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생님-목공예 작가 가람초등학교 정세호 교장선생님

“역사를 품은 목공예, 그 속에서 진짜 삶을 배워요”

지역내일 2014-06-29

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그 나무를 만지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그 속에서 진짜 삶을 배워가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목공예 작가로 유명한 가람초등학교의 정세호 교장선생님입니다. 역사의식이 깃든 작품을 만드는 그는 목공예 동아리를 통해 재능을 나누고 있습니다. 목공예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직접 배우고 가르치는 가람초등학교의 정세호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뚝딱뚝딱 목공예 작가, 정세호
정세호 교장은 목공예 작가다. 제재소(製材所)집 아들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나무를 좋아했다. 그 끌림으로 목공예에 발을 들이게 됐다.
“대학교 1학년 때 제재소 옆으로 목공예 공방이 들어왔어요. 오가며 눈도장을 찍다가 목공예를 배우게 됐죠. 작품 구상부터 설계까지 꼼꼼히 배웠어요. 그 때는 다듬지 않은 나무의 거친 냄새가 참 좋았던 거 같아요.”
성균관대학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시골로 첫 발령이 났다. 그곳에서 나무뿌리를 이용한 목공예에 한동안 빠져 지냈다. 학교생활이 바빠지면서 목공예는 아예 잊고 살았다.
수십 년이 흐르고, 덕은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목공예를 시작했다. 방과후와 주말을 이용해 만든 풍차와 첨성대, 봉수대, 등대, 장승 등의 대형 조형물은 덕은초에 남겨뒀다. 



역사의식 깃든 미니어처 만들어
요즘은 건축물 미니어처(miniature)를 만들고 있다. 실제 건축물들을 축소했지만 건축양식은 그대로다. 우리의 자랑인 거북선은 3척이나 만들었고, 수원화성, 다보탑, 석가탑, 종각도 그대로 재현해 냈다. 루이비드 2세가 지은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b Neuschwanstein)은 학교도서관에서 그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알려진 인도의 타지마할(T?j Mahal)도 3개월에 걸쳐 완성 중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타지마할은 인도의 대표적인 이슬람 건축으로 궁전형식의 묘지에요.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이 왕비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며 건축한 것이에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어요.”
작품엔 그의 손길과 역사의식이 깃들어 있다. 단순한 미니어처를 넘어 삶이 들어있다.
“매우 정교한 작업이에요.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기 때문에 역사와 건축 공부를 해야 해요. 다음 작품은 불국사를 구상하고 있어요. 완성하는데 5개월 정도 예상해요.”


위안을 주는 목공예 동아리
그는 노작교육(勞作敎育)을 강조한다. 그 일환으로 목공예 동아리도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목공예를 합니다. 우리도 노작교육을 해서 자력구제(自力救濟)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을 길러야 해요. 우리 본성이 만드는 걸 참 좋아하잖아요.”
학생들은 안전교육을 시작으로 나무 자르기와 못 박기를 배운다. 익숙해지면 형체를 만든다. 자료조사부터 설계, 공정과정을 제대로 배우니 원하는 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집중하면 세상사를 잊어버리거든요. 마음이 편하고, 용서가 되고요. 상처가 있던 아이도 나무를 만지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어요.”
목공예 동아리는 4학년을 대상으로 각 반에서 한명씩 뽑아 15명으로 꾸렸다. 매년 신입생을 받아 4,5,6학년 통합 동아리가 됐다. 수업은 2시간.
“7년 동안 목공예 동아리를 지도했네요. 3년쯤 되면 나무 자르기와 못 박기가 자연스럽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힘이 생겨요. 물론 지구력과 집중력, 창의력도 길러지지요.” 



목공예 체험학교 열고파
그는 나무를 만지며, 꿈을 꾸었고, 또 다른 삶에 눈을 뜨게 되었다. 동료 교사들에게도 연필꽂이를 나눠주며 꿈을 선물한다. 이름을 새기는 건 각자의 몫이다.
“레이저로 이름을 새기라고 하면 겁을 내요. 하지만 직접 해보면 스스로 단단해지죠.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무엇이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세요.”
작품이 모아지면 작은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정년퇴임 이후가 되겠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올 여름 정년퇴임이에요. 앞으로 2,3년 작업을 마무리해서 미니어처 건축 전시회를 열 생각이에요. 동서양의 유명한 건축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을 거예요,”
내년엔 당장 배다골 테마파크에 목공예 공방을 열 예정이다. 먼 미래에는 그의 이름을 내건 목공예 체험학교를 열고 싶다고.
“초등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이 되었으면 해요. 나무로 만든 작은 열쇠고리부터 문패, 볼펜 등 직접 만들고, 전시도 할 수 있는 곳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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