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서 공감, 비판까지 나아가야 좋은 책읽기 된다’

지역내일 2014-07-09

책읽기는 학습력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 또한 책읽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와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능력까지 갖춘다면 진정한 인재로 인정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짧은 시간 동안 훈련을 한다고 해서 키워지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접하고, 그 내용을 제대로 자기 것으로 소화한 뒤라야 다른 사람을 논리로서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잡아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초중등부 학생의 독서 교육은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고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 능력이 부족하면 국어 과목이나 글쓰기뿐만 아니라 학습에 있어 전반적인 부진을 가져 오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모국어의 기반이 탄탄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강한 국어의 힘은 모든 학습의 저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책읽기가 초중등부 아이들에게 어떤 차원으로 다가가는 게 맞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책읽기의 1단계는 ‘놀이’이다.
 가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묻는다.
 “선생님은 언제부터 책을 좋아했어요?”
그럴 때마다 어린 시절 얘기를 들려주고는 한다. 글자를 모르던 시절, 오빠들이 보았을 커다란 그림책을 가지고 집을 만들고, 담장도 만들며 동생과 놀았다고. 너희들은 그렇게 안 놀았니? 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그럴 시간이 없어요!”
이런 대답을 듣고 있다 보면, 이제 아이들에게 책읽기가 즐거움이 아니라 숙제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책을 가지고 놀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혹여 시간이 남는다고 해도 스마트폰이라는 진짜 똑똑한 ‘녀석’이 아이들의 틈새 시간에 더 큰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시작은 놀이라고 해주고 싶다. 문자를 읽는 재미가 그 어떤 재미보다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일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읽기 자체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그 아이가 흥미있는 분야를 먼저 추천해 주는 일이 중요하다. 지식만을 채우기 위한 책보다는 즐거움을 느끼며 책 읽기를 한다면 스마트폰이 주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차원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읽기의 2단계는 ‘공감’이다.
 초등부에서 <잔소리 없는 날>을 수업하는데, 시작도 전에 한 아이가 말한다.
 “선생님, 저도 푸셀처럼 잔소리 없는 날을 정해달라고 엄마한테 말했어요.”
 “우와~ 정말 재미있겠다.”
장단을 맞춰 주자 다른 아이들 역시 자신들도 그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렇게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할 때 자신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낸다.
 또, <리버 보이>라는 중등부 책을 수업 할 때에는 이 책에서 ‘강’은 인간의 삶을 비유한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자 자신들의 삶은 강의 어디까지 흘러 왔는지, 앞으로 어디까지 흘러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렇듯 책을 읽으면서 그냥 간접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내 삶에서 공감하는 부분을 이끌어 내는 일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 속 나비가 날개짓을 한다면 책읽기를 제대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읽기의 3단계는 비판이다.
 “이 책에서 진휘의 말이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요. 그냥 버릇없는 아이처럼만 느껴져요.”
 <진휘 바이러스>수업을 할 때 한 아이가 던진 말이다. 어른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진휘라는 아이가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소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아이는 작가가 ‘진휘’를 그냥 멋지게만 표현하려고 했지, 그런 행동에 정당성이 없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가끔 아이들이 스폰지 같을 때가 있다. 그냥 가르쳐 준 대로 빠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면 내가 뱉어 내는 말의 영향력이 두려워 수업 중에 단어를 골라내는 작업을 계속 머릿속에서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래서인가 선생님 말에 문제를 제기한다든지, 책의 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아이들이 표현을 할 때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갑다. 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좀더 다른 방식으로 책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책읽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차원의 책읽기는 어른도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반짝거리는 생각을 표현할 때면 우물 속 보석을 보는 듯해 두레박으로 그 보석을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책읽기가 포함하고 있는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사실 그 모든 영역을 아이들 손에 쥐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 안에 들어와 있는 무한대의 영역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책읽기 교육이다. 책을 놀면서, 공감하면서, 비판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읽기와 글쓰기 전문 리딩엠에서 최상의 책읽기 환경을 갖추고, 배경지식과 사고력,창의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글쓰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해 학교에서 존재를 인정받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인영원장


책읽기와 글쓰기 전문 리딩엠 원장 이인영
www.reading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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