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Talk 입학

설렘 반 걱정 반~입학 앞둔 아이와 엄마 이야기

지역내일 2015-03-09 (수정 2015-03-09 오전 7:25:40)

졸업할 땐 의젓한 ‘형님’이었는데 입학 날에는 어리숙한 ‘새내기’입니다. 초등부터 대학까지 똑같아요. 3월의 Talk에서는 입학을 앞두고 설렘만큼 걱정도 많을 예비 새내기들과 어머니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자라온 이야기부터 어머니들의 ‘그때 그 시절’ 이야기까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오마초등학교 입학 앞둔 임현우(8)군과 어머니 김은혜(40)씨
공부 어떻게 시킬까, 엄마들 커뮤니티도 걱정
너무 튀지도 처지지도 않는 초등학생 됐으면





현우 군 이야기, “축구하고 우쿨렐레 배우고 싶어요”
유치원 다닐 때는 블록 갖고 노는 걸 좋아했어요. 블록으로 건물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초등학교를 만들기도 했어요. 초등학교에 가면 친구들이랑 같이 축구를 하고 싶어요. 동네에 친한 형들이 방과 후에 많이 하는 우쿨렐레도 배우고 싶어요. 가장 기대 되는 공부는 수학인데 틀리면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걱정도 돼요.




엄마가 현우 만할 때는 “외할머니 댁에서 실컷 뛰어 놀았어요”
제가 현우 만할 때 아버지가 외국에 나가셨어요. 마산에 있는 할머니 댁에서 2학년까지 보냈죠. 마냥 놀았던 기억이 나요. 5일장 보러 다니고 논에서 뛰어다니던 기억이 많아요.




너무 처지지도 튀지도 않는 초등학생이기를
현우는 어릴 때 내성적이고 또래랑 놀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여 걱정했어요. 그런데 다섯 살이 되니 엄마보다 친구를 더 찾던데요. 초등학교에 가면 더할 것 같아서 내심 좋아요. 현우는 왼손잡이라서 무서운 선생님 만나 혼날까봐 걱정도 돼요. 또 옛날하고는 문화가 달라졌잖아요. 엄마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연결을 해줘야 하니까 그 부분이 가장 많이 신경 쓰여요. 요즘은 엄마 커뮤니티 때문에 6년 동안 이사도 못 간다잖아요.
저는 아이를 많이 놀게 해주는 편이라 주변에서 현우를 첫째처럼 안 키운다고 얘기해요. 엄마들 얘기 들어보면 딱 두 부류 더라고요. 저학년 때 확 잡아서 갖고 가야한다는 쪽이랑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는 쪽이요. 저는 후자에 속하는 편인데 요즘은 팔랑 귀가 돼서 어느 게 옳은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다 들으려고 쫓아다니고 있어요.
현우는 친구들하고 잘 지내요. 남자애라 공 하나로 모든 게 통하니 좋아요. 운동도 좀 시키고 놀이터에 가끔 나가면 잘 지낼 것 같은데 문제는 엄마죠. (웃음)
현우는 너무 튀지 않고 너무 밑으로도 빠지지 않고 딱 평균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너무 튀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거나 엄마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르면 교우관계 형성에 안 좋더라고요. 딱 무난한 아이가 돼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저현고등학교와 안곡중학교 입학 앞둔 차수민(17)군, 유민(14)양
내성적인 아들, 중학교 올라가는 딸 걱정돼도
아이들 스스로 잘 자라줄 거라 믿어요





수민 군 이야기 “원하던 학교라 만족, 동아리 활동도 기대돼요”
저현고는 공부를 많이 시킨다는 얘기를 듣고 이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학습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서요. 어릴 때부터 로봇을 좋아해서 로봇과학자, 공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학교에 가서도 로봇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대학 전공도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걱정되는 건 저현고 수학이 어렵다고 해서 잘할 수 있을지 하는 거예요. 그래도 학교시설도 좋고 동아리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더 많아요. 저현고는 3년 내내 검도를 가르쳐서 모두 1단까지 따게 한다고 해요. 저는 중학교 내내 검도를 해서 2단을 땄거든요. 그 점이 익숙하기도 하고 기대도 돼요.





