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입시 전문가가 말하는 학생부의 경쟁력]

학교생활기록부에 교과연계 독서활동을 녹여라

지적 호기심 출발과 확장 연결고리로서의 독서활동 의미 있게 평가 받아

전영주 리포터 2017-06-27

2017년 바뀐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재 요령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독서활동이다. 이른바 ‘셀프 학생부’ 지적의 중심에 있던 독서활동 기재 시 교사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독서 성향은 적지 않고 학생이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록하도록 바뀐 것이다. 때문에 학생부에서 독서활동의 의미가 축소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한때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교사진과 입시전문가들은 교과와 관련한 지적 성장과정이 드러나는 경쟁력 있는 학생부 완성을 위해서는 학생부 전반에 독서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기재 범위가 축소된 학생부 독서활동이 과연 대학 입시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대학의 입시 관계자에게 직접 확인해 보았다. 또 경쟁력 있는 학생부를 만들기 위한 독서활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를 학생부에 담아내는지 분당 현직 교사진과 입시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도움말 한양대학교 국중대 입학총괄팀장, 이매고등학교 안준범 교사, 성남형교육지원단 황정호 분과원 



독서활동, 단순한 양적 평가 안 한다
오로지 학생부만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해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면접, 수능 최저, 교사추천서도 없이 학생부만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한양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독서 관련기록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한양대학교 국중대 입학총괄팀장은 학생부의 9번째 영역인 독서활동상황 기록의 단순한 양적 평가는 절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서록의 길고 짧음으로 학생의 학업 성장 역량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독서활동 기재목록은 참고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며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이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언급되는 독서활동이나 교과 수행평가로 활용되었던 독서활동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 팀장은 주제탐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창체·세특 사항에 녹아있는 독서활동 중에서도 ‘학습 성장과 활동 확장’ 과정에 독서가 연결고리로서 작용하고 있는 학생부의 독서활동을 유의미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고 있는 한양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독서활동의 평가기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독서목록, 학년별로 심화하라
한양대에서는 참고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떤 대학에서는 독서활동상황 기록을 면접 과정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이매고등학교 안준범 교사는 책 제목과 저자만 기록된다고 해서 중구난방으로 독서목록을 올려놓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독서활동상황에 올리는 독서목록도 물론이지만 교과나 동아리 연계 또는 과목별 독서활동사항에 기록되는 독서목록이 학년별로 심화되는 과정이 보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어떤 책이 관련 분야의 심화 도서인지 잘 구분이 안 된다면 학교에서 선정하는 권장도서 목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게 안 교사가 전하는 팁이다. 이매고에서는 인문분야를 문학, 경제·경영, 정치·역사, 어문·일반으로 자연분야는 물리·지구과학, 화학·생물, 수학, 일반으로 나누어서 학년별로 권장 도서를 3가지 이상의 트랙으로 제안하고 있다.
“학생의 전공 역량을 강화하는 기폭제로서의 독서, 다양한 학교생활과 진로 탐색의 화두로서의 독서는 학생부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단편적인 호기심이나 흥미 위주의 독서 보다는 교과나 진로 연계 독서, 학습 탐구활동의 심화 과정으로서의 독서활동이 바람직하다”고 안 교사는 강조한다. 



독서활동이 기재될 객관적 요건을 만들어라
결과 중심에서 성장 과정 중심으로 교사의 관찰자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개정된 학생부 기재 방안에서 독서활동란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독서활동을 녹일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다. 그렇다고 학생이 교사를 쫓아다니면서 이거 적어 달라 저거 적어 달라 조를 수는 없는 일. 안 교사는 학교의 다양한 독서 관련 활동에 참여해 기재 근거를 마련해 놓으라고 귀띔한다. 각종 독서토론대회에 참여하거나 독서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 등이 그 방법이다. 교육청이나 시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성남시청의 성남형교육지원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북(Book)극성이라는 프로그램은 독서마라톤, 독서동아리 지원, 도서관교과연계학교 지원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성남시 차원의 독서 장려 프로그램이다. 이매, 수내, 송림고를 포함해 현재 성남시 18개 초·중·고가 도서관교과연계학교로 선정되어 도서관과 연계된 교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성남시민 누구라도 참여 가능한 다독 권장 프로그램인 독서마라톤을 학교 차원에서 권장하며 시상제도를 마련하는 학교도 있다. 동아리 단위로 참여해 지원금도 받을 수 있는 독서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은 그 결과 보고서가 교육지원청과 공유되면서 학교 밖으로 확장된 독서동아리 활동이 객관적 기록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독서와 연계된 꿈의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보기> 자연계열 교과연계 도서 활용 사례

