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주 드레스> 펴낸 송미경 동화작가를 만나다

독특한 서사와 기묘한 운율 살아있는 철학동화

작고 약한 아이들 편에 서서 이야기 쓰고 파

지역내일 2016-05-06 (수정 2016-05-06 오전 12:42:29)

<어떤 아이가>, <돌 씹어 먹는 아이>, <복수의 여신>, <광인 수술 보고서>, <바느질 소녀> 등 독특한 서사로 주목받고 있는 동화작가 송미경. ‘신나게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빠’,‘싱싱하게 타들어간다’,‘엄마를 기절시킬 것 같은 딸등 그의 문장을 읽노라면 슬픈데 신선하다. 절망적인데 기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송미경표이야기의 힘이다. 그래서 책을 덮고도 더 오랜 시간 마음을 흔들거리게 만든다. 봄의 시작과 함께 <나의 진주 드레스>라는 책을 세상에 선보인 그를 만나보았다.




문소영 리포터 tubmoon77@hanmail.net




사진 및 자료제공 시공주니어




   




2008<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웅진주니어 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셔쓴데요, 동화를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등단작을 쓰기 전엔 혼자 집에서 시를 쓰거나 낙서를 했어요. 처음 작품을 완성해 놓고 보니 동화였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화라는 장르를 만난 셈입니다.




   




아동, 청소년, 성인까지 독자층이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조금 어렵고 너무 철학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동화를 들려주고 싶었던 대상은 누구였나요?




 




저는 어린이와 어른을 구별하지 않고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요. 읽을 대상을 굳이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이들은 표층의 이야기만큼 즐기고 어른은 삶에서 갖게 된 또 다른 시선으로 읽어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문에 슬픔 많은 세상’, ‘피해갈 수 없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시던데 그런 암울한 재료가 동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그에 대한 작가 자신의 삶의 경험이나 특별한 인생관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전 암울한 세계만을 그리진 않았어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좀 더 강렬하게 느껴져서 읽으시는 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어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무력해지고 부끄러워집니다.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인가를 생각하면 굉장히 미안해지고요. 그래서 기존 질서를 강화시키는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의도는 아니지만요. 저는 우리가 무너뜨려야 할, 불편한, 그리고 벗어나야할 무언가를 뛰어 넘어 균열을 일으키고 마침내 탈출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제가 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그런 현실에 직면해 있지만 완전히 절망하진 않습니다. 아주 작은 관심, 약한 자들 간의 연대와 위로, 언젠가 우리 모두 회복될 거라는 믿음 같은 것을 주인공의 주변 인물이나 상황을 통해 드러나게 합니다. 어떤 거대한 힘과 사건이 인물을 도와주는 서사보다는 작은 사랑과 관심을 통해 한 존재가 스스로 막힌 담을 뚫고 지나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린 얼마든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동시에 우리의 작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마침내 우리를 조금씩 서로 끌어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요.




 




고양이 부부를 진짜 부모로 생각하는 아이, 가방에 들어있는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아이들, 껌팔이 영균이, 시집살이를 못 견디고 가출한 엄마를 기다리는 영은이 등 힘든 상황을 만난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착한 동화, 해피엔딩의 밝기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어린이란 본래 가장 연약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어른에 비해 어린이가 미숙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물리적인 제약이 많은 건 사실이죠. 세계는 어른들의 질서로 이끌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작고 약한 아이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펼쳐가는 걸 좋아합니다. 현실에서 주인공이 되기 어려운 존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며 함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이미 세상은 다수에게 유리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외롭고 쓸쓸하고 결핍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강하거나 멋지지 않아도 우린 삶의 주인공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외람된 질문이지만 진심으로 이런 역기능 가정의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질문에 또 다른 질문을 드려야겠어요. 순기능 가정의 아이들이 정말 행복한지를요. 부모가 다 있고 안정적인 집이라고 아이가 행복한 것만은 아니고 또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이야기는 많이 달라질 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해주어야할 몫을 하늘이 해주고 일가친지와 친구가 해줄 수도 있다고 믿어요.




 




동화를 통해 가능하지 않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싶은판타지가 있다면요?




 




잃었던 것들을 찾고 떠나갔던 이들이 돌아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이후 저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을 더욱 생각하곤 합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서로 만날 수 있기를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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