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문을 열자마자 IMF를 맞아야 했다. 18년을 이어오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꿋꿋이 음식의 정석을 지켰고 한결같이 갈비 잘 하는 집이라는 칭찬을 받아왔다. 설문동에 위치한 갈비전문점 ‘우리동네’ 이야기다.
처음 문을 열던 해 만큼이나 경제 상황이 어려운 요즘, 갈비전문점 우리동네가 풍성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돼지갈비를 먹은 만큼 포장해주는 1+1 행사다.
1+1 먹은 만큼 포장해가는 돼지갈비
파격적인 이벤트인 만큼 의혹의 시선도 많다. 어떤 고기이기에 먹은 만큼 줄 수 있냐는 것이다. 갈비전문점 우리동네에서 이번 이벤트로 제공하는 돼지고기는 국내산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육질과 맛을 자랑한다.
양념은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약간 싱겁게 하고 LA갈비처럼 얇게 잘랐다. 집에서 숯불이 아닌 프라이팬에 구워 먹을 때 매장 안에서 먹을 때만큼의 맛을 내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동네 백승현 대표는 “매장에서 드신 만큼 고기를 포장해 드리는 건 경제가 어려울 때 함께 먹고 힘을 내자는 취지다. 박리다매해야, 즉 많이 팔아야 마진이 조금 남을 만큼 원가가 많이 들어간 돼지갈비이지만 많이들 오셔서 드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미 단골들에게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도시 아파트에서 고기를 직접 양념해서 먹기는 쉽지 않다. 저희가 정성껏 양념해서 만든 고기를 포장해가시면 아이들 도시락이나 반찬으로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네 사람들 곁을 지켜 온 돼지갈비집
설문동 갈비전문점 우리동네는 역사가 오랜 식당이다. 처음 문을 연 때 하필 IMF를 맞았다.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음식에 대한 고집 하나로 꿋꿋이 이겨왔다.
우리동네가 지켜온 원칙 하나는 정직이다.
백승현 대표는 “단체 손님이 고기를 먹으러 가면 정량을 속이는 곳도 있다. 다 드시고 나서 음식 값에서 할인을 해 기분 좋게 또 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오픈 초기에는 나도 그렇게 하라는 권유를 몇 차례 받았지만 싫다고 했다. 정량을 다 지켜서 주되 할인은 하지 않았다”고 초창기 에피소드를 말했다.
오해도 많았다. 값을 깎아 주면 더 좋아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었다. 하지만 음악과 꽃을 사랑하는 백승현씨 부부는 그런 꼼수를 쓰고 싶지 않았다.
“몇 년 동안은 오해를 받았는데 나중에는 알아주셨죠.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원산지도 의심하지 않는 단골이 되어주신 분들이 많아요.”
18년 쌓아온 신뢰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없기에 백승현 대표는 지금도 모든 재료를 정직하게 공개한다. 고춧가루는 국내산으로 구입해 김치는 직접 담근다. 국내산 돼지로 만드는 갈비 양념에는 과일을 갈아 넣어 부드럽고 깔끔하게 맛을 낸다. 음식에 중요한 물에도 신경을 쓴다. 우리동네에서는 지하 암반수를 뚫고 나오는 청정수로 모든 요리를 만든다. 우리동네 냉면은 ‘암반수 냉면’이라 불리는데 육수의 맛이 남다르다는 것이 백 대표의 설명이다.
꽃과 음악을 사랑하는 주인장 부부
백승현 대표 부부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예술을 가까이 하는 부부다. 백 대표는 교회 합창단 바리톤, 부인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플라워 디자인을 한다. 1500평의 넓은 부지에는 백 대표 부부가 정성스레 가꿔 온 정원이 있다. 과실나무와 꽃나무, 허브와 다육식물 등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봄에는 철쭉이 장관을 이루고 한 여름에는 세 곳에서 분수가 나오는 시원스런 풍경도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려 시골 외갓집에 온 듯 정겹고, 겨울철에는 상록수의 푸른 잎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고 낭만을 아는 백 대표 부부는 꽃이 피는 계절에는 감각 있는 이벤트도 연다. 5월 5일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방문객에게는 꽃을 나눠주는 것. 교회에서 봉사단으로 활동하는 만큼 이웃과 나누는 삶에 관심이 많은 백 대표 부부다.
100여석 독립된 단체석 연말연시 모임에 제격
설문동 갈비전문점 우리동네 백승현 대표는 정원의 잔디밭 공간을 이용해 플라워카페를 운영할 꿈도 꾸고 있다. 두 부부가 기르는 꽃을 나누고 음악을 함께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꾸며볼 생각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소모임도 좋지만 단체를 위한 모임에도 갈비전문점 우리동네를 활용해도 좋겠다. 주차공간이 여유 있고 음식을 먹고 나서도 정원을 둘러보며 담소를 나누기 좋아서다. 특히 지하 공간에 독립된 100여석 공간이 있어 연말연시에 뜻있는 시간을 나누기도 좋겠다. 이번 1+1이벤트도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문의 031-977-1122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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