 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쓸 수 있는 기본 실력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동사를 무턱대고 외우기보다는 반드시 예제 문장과 함께 외워야 한다는 것이다. 동사가 들어간 문장을 함께 통으로 외워야 원하는 문장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쌓이기 때문이다.
박석권 원장은 단어를 외우는 것과 관련해 “예전에 많이 했던 연습장에 까맣게 쓰며 단어를 외우는 방식은 권하지 않는다”면서 단어를 외우는 좋은 방법으로 연상법을 추천했다. 연상법에는 소리연상과 시각적 연상이 있는데 소리연상은 소리와 단어를 연결해 연상하는 방식이고 시각적연상은 이미지랑 단어를 연관시켜 연상하는 방식이다. 가령 bear의 경우 침대 맡에 놓여진 곰인형을 보고 ‘아, 그래 저게 bear였지’하며 이미지랑 단어를 연관지어 연상하는 것은 시각적연상이다. ‘곰을 산에서 만나면 베어야지’라고 소리로 연관지어 연상하는 것은 소리연상이다.
여러 방법으로 단어를 외웠다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누적복습을 통해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제, 또는 일주일 전 외운 것을 수차례 재차 반복해 다시 보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리스닝, 숙지된 문장 반복 청취해야
영어실력 향상위한 절대 독서량 채워라
리스닝 실력은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 듣고 말하기 위주의 영어공부를 했던 초등생들은 리스닝 실력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나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리스닝 실력은 꾸준히 키워나가야 감을 잃지 않고 레벨업 할 수 있다. 박석권 원장은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 아닌, 국내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모르는 문장을 반복해 듣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며 “반드시 숙지된 내용의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 들어야 리스닝실력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대본을 먼저 본 후, 대본 옆 해석을 보며 내용을 숙지한 후 영어대본을 보며 들을 것”을 권하며 “이렇게 3개월 정도만 연습해도 듣기실력이 크게 향상된다”고 말했다.
평소 영어로 된 이야기책을 많이 읽는 것도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원창업 원장은 “학교에서 배우는 양만으로는 영어실력을 높여줄 절대 독서량을 채우기 어렵다”면서 중1을 위한 영어도서로 Oxford Book에서 출판된 ''Book worms library series'' 를 추천했다. 톰소여의 모험, 소공녀, 셜록홈즈, 로미오와 줄리엣, 정글북 등의 주옥같은 명작들을 영어도서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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