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을 내린 영화 [역린]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중용 23장>의 내용이 인용되었다. 대략적 내용은 ‘작은 일에도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나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것이다. 한마디의 한자로 말하면 ‘정성 성(誠)’자 일 것이다. 정성스럽다는 말은 그렇게 작은 일에도 최선의 마음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요즘 국어 공부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정성 성(誠)’자이다. 온 마음을 기울이면서 알고자 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다른 용어로도 있다. 무엇인가에 대한 ‘승부욕’, ‘끈기’, ‘집중’ 등등의 말이 유사한 의미일 것이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 많이 있는 경우가 ‘내신 성적’은 잘 나오는 데 ‘모의고사’ 성적이 미흡한 학생이다. 혹은 고1, 고2 까지는 국어영역이 늘 1등급이었는데 고3이 되면서 2,3등급으로 떨어지는 학생도 영화 [역린]의 마지막 장면의 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세상’ 혹은 ‘모의고사 성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바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집중력과 정성 내지는 승부욕과 끈기에 의해서 세상은 바뀌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만나는 학생들 중에는 진정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만 학습태도가 갖춰지지 않은 학생도 있고, 반대로 학습태도는 있는데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학생도 있다. 전자의 학생은 주로 고3에 많이 있다. 후자의 학생은 고1,2에 주로 있다. 공부하려는 열정은 있는데 그동안 워낙 공부를 안 해서 책만 보면 졸음이 오고 힘겨워하는 학생은 그래도 조금씩 가르치면서 나아갈 수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 하고자하는 ‘정성 성(誠)’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학습태도는 있는데 ‘영혼이 없는’ 공부를 하는 학생은 선생이 그 학생의 내부를 한 번 휘저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마나한 헛공부일 뿐이다. 내신 성적도 80점이나 90점은 나오고 모의고사도 잘 나오면 1,2등급도 나올 수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어려운 시험이나 고3이 되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님이 보기에는 모범생이고 착한 학생이지만 학원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유형의 학생이기에 특별 관리 대상이 된다.
고3이 되어서 학습태도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나 고1,2때 ‘영혼이 없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필요한 것은 ‘작은 일에도 최선의 마음을 기울이는’ 정성스런 마음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최선을 다해야 할 ‘작은 일’이다. 고3과 수능 수준의 국어에서는 ‘작은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학에서 ‘비유’, ‘반어’, ‘역설’, ‘대구’, ‘이미지’, ‘통사구조’, ‘체념’, ‘원망’, ‘그리움’, ‘외로움’... 등이 ‘작은 일’이다. 이것들의 개념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작품과 문제 등을 통해서 다져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다녔던 고3 중 백석고 박지현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중학교 다닐 때도 공부를 곧잘 하는 학생이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반에서 1,2등을 하는 학생이었다. 모의고사도 대부분 국어는 1등급, 영어도 1등급, 수학은 2등급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한 과목이라도 등급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데에 있었다. 목표로 하는 연세대의 수시합격 자격기준이 국영수 합이 4등급이기 때문이다. 국어 한 과목이 2등급만 나와도 수시합격은 물거품이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현이는 ‘논술’ 준비도 2년 넘게 최선을 다했고, 수능도 목표한 대로 국어 1등급, 영어 1등급, 수학 2등급을 맞았다. 결국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입학했고, 1학기 때는 장학금도 받았다.
지현이는 성공 사례에 해당하는 학생이다. 그만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하는 승부욕이 있었고, 자신의 목표로 정한 것을 꼭 이루려는 욕망이 강했다. 그리고 고 1때부터 최선을 다해 국어의 ‘기본’, ‘작은 일’, ‘개념’을 익혀왔다. 아마도 중용에 나오는 ‘정성 성(誠)’의 개념에 가장 근접한 학습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국어의 그 어떤 문제든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은 바로 고1 때부터 다져진 ‘작은 일’에서 나오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도 진실된 공부를 시작하면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정성스럽게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스스로 하든 어느 멘토를 만나 깨우쳐서 하든 온 마음을 기울여 공부할 때 ‘나’와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영화 [역린]은 ‘나’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린]의 정조가 이번 6월 모의고사를 보았다면 국어 과목은 틀림없이 100점을 맞았을 것이다.
글사랑 국어학원
원장 서화범
문의 031-917-241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