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문난 죽 전문점]

기다림의 미학, 죽 한 그릇에 담긴 정성을 맛보다

지역내일 2016-10-30

죽은 아플 때만 먹는 음식이 아니다. 수험생의 영양 간식과 아기 이유식,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도 인기 좋은 별식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뭉근히 끓여낸 죽은 슬로우 푸드의 대표주자. 다양한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영양도 풍부하다. 요즘같이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몸을 데워줄 따끈한 죽 한 그릇이 더 생각난다. 


개봉동 ‘우리 몸엔 죽이 좋다’
“아낌없이 넣은 재료, 깊은 맛이 일품”

당당하고 재미있는 이름으로 눈길을 끄는 ‘우리 몸엔 죽이 좋다’. 5년 전 문을 연 가게의 한쪽 벽에는 죽을 먹으면 혈색을 돕고, 수명을 늘이며 말을 잘 하게 하고, 통증과 졸음, 갈증을 없앤다는 등 열 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는 ‘죽십리(粥十利)’를 큼직하게 적어놓았다.
이곳의 죽은 표고버섯과 무, 양파, 다시마 등으로 푹 우려낸 육수와 자연발효로 숙성시킨 양조간장으로 간을 해 그 맛이 진하고 깊다. 또한 모든 죽에 정량보다 더 많은 채소와 고기를 넣어 푸짐한 인심을 자랑한다. 호박죽만 해도 단 호박이 80%가 들어가 색감과 맛이 일품이다. 직접 짠 참기름, 냉장 닭 가슴살, 국내산 채소와 한우소고기 등 좋은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죽은 동네 이웃들을 단골로 만들었다.
손님들의 요청으로 소고기 장조림과 동치미, 단 호박 식해, 수정과도 따로 판매한다.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하고 다시 씻어 담백하게 만든 장조림과 사과, 배, 무, 마늘, 생강 등을 갈아 넣어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동치미는 밑반찬으로도 인기다. 가게에 오는 젊은 엄마들이 딸 같다는 주인장은 손주에게 만들어 주는 죽이라 생각하고 정성을 들여 끓여낸다며 죽 한 그릇에도 장인정신을 담았다고 전한다. 

위치: 구로구 개봉로 20길 6 현대아파트 1단지  
문의: 02-2066-4545,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당산동 ‘죽향기’
“넉넉한 인심으로 차린 죽 한 그릇”

‘죽향기’는 합리적인 가격과 푸짐한 양의 죽으로 발길을 붙잡는 곳이다. 이곳에서 인기 있는 죽은 카레 죽이다. 카레와 소고기, 표고버섯, 브로콜리, 당근, 호박 등을 넣고 물 대신 우유로 끓인 죽은 고소하고 담백하다. 겨울이면 제철 매생이 굴죽의 주문이 늘어나는데 깨끗하게 손질한 질 좋은 매생이를 맛볼 수 있다. 늙은 호박과 단 호박을 같이 끓인 호박죽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엉을 함께 넣고 조린 소고기 장조림과 양파와 마늘을 함께 다져 넣은 오징어 젓갈, 청양고추를 첨가해 향이 진한 동치미 등 정갈한 밑반찬도 돋보인다.
‘죽향기’는 죽뿐 아니라 왕돈가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죽과 밥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부담 없이 함께 올 수 있다. 왕돈가스는 이름그대로 커다란 돈가스에 우동, 밥 한 공기, 떡볶이 등을 한 접시에 담아준다. 밥은 추가비용 없이 더 주문할 수 있다.
메밀국수도 다른 가게의 곱빼기가 이 집의 보통 수준이다. ‘죽향기’의 대표는 식자재유통을 함께 한 덕분에 넉넉하게 차릴 수 있다고 전한다. 손님들이 빠져나간 점심시간 이후에는 주인장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동네 구석구석 배달도 해준다.

위치: 영등포구 당산동1가 16-1
문의: 02-2069-2366, 일요일 휴무


내발산동 ‘설국’
“옹기 속 진한 팥죽으로 입맛 사로잡아”

요즘은 대부분의 죽 가게에서 사시사철 팥죽을 맛볼 수 있지만 팥죽만 전문적으로 파는 곳은 많지 않다. ‘설국’은 팥죽 전문점으로 입소문난 곳. 용인에서 10년 넘게 팥죽 전문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내발산동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주인장의 고향인 전라도 곡성에서 난 팥으로 팥죽, 팥 옹심이, 팥 칼국수를 만든다.
같은 팥죽이라도 지방에 따라 넣는 재료와 요리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데 전라도는 옹심이만 넣어 요리하고 경상도식은 찹쌀을 넣어서 만든다. 이곳은 손님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팥죽을 쑤어준다. 삶은 팥을 채반에다 놓고 손으로 일일이 비벼 걸러서 앙금을 내리는 옛날 방식으로 정성을 담아낸다.
죽을 주문하면 먼저 보리밥과 열무 물김치가 나온다. 빨리 소화되는 죽이라 보리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라는 의미다. 팥죽은 커다란 옹기에 담아내는데 진한 색과 걸쭉한 농도는 침샘에 침이 고이게 하고 쫀득한 식감의 찹쌀 옹심이와 팥죽 자체의 진하고 향긋한 맛은 소금과 설탕을 넣지 않아도 옹기를 싹싹 긁게 만든다. 팥죽 외에도 들깨옹심이, 들깨수제비, 들깨칼국수, 파전, 해물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팥을 듬뿍 올린 눈꽃빙수도 판매한다.

위치: 강서구 강서로47길 45
문의: 02-2665-5650,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신월동 ‘담은죽’
“엄마 마음 담은 죽으로 인기”

이유식을 시작하는 엄마들이라면 내 아이가 과연 적절한 양과 균형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는지 고민스러울 터. 만들기도 쉽지 않고 조금만 재료를 달리해도 먹기를 거부하거나 소화를 잘 못시키는 등 예민한 영유아들이 많아 엄마들의 조바심 또한 깊어지게 마련이다.
3년 전 문을 연 신월동의 ‘담은죽’은 수험생이나 젊은 엄마들의 방문이 많은 죽 가게다. 깔끔하게 단장한 매장 한쪽 벽에는 메모지가 빼곡히 붙어있는데 모두 어린 아기들의 이름과 개월 수, 선호하는 재료나 농도, 알레르기 반응 등을 적어놓은 것들이다.
단골이라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만들어 주는데다 영양가는 물론 아이들이 잘 먹는 이유식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조미료 없이 다양한 자연 재료를 넣어 푹 우려낸 육수에다 다진 채소와 고기들을 일일이 따로 볶아 만든 죽은 아이뿐 아니라 엄마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주인장이 직접 텃밭에서 키운 단 호박과 감자, 국내산 팥과 녹두, 잣, 닭고기 등의 식재료로 건강한 맛을 담은 ‘담은죽’으로 자녀들의 영양 간식과 이유식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위치: 양천구 월정로 59
문의: 02-2607-6256, 일요일 격주 휴무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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