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무섭게 치솟아 오르고 돈의 가치는 한 없이 떨어지다 보니 이제 친구나 지인을 만나는 일조차 부담스럽다. 동네 평범한 백반도 6천원, 조금 더 욕심을 내 괜찮은 곳으로 가려면 1인당 식사비용이 만원을 훌쩍 넘기 일쑤다. 하지만 부천 상동 세이브존 뒷골목에 가면 만 원 한 장으로 두 명이서 밥도 먹고 차까지 마실 수 있다.
지역 상권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파괴를 선택했기 때문.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이 필요하겠지만 워낙 불경기라 내 지갑 사정이 얇다보니 출혈경쟁으로 인한 가격파괴도 반갑기 그지없다.
대표적인 곳은 ‘한방 전주 콩나물 국밥’집이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 먹기 좋은 콩나물 국밥, 게다가 이곳의 콩나물은 구기자, 오미자, 당귀, 황기 등의 한방 재료로 키워낸 건강식품이다. 개운한 콩나물 국물에 날계란을 깨서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따뜻한 밥 한 술 뜨는 그 맛 덕분에 추위로 얼어붙은 헛헛한 속까지 녹여 주는 듯하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인 콩나물 국밥은 단돈 3800원. 특히, 이곳은 지역 내 홀몸어르신에게 식사대접을 할 만큼 동네에서 좋은 일을 하는 가게이기도 하다.
그 옆에 자리한 ‘용가리 통뼈 해장국’ 역시 가격파괴 대열에 가담했다. 지난 2월 7일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의 메뉴는 뼈다귀 감자탕으로 1인당 5천원이지만 포장해갈 때는 4천원이다. 특히, 오픈 기념으로 감자탕 3인분을 1만원에 포장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만큼 알뜰하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싶은 주부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포장하길 바란다.
콩나물국밥과 뼈 해장국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면 이제 입가심으로 후식을 즐길 시간이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가 수두룩한 요즘, 보통 브랜드 커피를 마시려면 최소 3500원에서 최대 7000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천 원짜리 한 장이면 충분하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인 ‘커피에 반하다’에서는 아메리카노가 단돈 1천원, 카페라떼가 2000원이다. 또 맞은편에 있는 커피전문점 ‘카페 시티’에서는 아메리카노 L 사이즈가 990원, XXL 사이즈가 1990원이다.
‘커피에 반하다’ 관계자는 이렇게 쌀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박리다매 전략으로 직거래방식을 통해 원두 입고가격이 저렴한데다가 불필요한 광고 없이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 승부를 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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