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3시 한수중학교(교장 신종균) 솔마루 체육관에서 대토론회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 열리는 대토론회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토의자로 참여한다. 이들은 한수중학교의 참여·소통·공감을 위한 ‘한수 셋 더하기, 셋 빼기’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사회는 경기자동차고등학교의 함재우 교사가 맡았다. 함재우 교사는 지난해 열린 ‘경기도 학생대표 100인 대토론회’를 기획하고 진행한 바 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한수중학교의 행복한 수다 ‘한수 셋 더하기, 셋 빼기’
한수중학교 대토론회는 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학생, 교사, 학부모 토의자 27명에 대한 소개와 함께 토론의 주제가 공개됐다. 각 토의자는 ‘한수 셋 더하기, 셋 빼기’란 주제로 학교를 위해 꼭 필요한 세 가지와 없애야 할 세 가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함재우 사회자는 “토의자 의견은 더할 것 9가지와 뺄 것 9가지로 토론을 거쳐서 더할 것 3개와 뺄 것 3가지로 좁혀간다”고 설명했다. 먼저 학생들의 입론이 시작됐다. 김우진 학생(2학년)은 ‘밥 대신 음료수, 운동 후 갈증 해소’를 이유로 자판기 설치를 주장했다. 학부모와 교사는 건강과 쓰레기 처리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확인 및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학부모 토의자는 다양한 교수법에 관심을 보였다. 거꾸로 교실이나 자기주도학습을 제시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또 온라인 소통 창구 개설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교사는 왕따, 학교폭력, 욕설, 산만한 수업태도를 뺄 것으로 꼽으며 ‘등교하고 싶은 학교, 출근하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를 희망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채정연 연구부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정책에 참여할 수 있고, 학부모는 학교와 소통할 기회를 가지며, 교사들은 교육 주체의 바람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계속됐다.
<한수 셋 더하기, 셋 빼기>
| 셋 더하기 | 셋 빼기 |
학생 | 자판기 실내 외투 허용 수학여행, 졸업여행 | 촌스러운 체육복 시험 마지막 날 정상 수업 휴대폰 제출 |
학부모 | 학생 자기주도학습 방안 언어 순화 온라인 소통 창구 개설 | 급식의 반 조리 제품 스포츠클럽 시간 조정 여학생 화장 |
교사 | 서로 존중하는 마음 안전한 학교 학생 상담 시간 | 왕따, 학교 폭력 욕설 사용 산만한 수업 태도 |
학생, 교사, 학부모가 소통하는 자리
한수중 대토론회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소통하는 자리였다. 교육의 주체가 모두 참여한 만큼 서로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합의하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
토론회 준비는 학기 초부터 시작됐다. 먼저 토론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알리고 토론문화를 조성했다. 지난 4월에는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공동체 대토론회, 이렇게 하면 행복합니다’라는 연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토론 주제에 대한 의견 수렴은 반별, 학년별, 전체의 순서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1차 학급회의를 통해 토론회에 참석할 토의자를 정하고 학급 토론을 통해 ‘한수 셋 더하기, 셋 빼기’를 선정했다. 학부모는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밴드와 카카오톡 등의 SNS를 이용했다. 교사 역시 학년별 협의회를 통해 교사 대표 9명을 선발했다.
신종균 교장은 “한수중학교는 2015년을 학교 토론문화를 만들어가는 원년으로 삼고 학교의 제반 사항을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에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하는 2016학년도 현장체험학습에 관한 토론회’가 열리고, 6월에는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하는 급식 식단 짜기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신종균 교장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공동체가 각자 입장에서 더하고 뺄 것을 찾아내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의사소통능력과 발표능력은 기본이고, 생각의 깊이도 달라질 것입니다.
사회자 함재우 교사
토론은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시작해 학교 교육에서 체계화되면서 다듬어져야 합니다. 토론의 시작은 경청입니다. 잘 듣는 학생이 토론도 잘합니다. 토론장에서는 메모에 집중하지 말고, 잘 듣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을 편안하게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학부모 회장 위미경 어머니 : 학부모 의견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서로 열린 마음으로 학교와의 소통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 부회장 취미혜 어머니 : 뺄 것으로 ‘여학생의 화장’을 꼽았습니다. 자외선 차단제까지는 괜찮지만 어린 학생들의 과한 화장은 예쁜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박채리 학생(1학년) : 초등학교 때 토론대회에 나간 적이 있지만 공개토론은 처음이에요. ‘시험 마지막 정상 수업’을 빼자는 의견을 냈는데요. 간절함으로 패널들을 설득하려고요.
이채현 학생(1학년) : 학교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는데, 토론을 준비하면서 많이 알게 됐어요. 우리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흥미진진한 토론이 기대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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