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봤니? … 과천 ‘온온사’]

정조가 쉬어 간 곳, 잠시 머무르며 가을 정취를 느끼다

신현주 리포터 2016-10-05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에 가을빛이 완연하다. 가을은 어쩐지 훌쩍 떠나 홀로 사색에 잠기고 싶게 만드는 계절이다. 청명한 가을 빛을 친구삼아 전부터 가보고 싶고 궁금했던 과천 온온사로 향했다. 


조선시대 객사건물, 경기도 유형문화재
온온사는 조선시대 객사건물로 과천시 관문동 삼성에코래미안 뒤편 관악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서 올라가니 과천시 건강가정지원센터 건물 뒤편으로 너를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잔디밭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니 또다시 잔디밭이 펼쳐진다. 이렇게 2단으로 펼쳐져 있는 잔디밭을 지나 계단위에 객사 건물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일반 한옥과 달리 단청, 붉은 칠을 한 기둥, 푸른살 문이 조선시대 관청건물임을 짐작하게 한다.
온온사는 인조(1650)때 축조된 객사 건물로, 정조대왕이 1790년 2월 11일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행 중에 과천 객사에 머물면서 “경치가 좋고 쉬어가기가 편하다”하여 객사 서헌에 ‘온온사’를, 객사 동헌에 옛 과천의 별호인 ‘부림헌’이라는 친필 현판을 하사한 것을 계기로 온온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1895년(고종 32) 행정개편이 있은 후 과천군의 청사로, 1914년부터는 과천면사무소 건물로 이용되다가 1932년 면사무소 건물이 신축되면서 부속 건물로 남아 있다가 1986년에 원위치였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조선 말기의 개화기를 거치면서 대부분 사라져버린 객사 중에서 몇 안 되는 건물 중의 하나로 현재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0호로 지정되어 있다. ‘온온사’라는 명칭으로 사찰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가을정취 물씬, 온온사 탐방로
온온사는 넓은 잔디밭과 주변경치가 좋아 인근 주민들의 나들이겸 휴식장소로 인기가 좋다.  이 날도 온온사 마루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와 어린아이의 모습이 온온사의 풍경과 어우러져 미소를 짓게 만든다. 온온사에서는 사생대회도 열리기도 하는 등 과천주민들과에게 친근한 장소다. 온온사 뒤편으로는 굴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온돌을 지폈던 객사건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온온사 주변을 둘러보며 오랜만에 혼자 사색하는 시간도 가져본다. 뒤편 언덕 뒤에 있는 밤나무에서 떨어지는 밤을 줍고 계신 어르신의 모습도 보이고,   왼편 뒤쪽으로는 커다란 대나무 숲이 우겨져 있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온온사 대청마루에 앉아 멍하니 있는 시간은 한가하고 여유롭다. 솔솔 부는 가을 바람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듯 하다.
잔디밭 거닐다보니 한켠에는 경기도 삼남길 스탬프 찍는 곳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온온사는 경기도 삼남길의 경유지이기도 하다. 뒤편으로는 관악산이 있어 관악산 등산하는 사람들도 종종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온온사에서 시작하는 온온사 탐방로도 걷기 좋은 길이다. 온온사에서 시작해 배밭입구, 용마골능선, 쉼터1, 쉼터2를 지나 과천교회, 다시 온온사까지 한바퀴도는데 총 2,4km,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 온온사 탐방로는 가을 정취를 느끼며 가볍게 걷기에는 안성마춤이다. 맑은 가을 어느 날 온온사탐방로를 둘러보고 온온사에 들러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시간이 없어 온온사탐방로를 둘러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600년된 은행나무의 세월을 느끼다
온온사를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 입구 왼편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유난히 눈에 띈다. 처음 올라올 때는 왜 눈에 띄지 않았을까? 은행나무 쪽으로 가니 은행나무 앞에 십여개의 비석이  있는 작은 마당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역대현감비석군’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 비석들은 정조 6년 건립된 현감 정동준의 비부터 1928년에 세워진 변성환의 비까지 15명의 비석이 보존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비석의 개수만큼이나 오래된 과천현의 역사, 그리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그 옆에 오랜 세월을 견디고 묵묵히 서있는 600년도 더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경이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나무 둘레가 6.5미터에 이른다고 하니 나무가 아니라 산신이라도 만난 듯하다. 은행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온온사에서 만난 가을, 잠깐의 여유가 가져다 주는 시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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