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중학교 동아리_ 또래중조부
“왕따 · 학교 폭력의 최고 해결사는 바로 우립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친구들을 직접 도와 문제를 해결하는 또래 중조(Peer Mediation)가 주목받고 있다. 또래중조는 왕따, 싸움, 괴롭힘 등 교우 간의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도록 돕는 조력자로 또래 친구들끼리 갈등이 발생했을 때 친구들이 나서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 2012년 목동중학교(교장 남기황)에 동아리로 탄생한 ‘또래 중조부’ 친구들을 만나 갈등해결 이야기를 들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또래 학생이 친구 간 갈등ㆍ왕따 등 중재 해결
지난달 14일 오후 1시 목동중학교 2학년 12반 교실에서는 또래중조부 상설 동아리 회원들의 1학기 마지막 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모임에는 2학년 전은진, 이다인 학생이 ‘갈등해결의 자세’라는 주제로 PPT자료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발제하는 시간을 가진 후 1학기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목동중 또래증조부는 지난 2012년 ‘작은 평화단’으로 시작됐다. 학교 임원들이 주로 참석한 이 동아리는 일 년 후 또래중조부로 이름을 바꾸고 상설 동아리로 자리 잡았다. 이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창의체험부 정진화 부장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중조부를 목동중에 개설하게 됐다.
“한 학생이 따돌림을 받고 있었는데 부회장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달라 부탁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역효과를 만들었죠. 반 아이들이 그 애만 편든다며 더 따돌림의 대상이 됐거든요.”
결국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정 교사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를 친구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또래 중조에 관심을 두게 됐고 동아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래상담자의 가장 큰 역할은 거창한 문제가 아닌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일”이라며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것만으로도 학교폭력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다 알지만, 아무나 해결할 수 없었던 이야기
또래중조부 회원들은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갈등해결학 박사 학위를 받은 강영진 박사가 쓴 <갈등해결의 지혜>를 교재로 사례 중심의 이론 공부를 했다. 또한 또래중조 시범 동아리를 먼저 시작한 경기도에 출간한 우수사례집을 중심으로 실습도 했다.
2학기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중조인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야심찬 포부도 가지고 있다. 또한 UCC 제작 발표회로 학교폭력 예방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
먼저 중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동아리에서 상담의 기본자세와 중조의 세 가지 원칙에 대해 배운다. 중조의 세 가지 원칙은 ▲자율성 ▲중립성 ▲중조 과정의 비공개다. 이 모든 것이 중학교 학생들에게 쉬운 것은 아니다. 박재연 회원은 “중립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상대방의 말을 듣고 중립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객관적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김지연 회원은 “친구 간의 갈등해결의 역할을 잘하기 위해 조심하고 중립을 유지하려 노력한다”며 “해결 방법을 모색하면서 스스로 발전이 느껴진다”고 덧붙인다.
또한 중조인이 되기 위해선 친구들 사이에서 신뢰도 얻어야 한다. 방재경 회원은 “중조란 우정”이라며 “관계를 풀어주고 들어주면서 우정도 생기고 친구관계에 덕이 쌓인다. 친구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우재린 회원은 친구들과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모범이 돼야 중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한편, 목동중 또래중조부는 서울 국제고의 또래중조부 탄생의 모태가 됐다. 2년 동안 또래 중조 활동을 했던 졸업생 윤혜원(서울 국제고)양이 또래중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제고에 또래중조부 상설 동아리를 만들었다. 혜원양은 “갈등은 어느 상황에서나 일어날 수 있기에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을 하다 또래중조에 관심이 생겼다”며 “친구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조인이나 중조받는 친구나 분위기가 좋아진다는 걸 경험하고 고등학교에서도 동아리를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니 인터뷰
정진화 교사
“왕따, 괴롭힘, 감정싸움 등 작은 불씨라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살피는 중조인의 활동으로 학교폭력이 없어지길 기대합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긍심이 생겨 학생들에게 뭔가 해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해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김수민 학생
“친구 사이에 관심이 많고 또 친구들 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서서 해결해주고 싶었어요. 중조를 하기 위해 친구들을 더 관심 있게 살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싶어요.”
이수민 학생
“초등학교 때부터 상담에 관심이 많았지만 자신이 없었어요. 사소한 말다툼으로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또래중조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2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면 중재 역할도 도맡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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