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동 ‘보리상회’
맥주 한잔에 추억해보는 7090, 어릴 적 생각나 즐거워요~
전주의 독특의 술 문화로 유명한 ‘가맥집’. ‘가맥집’은 가게맥주집의 줄임말로 테이블을 두고 맥주와 안주를 판매하는 동네 슈퍼마켓을 말한다. 편의점 형태의 가게지만 안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일부 마니아들이 일부러 전주까지 달려가 가맥집 투어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곳의 색다른 분위기와 맛있는 안주 때문.
신정동에 위치한 ‘보리상회’는 가맥집의 분위기를 재현한 맥주가게다. 이곳은 외부 간판부터 출입문, 내부 인테리어,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70~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입혀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옮겨놓았다.
벽 곳곳에는 코흘리개 소년들의 일등 장난감인 종이딱지와 새침때기 소녀들의 동무가 되어주던 종이인형, 럭키치약, 아세로라 껌, 해태 캬라멜 등 그 시절 인기제품 모형들, 공익 광고판,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추억의 과자들이 걸려있다. 한쪽 구석에는 커다란 다트 판이 놓였고 문방구 앞에서 볼 수 있었던 커다란 오락기에는 90년대 유행하던 게임을 깔아놓았는데 주로 40대 아저씨들이 푹 빠지는 놀이란다. 보리상회에 처음 들어온 손님들은 매장을 슬슬 둘러보며 옛날을 추억하느라 주문하는 것을 잊을 정도다.
보리상회의 주인장 송승용씨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옛날 문화를 즐기기 위해 오는 분들이 많다”며 “일부로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보며 술 한 잔 하기도 한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져 분위기가 훈훈하다”라고 전한다.
빈 벽에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90년대 유행했던 뮤직비디오와 ‘가요톱 텐’ 같은 방송을 쉬지 않고 보여주는데 즐겨듣던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한다.
이곳은 맛있는 안주로도 유명하다.
인기 메뉴인 ‘문방구 떡복이’는 달짝지근한 국물떡볶이다. 방과 후 학교 앞 문방구에서 먹던 맛 그대로라며 찾는 손님들이 많단다. 명태에 간을 해서 말린 ‘짝태’는 소주에 이틀 동안 재워 얇게 찢어서 낸다. 짭짜름하고 부드러워 간단한 술안주로 제격이다. 주문 후 즉시 튀겨내는 회오리 감자와 버터를 발라 구운 고소한 오징어 입, 마약 옥수수 등 다양한 안주거리가 준비돼 있다. 맥주는 커다란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500리터 맥주잔을 꽁꽁 얼려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친구와 함께 ‘보리상회’를 찾은 조정임씨는 “떡볶이가 맛있어서 종종 온다”며 “이곳의 안주는 모두 맛있다. 또 90년대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다”라고 전한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잔에 또 다른 안주거리인 그때 그 시절 추억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양천구 신정동 1006-1 문창오피스텔 103호
문의: 02-2699-2697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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