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학년 ‘교과융합수업’ 하는 양영중학교를 가다]

교과 간 벽 허물고 더 넓은 지식의 세계로 학생 인도한다

자유학기제로 변화한 교사와 학생,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다

전영주 리포터 2016-11-30

분당 양영중학교(이하 양영중)는 3학년까지 전 학년이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이다.
2014년 성남시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학교로 선정되며 다른 중학교보다 한 해 앞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끝났다고 다시 예전의 수업으로 돌아가는 것은 퇴보라고 여겼던 양영중의 교사진들은 올해 특별한 수업을 시도했다.
바로 전 학년, 전 학기를 대상으로 ‘교과융합수업’을 실시한 것이다.
서로 다른 교과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교과 간 융합수업을 실시하는가 하면 교과 내 융합수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또한 교과와 진로를 융합해 진로체험을 나가기도 하고 탐구수업, 프로젝트 수업, NIE수업 등의 방식으로 교과융합 진로 탐색도 했다.
지식의 융합시대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에게 어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교과 운영방식인 ‘교과융합수업’,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수학을 왜 배우는지
실생활 적용 사례를 배우다

“이런 패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설단희 수학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자유롭게 대답한다. “욕실 바닥이요”, “성당 모자이크 유리요”
이날 수학과 교과융합수업은 ‘아르키메디안 테셀레이션’을 통해 다각형의 성질을 탐구하고 학생들이 직접 ‘아르키메디안 테셀레이션 책갈피’를 만들어보는 수업이 진행됐다. 개념과 공식을 설명하고 문제풀이를 하는 일반적인 수학 수업과는 많이 달랐지만, 수업 내용은 다각형의 성질 탐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학생들은 영상자료를 보고 미술 수업처럼 색종이를 오려 직접 다각형을 잘라 조합하며 각 꼭짓점에서 똑같은 정다각형의 배열을 만들어내기 위해 골몰했다.
양영중의 교과융합수업 교육과정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설 교사는 “학생들이 ‘이렇게 어려운 수학은 왜 배워요?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 데 이런 수학이 꼭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합니다.
오늘처럼 수학과 미술, 또는 수학과 과학, 수학과 기술과정의 교과융합수업을 통해 실생활에서 수학이 어떻게 적용되고 응용되는지를 연계해 배우면 학생들이 수학 교과를 왜 공부하는지 동기부여에도 훨씬 효율적입니다. 다른 교과도 마찬가지구요.”
실제 지난 공개수업에서 생활 속의 갈등 상황을 일차방정식을 활용해 해결하고 삼각기둥 종이접기로 트러스 교량 모형을 제작해 삼각형의 성질을 활용한 건설기술에 대해 배웠을 때 많은 학생들이 ‘수학이 이렇게 실생활에 녹아있구나’를 느꼈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자유학기제 통해 ‘소통’, ‘협동’ 배운 학생들
수업을 주도하다

한문과 수업과 중국어과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다른 교실은 더욱 활기차 있었다. 역시 미술교과와 융합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모둠별 책상 배열의 교실에서 수업하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지루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사자성어와 속담을 생활 속 경험과 관련지어 모둠별로 4컷 만화로 그리고 급우들 앞에서 상황극으로 변형시켜 선보인 한문과 수업은 학예회 분위기였다. 안수홍 한문교사는 “뜻풀이와 암기로 배우면 지루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이렇게 학생 주도의 프로젝트 융합수업으로 진행하면 학생들도 더욱 흥미롭고 각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통공연 예술인 경극 공연을 보고 경극에서 사용되는 얼굴 분장인 리앤푸를 종이가면 채색을 통해 완성하고 직접 경극 공연도 시도해보았던 중국어과 수업. 자칫 산만해지는 거 아닌가 하는 리포터의 우려와 달리 학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김수아 중국어 교사는 “학생들의 집중도가 좋아 이런 프로젝트 수업에도 수업 분위기 보다는 사실 시간 안배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MINI INTERVIEW  양영중학교 박문례 교장
“교과융합수업, 교사들 밀도 있는 교과 협의로 가능”
진로탐구와 직업체험도 자유학기제의 주요 목표이지만 자유학기제 기간의 알찬 교과수업이 자유학기제를 지속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학기제 실시로 학생들은 수업 참여에 더 적극적으로 변화됐고 교사들은 교과의 재구성과 수업 연구에 더욱 힘을 쏟게 됐습니다.
자유학기제 실시로 학업 누수가 있을 것이란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자유학기제 첫 해를 훌륭하게 보냈던 지금의 3학년 학생들은 얼마 전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오히려 학력이 상승했고 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훨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희 학교 교사진들은 자유학기제로 인해 소통하고 협동할 줄 하는 학생들이 교과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고 교과 내용을 논리적으로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융합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모든 교과 교사진들이 모여 각 교과 내용의 관련성과 유사성을 밀도 있게 협의하는 워크숍을 수차례 진행했습니다. 각 교과 선생님들은 교과 간 연계된 내용이 나오면 학생들이 다른 교과와 관련지어 되짚어볼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과융합수업은 자유학기제 수업과 마찬가지로 과정 위주의 평가 방식을 채택해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래 인재는 지식을 융합해 재창조할 줄 아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교과융합수업은 이러한 미래 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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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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