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입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천고인비(天高人肥)의 계절이라 칭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내 잃었던 입맛이 서늘한 바람과 함께 되돌아와 자꾸만 맛난 음식을 찾게 되니까요. 가을이 오는 길목, 매콤 달콤한 닭갈비는 어떨까요?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시는 매년 가을 닭갈비축제를 열고 있는데요, 2008년부터는 막국수축제와 통합해 동시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춘천역 앞에서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참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60년대 말 춘천서 숯불에 구워 팔던 것에서 시작
닭갈비는 이름에 갈비가 들어있다고 해서 닭의 갈비 부분만을 이용해 요리하는 것은 아니다. 뼈째 토막 낸 닭을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마늘 생강 설탕 등으로 만든 양념에 7~8시간 재웠다가 고구마 당근 양배추 양파 파 가래떡 등의 재료와 함께 철판에 볶아 먹는 요리로 상추와 깻잎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강원도 홍천에서 유래한 향토음식이지만 흔히 춘천 닭갈비라고 불린다.
춘천 닭갈비는 1960년대 말 선술집의 숯불에 구워먹는 술안주에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춘천 중앙로에서 돼지구이를 팔던 김영석씨가 어느 날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려워 닭 두 마리를 사 토막을 내 돼지갈비처럼 양념에 재웠다가 숯불에 구워 ‘닭불고기’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춘천식 닭갈비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 먹는 것이지만, 닭갈비의 시초는 숯불에 구워먹는 식이었던 것이다.
이후 1970년대 들어 춘천의 번화가인 명동 뒷골목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닭갈비집이 생겨나고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휴가 나온 군인들로부터 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각광받았다. 닭갈비는 지금도 그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당시에는 닭갈비 한 대 값이 100원 정도로 매우 싸서 ‘대학생갈비’, ‘서민갈비’라 불렸다. 춘천에서 특히 닭갈비가 발달한 연유 중 하나는 당시 춘천지역에서 양계가 성해 도계장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사랑받는 닭고기
닭고기는 백색육(White Meat)으로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과 염류 함유량이 적어 맛이 담백하다. 닭고기의 섬유소는 부드럽고 씹기 편해 소화율이 높으며 향이 부드러워 다른 향신료나 식품과의 조화를 잘 이룬다. 닭고기에는 비타민 A의 함량이 비교적 높고, 내장과 껍질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닭 가슴살은 22.9%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동물성 식품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지방함량은 1.2%로 매우 낮아 맛이 담백하다. 다른 육류에 비해 칼로리 또한 낮아 151Kcal/100g 정도로 체중 조절이 필요한 운동선수나 모델,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필수 건강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동네 맛있는 닭갈비집을 찾아서
15가지 한약재 이용한 양념, ‘춘천숯불닭갈비화로구이’
황기 엄나무 당귀 등 15가지 국산 한약재를 첨가해 만든 양념으로 하루 동안 재운 닭갈비를 강원도 횡성에서 가져온 참숯에 굽는다. 춘천 양계농장의 무항생제 사료로 키운 신선한 닭을 원적외선 초벌구이를 거쳐 참숯에 구워 기름기를 빼는 대신 육즙과 참숯 특유의 향은 살리고 구수한 불맛을 느낄 수 있다. 더욱 특별한 닭갈비를 원한다면 직화로 구워내는 ‘인삼왕닭갈비’를 주문해 보자. 인삼 효소로 숙성시켜 인삼의 향긋함이 배어있는 이 집의 특별 메뉴로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보양식 대신 찾는 고객들이 많다. 된장국에 볶음김치와 소세지, 계란프라이를 얹어 양은도시락에 담아내는 ‘추억의 도시락’과 시원한 육수에 직접 담근 열무를 얹은 ‘열무 막국수’도 이집의 개성이 담긴 메뉴다.
영업시간 오후 5~12시, 매주 화요일 휴무
위치 일산서구 대화동 2142-1 문의 031-919-1417
일산 닭갈비 맛집으로 유명한 ‘춘천명동1번지닭갈비’
주인장이 춘천에서 11년간 닭갈비집을 운영하다 일산으로 이전해 개업한 집. 이름난 맛집답게 가게에 들어서면 벽면에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각종 양배추, 고구마, 가래떡 등과 닭갈비를 볶아 먹는 춘천식 닭갈비집인데 특이한 점은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양배추에서 나오는 수분을 이용해 닭갈비를 볶는다는 것. 그래서인지 기름기가 적고 이집만의 비법 양념장의 칼칼한 맛이 살아있다. 이집의 또 다른 특이점은 추가 주문을 받지 않는 것. 따라서 처음부터 원하는 양을 확실히 주문해야 한다. 조리 시간이 30분 정도 걸리므로 양을 추가해 볶으면 맛이 처음과 같지 않고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이다.
영업시간 오전 11~오후 11시, 연중무휴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686-9 문의 031-912-9989
30년 전통의 손맛, ‘참숯닭돼갈비’
30년 동안 돼지갈비를 요리해 온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닭갈비 맛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 닭갈비를 양념에 재워 숙성시킨 후 참숯에 구워 기름에 볶는 춘천식 닭갈비와 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닭돼갈모듬’을 선택하면 닭갈비와 돼지갈비 둘 다 맛볼 수 있고, 오징어와 새우도 곁들여 나와 육해공의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돼지갈비나 닭갈비 모두 1인분에 250g으로 양도 넉넉한 편. 갈비를 즐긴 후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김치말이국수를 3천원에, 평일 점심에는 갈비정식을 7천원에 선보이고 있다. 뚝배기에 끓여 나오는 계란찜과 된장찌개는 매콤한 닭갈비와 맛의 조화를 이룬다. 반찬들은 매일 아침 만드는 것으로 주인장의 손맛이 더해져 정갈하다.
영업시간 오전 11~오후 11시, 휴무 없음
위치 일산동구 백석동 1158-3 문의 031-902-7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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