분야
물리, 지구과학
화학, 생물
수학
일반
1
사회적 원자-정재승
GMO사피엔스- 폴 뇌풀러
만물의 공식-루크 도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 아닐 아난타스와미
2
시공간의 미래-스티븐 호킹
핫존-리처드 프레스턴
수학의 확실성-심재관
과학혁명의 구조 – 토마스 쿤
3
얽힘-entanglement의 시대 - 루이 자길더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커트스테이저
툴리지않는법-
조던 엘렌버그
링크-
알버트 바라바시



INTERVIEW

샛별중학교 양선환 수석교사
독서활동으로 드러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을 통해 드러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은 어찌 보면 교사의 역량에 달려있다. 개별 학생의 수업 활동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그 행동의 결과를 보고 학생의 역량을 추론하는 모든 과정의 권한이 교사에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활동과 연계한 수업활동은 학생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교사에게 관찰될 수 있는 많은 지표를 남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독서 토론활동이 그러하고 독서수행평가 또한 그러하다. 예를 들어 <광합성의 세계>라는 책을 읽고 수행평가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교사는 수행평가의 평가기준을 학생들에게 미리 제시한다.
도식 요약 4점, 흥미로웠던 점 이유 제시 2점, 적용 또는 관련 분야 제시 2점, 조사연구 2점 등 이러한 평가기준이 제시되었을 때 만점을 받은 수행평가지에서 교사는 학생의 어떤 역량을 찾아내어 학생부 세특에 기록하게 될까?
‘광합성 관련 개념들을 정확하게 연결시켜 개념도로 제시하는 요약능력이 있음’ 혹은 ‘광합성 단원에 제시된 개념들을 관련된 공통점을 중심으로 함께 모아 그림으로 제시하는 예술성이 있음’ 등으로 기록될 수 있겠다. 이처럼 같은 독서활동을 했어도 개별 학생에 따라서 또한 관찰자인 교사의 추론 능력에 따라서 기재되는 학생의 역량은 상이할 수 있다.
학생부에 주로 기재되는 학생의 인지적 역량에는 분석하기, 비교하기, 범주화하기, 원인과 결과 찾기, 문제해결하기, 종합하기, 해석하기, 평가하기, 적용하기, 소통하기, 설득하기 등이 있다. 또한 학생의 행동을 바탕으로 교사가 추론하여 정의될 수 있는 역량으로는 호기심, 공감능력, 철저함, 열정적인 태도, 예술성, 자기주도적 태도, 모험심 등을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어떤 역량이 독서활동을 통해서건 다른 활동을 통해서건 여러 교사에 의해 관찰되고 기술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이나 계기가 독서가 된다면 더욱 훌륭하겠지만 말이다.


위키스터디 고영건 원장
학생부에 경쟁력을 실어 줄 독서활동이란?

정성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창의적 체험활동’란은 교과 성적 수치만으로 볼 수 없는 학생의 학업 우수성과 교과별 학습활동 내용, 독서활동, 탐구/연구 활동 등 학내 활동을 통해 학생의 우수성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학교에서의 독서활동이 진로 탐색의 과정이라면 고등학교에서의 독서활동은 교과 연계 심화 학습 과정으로서 전공 역량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또는 다양한 지적 탐구 활동의 과정을 드러내어 융합형 인재임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행평가를 하느라고 읽게 된 책에서 어떤 부분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발동해 그와 연관된 전공서적을 읽거나 관련 자료를 조사하거나 그 저자의 다른 저서를 찾아 읽는 등의 자기주도 탐색 과정이 드러나는 독서활동은 좋은 평가를 받곤 한다.
어떤 책을 읽게 된 계기가 교과가 연계되어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적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교내 활동을 했거나 다른 독서활동으로 이어지면서 교과서로만 지적 탐구활동을 하지 않고 독서를 활용했다는 점이 학생부에 기재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교과 습득 내용을 확장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독서가 될 수 있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곳도 독서가 될 수 있다.
비교과에 내신 관리에 언제 독서까지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책을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교과와 연계한 학습적 호기심을 키우는 장치로 독서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완독은 하지 않더라도 진로적성역량을 증폭시키는 계기로서 독서를 하고 학생부에 녹여낼 수 있는 교과연계 독서활동을 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학생부를 만드는 한 방법이다.
탐구활동 보고서와 자소서, 각종 수행평가 보고서에 관련 독서활동을 언급해 보자. 독서활동으로 풍성한 학생부로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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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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