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Space-U <게으른 산책 (Idle Strolling)>
나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억의 흔적을 찾아서
작가 4인의 개성 가득한 시각적인 표현 감상할 수 있어
갤러리를 의미하는 ‘SPACE’와 치유를 의미하는 한자 유(癒 : 병 나을 유)를 결합한 스페이스 유(Space-U)는 분당서울대병원이 환자들의 치유를 돕기 위해 마련한 틈새 갤러리다. 환자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있는 그 곳을 다녀왔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들의
추천 작품 전시
분당서울대병원 신관에서 본관으로 이어지는 곳에 위치한 ‘스페이스 유’에서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들의 추천으로 구성된 작가들의 작품 전시가 지난 1월 9일부터 시작되었다. 김민주 큐레이터는 “시간과 장소의 흐름에 따른 기억의 흔적들을 각자의 시각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작업들로 구성된 전시”라고 이번 전시를 소개하면서 “각 작가들의 시각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느리게 보는 즐거움을 찾아보는 전시를 마련해보고자 했다”라고 전시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사진 프린트를 돋보기로 태워 작업한 남현경 작가의 <산책드로잉-낙엽>, 사진 프린트 위에 아크릴 작업을 한 <산책드로잉-나무>는 사진 프린트를 사용하여 완전히 서로 다른 느낌을 준다. 고고미술사학과와 조소과를 졸업한 남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나에게 작업은 내가 맞서는 세계가 점차 넓어지고 극복 가능한 것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따뜻한 유화 작품을 선보이는 민유정 작가는 2012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서울시립미술관)에 선정된 작가로 <어떤 장면> 연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민 작가는 “이전까지의 작품들은 현실과 이미지 사이의 모순적인 거리감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면 이번 작품들은 가벼운 부질과 화면을 통해 대상과 이미지를 바라보는 시선 사이의 틈과 순간의 덧없음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3월 31일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1층에서
무료 관람
이번 전시회의 큐레이터이자 작가로 참여한 김민주 작가는 먹과 채색을 적절히 사용해 ‘사유산수’, ‘숲을 그린 까닭’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일련의 작품 활동을 통해 일상의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혼합하여 현실 공간 속으로 이상적 자연을 가져와 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역할들이 경계를 허물고 뒤섞이며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점을 통해 일탈과 상상의 유희를 찾고자 한다. 동양화이지만 동양화라는 틀 안에 갇혀 있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들이 작품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고 유심히 또는 무심히 응시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종이에 먹을 사용하였으나 동양화의 느낌보다는 따뜻하고 몽환적이며 동화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을 주는 이혜진 작가의 <밤집>연작도 여운을 남긴다. 이 작가에게 작품 활동은 공간에 스며있던 시간의 기억들을 어떤 계기로 상기하게 되면서 공간 속에서 시간의 흔적을 찾아가고 이를 드로잉으로 남기는 것이 잊히는 기억들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3월 31일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1층에 위치한 ‘스페이스 유’에서 병원을 찾는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되며, 주요 작품 엽서 등도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이 곳을 지나는 다양한 사람들에겐 각양각색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잠깐 그것들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멈춰보길 권한다.
<게으른 산책 (Idle Strolling)> 전시개요
전시명 | 기간 | 문의 | 참여작가 | 비고 |
게으른 산책 (Idle Strolling) | 1/9~3/31 | 031-787-1129 | 김민주, 남현경, 민유정, 이혜진 | 무료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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