유민 양 이야기 “새로운 학교에서 오는 친구들 궁금해요”
초등학교에서 항상 보던 친구들도 좋았지만 중학교에 가면 다른 학교에서 오는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싶어요. 중학교에 가면 공부는 더 열심히 할 거예요. 국제고에 가는 게 목표거든요. 아직은 꿈을 확실히 정하진 않았어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했던 노먼 벤슨 같은  의사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 내가 딱 되고 싶은 건 못 찾았어요. 중학교에 가서 생활하다 보면 나중에라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중학교 가서 걱정되는 건 하나, 혹시 선배들이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엄마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국토순례 계기로 성격 바뀌었어요”
중학교 때는 공부만 하는 소극적인 모범생이었어요. 대구에서 자랐는데 정말 학교 집 학교 집만 오가며 살았어요. 고등학교에 가서는 보다 활동적이었어요. 친구들이랑 국토순례에 참가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게 계기가 돼서 대학에 가서도 뭐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다행히 수민이 학교에서는 1학년 때 국토순례 프로그램이 있어요. 학교가 아니라도 아이를 한 번은 참여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참석하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너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극한의 것도 겪어보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수민이는 친구들이랑 친해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고, 유민이는 다른 학교 애들하고 섞였을 때 어떨까 하는 걱정이 있어요. 하지만 수민이는 자기가 원해서 가게 된 학교라 적극적으로 생활할 것 같아 안심이에요. 아이들이 너무 부모한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 가라고 늘 이야기해요.





경희대학교 입학 앞둔 박주연(20)양
특성화고등학교(이천 도예고)에서 꿈 찾아
흙으로 아이들 마음 보듬는 도예가 되고 싶어요





주연 양 이야기 “공부만이 전부라는 편견 버렸으면”
다섯 살 때부터 미술을 배웠고 그림이 좋아서 예고를 가려고 했어요. 봉일천중학교에 다닐 때 3학년 담임이셨던 조미랑 선생님이 어느 날 “도예고는 어떠냐”고 물어보셨어요. 무슨 학교인 줄도 모르고 그림이 아니라 도자기라면 무조건 싫다고 했죠.
선생님이 권하셔서 학교에 가봤는데 느낌이 좋았어요. 그해 여름에 도예고에서 중학생들 실기대회가 있었는데 입선을 했어요. 도예를 가르치신 선생님도 저한테 미술보다 도예에 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해주셨어요. 5개월 연습하고 도예고 시험을 보게 됐죠.
도예고는 기숙사라 처음에는 엄마 생각도 나면서 슬펐다가 친구들이랑 재밌다가 기분이 오락가락했어요. 2학년이 돼서 적응하고 나니 집보다 기숙사가 더 좋고 학교 활동도 좋았어요. 선생님들이 좋아서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이 노는 것처럼 느껴지고 재미있었어요.
선후배 관계가 밀접해서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에 자주 놀라왔는데 그러면서 대학생들을 자주 보고 친구들하고 대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학교에서도 취업보다는 진학을 더 권하는 편이에요.
1학년 때부터 경희대학교 도예과에 가고 싶었는데 합격해서 기뻐요. 대학에 가서는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많은 작품을 만들고 싶고 공모전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도 어린이 대상 봉사활동을 했고 대학교 가서도 더 크게 해주고 싶어요. 아이들 가르치는 게 좋아서 아동미술이나 심리치료 쪽으로 해보고 싶어요.




엄마가 주연 양 만할 때는 “춘천 떠나 서울에서 사회생활 시작했던 스무살”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고향 춘천에서 서울로 와서 선배들에게 일을 배우고 지내면서 그때 많이 어른스러워졌던 것 같아요. 주연이는 기숙학교에서 3년을 지내면서 저보다 더 먼저 어른스러운 면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대학생활도 잘 해나갈 것 같아요. 가서 술만 조심하면 될 것 같은데.(웃음)
집 떠나서 3년 생활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잘 보낸 것 같아요. 근처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면 주연이가 이렇게 성숙한 아이로 자라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도예고는 아이들이 많지 않아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부모자녀 관계처럼 밀접해요. 졸업식에 가보고 더 느꼈어요. 서로 잘 가라고 웃으면서 사진 찍다가 울다가 하는 모습이 진짜 가족하고 헤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얘가 집 떠나 3년을 학교에서 제대로 보냈구나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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