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氏))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 자신이 가진 재능에 마음을 보태 봉사를 하는 주부님들이 많습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자신이 할 수 있을 찾아 열심히 봉사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씨(氏)’들.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나누며 반짝반짝 빛나는 생활을 하는 우리 동네 ‘마음씨’들을 내일신문에서 만났습니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진 않았단다. 단지 각자의 상황과 마음이 맞아 다문화가정 멘토링 수업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수업하면서 행복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깝고 고민되는 여러 가지 마음을 안고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의 약속을 지키며 금요일 오전마다 모이는 ‘마음씨’들을 내일신문에서 만났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엄마처럼, 언니처럼 마음을 나누다
금요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3층 교실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바로 다문화가정 멘토링 수업 봉사를 하는 송유진, 박영민, 박정아, 송윤희, 원지우 주부, 이들이 바로 3월의 마음씨들이다.
서로 다른 상황과 계기로 봉사를 하게 되었지만 매주 같은 마음으로 모여 봉사를 하고 있다. 그들이 하는 봉사는 다문화가정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1:1 멘토가 되어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사항과 어려운 점 등에 대해 조언과 상담을 해주는 일이다.
첫 봉사 때부터 지금까지 멘토로 7년째 활동하는 송유진 주부는 다문화가정 한국어 강사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어 실력에 개인차가 있어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1:1로 멘토링 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했단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한국어를 배우며 잘 이해하지 못했던 혹은 놓쳤던 부분들, 한국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에 대해 알려주고 조언해주는 시간을 마련하게 되었단다.
그녀는 ‘일대일로 만나 더 정확하고 세심하게 한국어 공부는 물론이고 엄마처럼 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줄 수 있어서 좋고, 또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고 그 보람이 계속 봉사를 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봉사하면서 나도 배우는 시간
3년째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아 주부는 아이 때문에 ‘1365 자원봉사’ 포털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멘토링 자원봉사자 모집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자신도 그곳에서 이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나서 조금이나마 그때 받은 도움을 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단다. 봉사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웠던 학생이 조언을 구하고 간혹이라도 소식을 알려주며 잊지 않고 연락을 해올 때라고 한다.
1년 넘게 봉사하고 있는 박영민 주부에게 다문화가정의 주부들과 만나는 시간은 그저 엄마나 언니가 되는 시간이라고 한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만나면 다 예쁘게만 느껴지고 뭐라도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된다고. 늘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잘 가르치기 위해 배우며 봉사하고 있단다.
좋은 일을 하는 친구 따라서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는 송윤희 주부는 봉사하면서 ‘내가 하는 만큼 도움이 되고 있나?’를 늘 고민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봉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오늘 첫 봉사자로 수업한 원지우 주부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우연히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대학교 재학시절 베트남 하노이대학에서 잠깐 한국어를 가르쳤던 일이 생각나 참여하게 되었단다.
고민의 순간도 있지만 좋은 멘토로 남고 싶어
참여하고 있는 다섯 명의 주부 모두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봉사하면서 고민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도움을 주면서 배우기도 하고 기쁘고 보람된 순간들이 있어서 좋았다고. 멘토로서의 일은 분명 도움을 주는 일이지만 관계와 인연을 맺으며 배우게 되는 것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작한 순간부터 주어진 책임감으로 금요일 오전만큼은 다른 일이나 계획으로 바꿀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일주일에 한 번인 이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한국어 실력이 늘고, 표정도 밝아지고, 그들의 한국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볼 때’라며 2016년의 작은 바람은 ‘계속해서 도움이 되는 좋은 멘토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멘티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수업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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