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공방’ 사람들

공간과 재능을 나누는 주부들의 사랑방

지역내일 2015-09-19

 1년 전만 해도 조용하고 한적했던 공간이 요즘 매일 아침 10시 즈음이면 주부들의 수다(?)와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주엽동 뉴서울프라자 지하 1층 이전 ‘정글북’ 서점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마루공방’이 그곳. 이곳은 자신의 개인 작업공간을 주부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선뜻 내어준 변경욱씨와 그의 좋은 취지에 자기가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내어주기로 의기투합한 이들이 모여 만든 아름다운 공간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스케치, 냅킨공예, 뜨개질, 가죽공예 등 다양한 강좌 이뤄져
마루공방은 미술 작가인 변경욱씨가 개인 작업실로 마련한 공간. 이곳에서 자신의 작업과 미대 진학 지도를 하던 그는 혼자 쓰기엔 공간이 너무 커 누군가와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주변에서 학창시절 미대 진학을 꿈꾸었던 주부, 그림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가슴 속에 품은 꿈이 있는데 그것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 주부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평소에 쓸 만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자신이 가진 재능도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이런 생각에 고양시자원봉사센터 등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뜨개질 강사 정현숙씨와 냅킨강사 김화진씨 등 재능을 가진 이들이 모여 1년 전 ‘마루공방’을 오픈했다. 변경욱 공방지기의 취지대로 이곳은 주부들이 잃었던 꿈을 찾아가는 공간이자 부담 없이 마음을 쉬고 가는 힐링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한적했던 공간은 금세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와 벤치를 그려 넣은 벽 그림이 들어서는 순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입구, 카페처럼 꾸며진 공간을 지나 문을 열면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서면 한 가지 강좌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여러 강좌가 이뤄지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지는 마루공방. 칸막이도 없이 오픈된 공간에서 냅킨공예와 뜨개수업, 스케치, 가죽공예 강좌마다 5~6명의 주부들이 함께 하는데도 소란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강좌는 현재 변경욱 공방지기의 스케치 강좌를 비롯해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핸드페인팅, 가죽공예, 뜨개질 수업, 냅킨공예, 리본 강좌가 있고 최근 인문학, 사진 강좌도 진행했다. 이곳을 찾은 주부들은 “문화센터보다 수강료가 저렴하니까 강사들의 수준이 의심된다고요? 처음엔 그런 생각을 갖고 왔다가도 이곳에서 수업을 듣다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지게 될걸요. 마루공방의 수업은 강사들의 순수한 봉사라고 봐야지요. 평소 봉사를 많이 했던 분들이라 자연스럽게 이곳을 통해 예쁜사람 손뜨개, 독도사랑 주부동아리 등 봉사활동도 함께 하고 있어요”라고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익을 내는 것도 아닌데 개인 공간을 선뜻 내어주기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좋은 것을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변경욱씨는 “입구의 벽 그림도 나무 밑 벤치에서 주부들이 편하게 쉬다 가라는 의미를 담아 작업을 했어요. 사실 조용하게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조금 불편해졌지만(웃음) 그 대신 보람과 기쁨은 몇 배로 얻게 되었죠. 이곳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한다. 변경욱씨의 스케치 수업은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는 주부들도 가족들의 모습을 멋지게 스케치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미술수업으로 입소문이 났다.
“마루공방이 어떤 곳인지 말보다는 일단 한 번 와보세요. 금세 마루공방에 물들게 될 거예요. 굳이 공예를 배우지 않아도 부담 없이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카페 공간도 있어요.” 공방 예찬이 끝이 없는 마루공방 사람들, 함께 나누고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공방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고 한다.




>>> 미니인터뷰

주부들이 가족을 위해서 쓰는 돈은 아끼지 않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잘 쓰지 않잖아요.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일단 주부들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도 선뜻 자신에게 투자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마루공방 공간을 나누어 쓰게 된 데는 거창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실천했다고 할까요. 이곳에선 주부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모습으로 잃었던 것을 찾아가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루공방지기 변경욱씨)


마루공방의 수업은 정해진 것이 따로 없고 이곳에 배우러 왔다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경우가 많아요. 공예를 배우러 왔던 사진작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이들이 단기강좌를 열어주기도 하고요. 또 한 가지 강좌를 정해 왔다가도 옆의 강좌에 호기심이 생겨 또 배우게 되니까 강좌의 경계도 없어요. 고양시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는데이곳에서 느끼는 보람은 또 다르답니다.



 
(뜨개질 강사 정현숙씨)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는데 누구나 와서 저렴하게 배울 수 있고 또 나이가 각기 다른 주부들이 모이다보니 서로 지식이나 생활정보를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저는 현재 뜨개질을 배우고 있는데 각자 재료비만 부담하고 아프리카 미숙아 살리기 모자를 뜨고 있어요. 뜨개질을 지도하는 선생님도 무료봉사고요. 뜨개질도 배우고 봉사도 하고 또 나이도 다 다른 주부들이 모이다보니 얻어가는 지식이나 생활정보도 많아요.



 (권애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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