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5 FIFA 여자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해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두 번째 월드컵 진출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해 한국 여성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전반적인 사회구성원의 건강을 위해서는 엘리트 체육보다 생활체육의 육성이 중요하다. 우리 지역에는 여성 생활체육인들로 구성된 ‘고양어울림 여성축구단’이 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두 시간씩 주 3회 연습하는 생활체육인들
백석도서관 옆 백석근린공원 축구장. 아침 시간인데도 한 여름의 태양은 벌써부터 기세가 등등하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록빛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고양어울림 여성축구단’ 구성원들이다.
고양어울림 여성축구단(이하 여성축구단, 단장 고양시 생활체육회 여규설 운영위원장)은 지난 5월 22일 30명의 고양지역 여성 생활체육인들로 창단했다.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백석근린공원 축구장에서 갖는 연습 시간에는 항상 10명 이상의 단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코치는 고양시 생활체육회 소속 지도자인 유재선씨. 유 코치는 “축구가 실제 해보면 생각보다 위험한 운동이 아니다. 단체 운동이므로 단원 간 융화와 배려, 리더십 등을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축구
고양어울림 여성축구단원들은 축구를 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행신동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고 있는 단원 이순복(51)씨는 밤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주 3회 연습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함께 치킨 집을 운영하는 남편 이한중씨도 열성 축구단원인 아내를 둔 덕분에 덩달아 연습에 꼬박꼬박 참여하는데, “그라운드에서 애정 행각(?)으로 단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하루라도 연습에 빠지면 몸이 더 피곤해요. 축구 덕분에 아픈 데도 없고 성격이 밝아 손님들도 다 좋아하죠.(웃음)”
단원 김명희(44·대화동)씨는 8살과 13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건강이 좋지 않아 축구를 시작했다. “햇볕을 받으며 운동하면 육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저녁엔 아이들과 함께 공을 차며 놀죠. 큰 애는 엄마가 축구단원이라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해요.”
수학교사로 현재 육아휴직 중인 단원 정진자(42)씨는 “사설 축구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첫째 아들 승현(8)이와 소통하기 위해 축구를 시작했어요. 덕분에 아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됐죠”라며 즐거움을 전했다.
연습 후 함께 밥해 먹으며 이야기꽃 피우는 재미도 쏠쏠
사실 여성축구단은 2001년 말에 결성해 꾸준히 활동하다 3년간 활동이 중단됐었다. 구성원들이 뜻을 모으고 고양시 생활체육회의 도움으로 이번에 정식으로 재창단한 것. 그만큼 여성축구단은 끈끈한 유대관계를 자랑한다. 회장 전봉선(52)씨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격한 운동을 함께 하니 단원들 간에 서로 더 아끼고 챙겨준다”고 축구단의 장점을 전했다.
단원들이 신입회원을 잘 챙겨 주는 것도 물론이다. 지난 4월 입단한 정씨는 “운동하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단원들 성격이 다들 시원시원하고 참 좋아요. 신입 단원도 잘 챙겨주시고요”라고 말했다.
이런 여성축구단의 연습장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연습 후에도 이야기꽃 피우느라 바로 귀가하지 않는다. 공원 한쪽에 마련된 축구단 모임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각자 싸온 반찬을 꺼내놓고 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이날도 역시 다함께 둘러앉은 단원들은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들의 웃음소리로 컨테이너가 들썩였다.
>>>미니 인터뷰
회장 전봉선씨
축구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답니다. 하고 싶지만 힘들까봐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일단 도전해보세요. 막상 해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쉬지 않고 계속 뛰는 게 아니라 체력 훈련과 병행하므로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단원 김명희씨
아이들과 몸으로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둘째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저와 항상 몸 놀이를 해서 그런지 굉장히 밝답니다. 또 단원 간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것도 좋아요. 끈끈한 인간관계가 꾸준히 나오는 원동력이죠. 오늘도 다쳐서 운동할 수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서 나왔답니다.(웃음)
단원 정진자씨
아이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함께 축구를 하기도 하는데, 애들이 엄청난 호응을 보여줘요. 아들도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죠.(웃음) 또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좋아졌어요. 집에 돌아갈 땐 축구는 물론 인간관계를 맺는 법도 배우고 돌아가는 듯해 항상 뿌듯합니다.
보조 코치 장경아씨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철저히 하면 부상은 방지할 수 있어요. 5월에 새로 들어오신 분들도 네 분인데요, 처음 나오신 분에겐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드리고 체력을 끌어 올린 후 게임을 뛰도록 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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