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를 둔 주부라면 한 번쯤은 ‘아이와 남편, 오늘은 누구 입맛에 맞추지?’하는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따로따로 음식을 만들자니 시간도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아이만 생각하자니 남편에게 좀 미안하고. 그런 고민을 싹 해결하는 조리법으로 ‘식사시간, 아이와 남편 모두를 맛있고 즐겁게 만든다’는 안아름 주부. 요리의 ‘요’ 자도 몰랐던 그녀가 아이와 남편에게 사랑받는 ‘요리 참 잘하는 엄마와 아내’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녀의 요리비법을 10월, ‘엄마의 밥상’에서 소개한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아이와 남편을 위한 같지만 다른 요리
일곱 살 난 아들을 키우는 그녀는 집에서 요리 잘하는 최고의 엄마이자 아내로 통한다. 아이와 남편이 먹고 싶다는 것은 동시에 뚝딱 만들어낸다는 그녀. 끼니마다 그녀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음식들로 밥상이 채워지면 아이와 아빠 모두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린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 방법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단다. 그것은 바로 요리하는 과정을 적당히 생략, 집에 있는 재료를 여러 요리에 동시에 사용하고 ‘아이와 남편을 위한 각각의 소스를 미리 준비’하는데 있단다.
“어떤 주부들은 아이와 남편을 위한 음식을 매번 각각 따로 준비한다면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 것으로 생각하죠. 그래서 대부분 아이를 기준으로 해서 음식을 만들게 되고 남편은 그냥 알아서 먹는 거로 한다고들 해요. 하지만 방법만 약간 바꾼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할 수 있답니다. 재료 손질은 그대로 하고 마지막에 아이와 남편을 위해 각각 다른 양념으로 조리하는 것이죠.”
그녀는 요리할 때 늘 고추장 양념과 간장 양념 두 가지를 각각 만들어 사용한단다. 닭고기를 손질하고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준비해 두 개의 냄비에 각각 나누어 담은 뒤 한 냄비에는 고추장 양념을 넣어 닭볶음탕을 끓이고, 다른 냄비에는 간장 양념을 넣어 닭 간장 조림을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조리과정에서 양념을 달리해 재료는 같지만 다른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재료만 달리하면 다른 요리도 얼마든지 가능하죠. 떡볶이 떡으로 고추장 떡볶이와 궁중 떡볶이를, 국수로 하면 비빔국수와 간장 양념 국수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이요.” 그러면서 ‘쉬운 조리법으로 맛있게, 즐겁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하며 ‘어렵지 않아야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요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리’의 ‘요’ 자를 배우며 달라진 생활
하지만 그녀는 처음에는 ‘요리를 잘하지도, 해본 적도 없었다’고 말한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승무원으로 일했고 아이 첫 돌이 지난 후 친정엄마께 아이를 맡기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9개월 만에 친정어머니의 병환으로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단다.
“엄마의 병환이 위중한 상태여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바로 사직서를 냈죠. 그 후 간병을 위해 저희 식구 모두 친정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녀는 바쁜 승무원 생활로 결혼 전은 물론 결혼 후에도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 덕분에 요리할 필요도, 요리해 본 경험도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친정집으로 들어간 후 그녀에게 완전히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엄마를 돌보며 가장 신경 써야 했던 것은 바로 ‘음식’. 그때부터 그녀는 각종 요리책과 블로그를 보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친정엄마께서 음식을 굉장히 잘하시거든요. 몰랐는데 제가 그것을 물려받았나 봐요.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것도 재밌고 하면 할수록 실력이 점점 늘었어요. 단지 한 봉지의 감자였을 뿐인데 ‘짜잔’하고 여러 근사한 요리로 바뀌는 것도 신기했죠. 그리고 그때는 친정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 시장가기가 힘들었거든요. 매일 밤 채소를 파는 아저씨가 돌아다니시면 그때 장을 봤죠. 대량으로만 팔기 때문에 사놓으면 어떻게든 그 재료를 상하기 전에 써야 했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인터넷으로 조리법을 찾아보고 예전에 비행하면서 먹었던 각 나라의 음식도 떠올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참 많이 만들었어요.”
그녀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엄마를 위한 자연식, 건강식 밥상이었다. 기름기를 빼고 담백하고 부드럽게 고기요리를 하는 것부터 채소를 더 많이 드실 수 있도록 다양한 드레싱 소스를 만들어내는 일까지 종일 부엌에 아이를 데려다 놓고 아이를 보면서 음식을 만들었단다. 그렇게 2년을 지내면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고 실력도 많이 늘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와 아빠에게 ‘최고의 요리사’로 불리게 되었다고. 그녀는 작년 아이 친구 엄마와 품앗이 수업을 하면서 아동 요리 자격증을 땄고 초등 방과 후 교실과 문화센터에서 아이들 대상으로 요리 수업을 하면서 새로운 계획도 세우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요리 수업을 하면서 뭔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다음 엄마와 아이를 위한 요리교실을 열고 싶어요. 그래서 한식요리사 자격증에 도전했고 계속 일식과 중식에도 도전하려 해요. 내년에는 제과학교에 입학할 생각입니다. 음식을 배우면서 또 가족을 통해 ‘음식을 하는 기쁨’과 ‘좋은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하고 싶은 새로운 일도 생겼답니다.”
안아름 주부표 아빠용 매운 제육볶음 & 아이용 달달 제육볶음
[재료]
돼지고기 앞다리살 한 근반 (약 900g), 다진마늘, 술, 생강
양배추 1/8통, 양파 2개, 대파 혹은 쪽파 약간, 청고추 3~5개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설탕, 꿀 혹은 올리고당, 메이플시럽
[양념]
1. 매운 양념
고춧가루 3T + 고추장 2.5T + 간장 7T + 설탕 4T + 마늘 2T + 생강 + 소금 1T + 꿀 1T
2. 달달 양념
간장 6T + 메이플시럽 5T
[만드는 법]
1. 돼지고기 앞다리살에 술 (청주,소주,매실주, 와인 가능)과 다진마늘을 넣고 재어둔다
2. 고기를 재어두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고, 야채를 손질한다
3. 한 근은 고추장 양념, 반 근은 간장 양념을 넣어 버무려준다
4. 팬에 고기를 먼저 볶다가 야채를 넣어 함께 볶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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